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민 선교사(온라인 선교단체 ‘On the road to Damascus’ 대표)의 신간 <교회 구석에서 묻는 질문들>(출판사: 복있는 사람)이 최근 출간됐다.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저자가 그동안 평신도 청년 그리스도인으로서 치열하게 던져 온 질문이며, 또한 글과 영상을 통해 만난 수만 명의 사람들과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함께 공유해 온 고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살아가며 궁금해하거나 고민 해봤을 만한 주제들을 우선적으로 담았다.
저자는 책 속에서 “술자리에 가서도 금주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은 정말 훌륭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맥락에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렇게까지 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과연 ‘나 이 정도로 좋은 그리스도인이야’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기독교가 진리라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 합다. 만일 그렇다면, 술을 안 마셔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불편해야 마땅하다”라고 했다.
그는 “그들은 무언가를 스스로 절제해서 자력으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곧 기독교라고 착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단지 칭찬을 들었다고 기뻐할 일이 아니다. 당장 기독교에 대한 오해를 풀어 주지 않으면 그들은 결국 신앙을 가지지 못할지도 모른다. 술을 끊어야만 비로소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다면 우울증 환자들이 교회에서 쉽게 문제를 털어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앞서 말했듯이 우울증을 육체와 관련이 없다는 의미에서 영적인 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도와 말씀으로 이겨내라는 식의 충고를 계속 듣다 보면, 환자는 더 이상 공동체에 자신의 상태를 말하지 못하게 된다. 둘째로, 우울증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또한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정신과를 드나드는 것은 부끄럽고 숨겨야 할 일로 여겨진다. 이는 굉장히 이상한 일이다. 정신이 아픈 사람의 정신과 방문은 배가 아픈 사람의 내과 방문과 동일한 수준으로 권장되어야 할 일이다. 사회에서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우울증 환자 중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사람의 비율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저자는 이어 “교회 안에도 여전히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이 많은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교회 출석 경험이나 모태신앙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전도를 할 때도 일단 교회 출석만 잘 시키면 나머지는 물 흐르듯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생각이 널리 퍼지다 보면, 교회에 속한 사람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오늘 예배에 누가 왔고 몇 명이 왔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지게 된다. 교회에 출석하고 있지만 마음은 메말라가고 있는 사람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독교의 내용에는 항상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는 기묘한 뒤틀림이 있다. C. S. 루이스의 표현을 빌리면, 거기에는 범신론이나 뉴턴 물리학에서 나타나는 ‘수상쩍은 선험적 명료함이 없다’ 기독교 신앙은 항상 다 알았다고 여길 만한 시점에 특유의 의외성을 발휘한다. 수백 번 읽었던 성경구절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새롭게 보인다. 그것을 해석하는 우리 자신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하나의 성경구절마다 한 가지의 해석 방식만이 존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기독교를 떠날 만한 충분한 사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예수님이 오신 날을 크리스마스로 기념하고 있다. 어느 도시나 그렇겠지만, 특히 뉴욕의 크리스마스는 빈부격차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현장이다. 세계 곳곳에서 방문하고 싶어 할 만큼 화려한 연말 분위기를 자랑하지만, 성탄절 당일에도 추위를 피하기 위해 거적때기를 걸친 노숙인들이 길거리에 넘쳐난다. 이들이 실내 기차역에서 잠들기라도 하면 경찰들이 나타나 쫓아내곤 한다. 만일 예수님이 이날 뉴욕에 방문하신다면 어느 곳에 오실까? 선물을 파는 화려한 백화점이나 캐럴이 울러 퍼지는 번화가는 아닐 것이다. 그분은 가장 낮은 이들이 모인 곳에 오실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이 무조건적인 정답으로 여기저기보다 더 깊고 풍성한 나눔을 위한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 이 미약한 발걸음이 신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회의하는 이들, 믿음의 지적 토대를 점검하고 싶은 이들, 그리고 그들을 섬기는 리더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했다.
한편, 오성민 선교사는 미국 세인트존스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한 후 현재 뉴욕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다. 20대 초반에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는 소명을 받아 본업과 별개로 기독교 변증과 관련된 미디어 선교 활동을 해왔으며, 미주 KOSTA와 GSM 컨퍼런스 등에서 전도들 주제로 강의했다. 현재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 ‘Damascus TV’에서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로 신학 및 신앙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기독교 안팎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교회 구석에서 묻는 질문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