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세계 난민의 날 맞아 현장 소식 전해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0일(월)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난민캠프와 방글라데시의 로힝야 난민캠프 현장에서 아동 보호의 목소리를 전한다.

전쟁 117일 째, 폴란드로 유입된 우크라이나 난민 대응 적극 펼쳐...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아동보호 어드바이저 파견 “난민아동, 심리사회적 지원 필요해”

폴란드 크라쿠프 외곽의 난민들을 위한 리셉션 센터에는 아동이 아동심리학자와 함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전쟁 100일을 넘어선 우크라이나는 현재 안전한 곳은 없으며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모든 아동들은 심각한 신체적 상해와 정서적 고통의 위험에 처해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으로 아이들은 이미 8년 동안 폭력과 포격, 탈출, 피란 등의 상황을 겪어왔다. 올 2월 24일 교전이 고조된 이래 117일이 넘는 무력충돌로 최소 746명의 아동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고, 약 680만 명의 피란민 중 절반 가량이 아동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아동과 가족을 위해 핵심적인 인도적지원 활동을 추진해왔다. 특히 올 2월 전쟁이 시작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국내 실향민이 교전 지역을 벗어나 서부로 이동함에 따라 크로스 보더 팀(Cross Border Team)을 조직해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지역의 피해 수요 조사를 착수하고 리비우 등 주요 지역에 거점 사무소를 세워 구호 활동을 시작했으며,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의 인도적지원을 위해 1억 2천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긴급대응으로 우크라이나 아동 및 가족 대상으로 식량 및 위생 패키지를 배포했으며, 폴란드와 루마니아 사무소에 구호팀을 파견해 분쟁 피해 난민 아동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보호, 영양, 생계, 보호소, 교육 및 식수 위생을 지원했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국가인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국가인 만큼 지역사무소를 세우고 주요 난민캠프를 중심으로 난민 대응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역시 한국인 구호활동가를 아동보호 어드바이저(Child Protection Advisor)로 파견해 전쟁을 경험한 아동의 심리사회적인 지원을 비롯해 아동보호와 교육을 연계한 프로그램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 난민 아동에게 폴란드 공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폴란드 교사에 대한 교육과 우크라이나 출신 교사의 채용을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여름방학 동안 우크라이나 아동에게 폴란드어 교육 등 교과 이외의 활동 지원 역시 요구되는 바이다. 한편 계속된 이주나 우크라이나 귀환 등으로 폴란드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아동들이 원격으로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디지털 기기와 무료 인터넷 사용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난민 아동이 우크라이나의 교육 과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가 개발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폴란드의 도서관 7곳에 디지털 학습 허브를 설치했으나, 폴란드로 피난한 학령기 아동 80만 명 중 약 4분의 1 가량 만이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5월 말부터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난민을 지원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장설아 매니저는 "현재 폴란드 국경을 넘은 우크라이나 아동과 가족들은 난민 등록을 할 경우 18개월 동안의 체류 자격을 부여 받으며, 이로써 폴란드의 각종 교육, 보건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쟁을 경험한 우크라이나 아이들은 단순히 학습을 넘어 심리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현실적으로 언어 문제나 본국으로의 자발적 귀환, 또는 제 3국으로의 이동 등의 문제로 학교에 등록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우크라이나의 교육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아동들이 많기에 여러 디지털화된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아동이나 장애를 가졌거나 국제 입양에 노출된 아동을 아동보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대상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사회적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나라이기에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지 파트너와 함께 아동의 보호 체계를 보다 강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 로힝야족, 5년 째 비좁은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에 “난민 아동, 기본권 박탈돼”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난민 사회와 지역 사회 공존 위한 노력 이어가야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로힝야족 난민캠프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5년 째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2017년 8월 미얀마 군부의 박해를 피해 로힝야족의 방글라데시로의 탈출이 시작됐다. 2022년 1월 기준, 유엔난민기구에 등록된 로힝야 난민의 수는 92만 5,380명이다. 이 중 75%가 아동과 여성으로 폭력, 착취 및 성폭력에 취약한 상황에 노출돼 있으며, 미얀마로의 탈출 과정에서 신체적,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

지난 3월, 미국 국무부가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행위를 집단학살(genocide)로 선언하고 반인도적인 범죄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 발표했으나, 미얀마 군은 국가 차원의 학살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이후 로힝야족을 비롯해 인도적지원 활동가와 민간인에 대한 폭력은 더욱 심각해졌으며, 로힝야족의 송환을 촉구하는 방글라데시와 이를 외면하는 미얀마 군 사이에서 100만명에 달하는 난민들은 유엔과 구호단체의 지원에 의지해 5년 째 비좁은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보고서 ‘안전한 피난처는 없다(No Safe Haven’에 따르면, 약 70만 명의 로힝야 아동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무국적 지위로 살아가고 있다. 보고서는 난민 아동들의 법적인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 까닭에 로힝야 아동의 교육권과 보호권이 지속적으로 박탈되고, 차별과 배제에 노출된다고 짚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국제 NGO로서, 로힝야 난민 아동과 가족을 위한 교육, 보건 영양, 식량, 물, 거주지 및 아동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로힝야 아동 46만 2,785명을 포함, 60만 명의 난민을 도왔다. 또한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난민을 수용한 인근 지역인 콕스바자르 지역사회와 난민 사회 간에 갈등 요소를 완화하기 위해 방글라데시의 취약한 가정을 지원하고, 아동보호 문제 해결을 위해 다목적청소년센터의 건립과 인식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난민캠프와 인접한 우키야와 텍나프 지역에서는 코로나19에 대비해 설립한 급성호흡기질환 치료 센터를 방글라데시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현지 공급업체를 통해 난민에게 제공하는 식료품을 수급하는 등 평화적인 공존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와 지역 커뮤니티를 방문한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사업부문 이승현 대리는 “난민캠프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 조차 제한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난민캠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동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교육을 비롯, 충분한 영양 공급과 선택지를 제공해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로힝야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지 올해로 5년이 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줄어들고 단체들 역시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이브더칠드런을 비롯한 인도주의 기관들은 더 많은 난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재와 홍수, 코로나19로 인해 난민을 받아들인 방글라데시 지역사회에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지 커뮤니티와 난민 커뮤니티의 평화적인 공존을 위해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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