파일럿출신 유명작가를 꼽으라면 단연코 어른를 위한 동화인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와 '갈매기의 꿈'의 '리차드 바크'를 들 수 있다. 그들은 창공을 나는 조종사들 답게 꿈의 사람들이었다. 생텍쥐페리는 그의 동화 어린왕자에 길들여지기를 두려워하는 사막여우처럼 평생 인습에 길들여 지기를 원치않는 하늘의 방랑자로 살았다.
프랑스의 공군 장교로 북서 아프리카·남대서양·남아메리카 항공로의 개척자이며, 야간 비행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이었던 그답게 1944년의 마지막 비행에서 실종됐는데, 1990년에 그의 유품으로 보이는 비행기 부품이 발견되어 결국 추락사로 밝혀진다. 꿈을 좇아 하늘을 날다가 그의 소설의 주인공 어린왕자처럼 하늘의 별이 된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주 오크파크 출생인 리차드 바크는 그의 우화소설 갈매기의 꿈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날리게 된다. 그는 미 공군 조종사로 근무하였고 생텍쥐페리처럼 상업비행기의 파일럿으로도 활약해 3,000시간 이상의 비행기록을 남긴 베테랑 파일럿이었다. 그는 생텍쥐페리와 달리 다작(多作)의 작가였지만 오직 죠나단이란 갈매기를 의인화(擬人化)한 소설 '갈매기의 꿈' 하나로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다.
'죠나단 리빙스턴(Jonathan Livingston Seagull)'이라 명명된 갈매기를 통해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라는 금언을 남기므로 그의 꿈의 일단을 엿보게 한다. 생텍쥐페리와 리차드 바크의 꿈은 정형화를 부정하고 비정형화된 세계에서 활짝 펼쳐진다. 그들도 비 현실을 꿈속에서 현실화 하는 꿈쟁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꿈의 표상으로 내세운 어린왕자나 죠나단 시걸을 통해서 현실의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꿈을 실현할수 있다고 세뇌당한다. 그리고 어른이지만 동화속에 함몰된 어린이가 되게 하는 것이다. 그들이 현실의 장벽에 갇혀 무미건조한 삶을 묵묵히 받아들인 현대인들에게 선동하고 도전한 꿈은 한때 공명되어 굉장한 반향을 이루었지만 결국 거품으로 사라져 버렸다. 죠나단이 갈매기라도 단지 먹기위해서 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높이, 보다 멀리 날기위해 나는 것이라고 이상을 제시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먹는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이미 죠나단을, 어린왕자를 그들의 의식세계에서 추방한지 오래 된것이다.
미국의 어린이 다섯명중 한 명이 결식아동이라고 하니 높이 나는 이상의 갈매기 보다는 부진런히 먹이활동을 하는 갈매기를 응원하지 않을수 없다. 결국 갈매기의 꿈에서 죠나단이 결국 갈매기 무리에서 추방을 당하고 멀리 떠나게 된다. 물론 리차드 바크는 죠나단이 자신과 같이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갈매기들을 만나 꿈을 이루고, 다른 갈매기들을 돕고 자신도 행복을 찾는다고 강변하지만 결국 현실에서 추방된 갈매기는 꿈이며 비현실이며 비정형화인 까닭에 사람들로 하여금 그 꿈속에 계속 머물게하지는 못한다. 꿈이란 비 현실을 현실화하는 역동적 힘이 있어야 한다. 요셉의 꿈처럼, 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