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에 과학적 근거는 있는가?

오피니언·칼럼
오피니언
민성길 명예교수

동성애-양성애-트랜스젠더(LGBT) 사람들은 서구 사회에서 1970년대까지 범죄 또는 정신장애로 차별을 받아 왔다. 그래서 상당수 서구국가에서는 차별금지법 또는 평등법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런데 과거 서구에서는 왜 그랬을까, 또한 유교나 불교, 문화권에서는 어떨까?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LGBT 문화는 어땠으며, 현재는 어떤가? 이러한 다양성은 LGBT이슈가 문화적 내지는 이념적임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LGBT는 자연과학과 일치하는가?

LGBT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하려는 근거는, 인권 존중, 자기결정권 존중, 그리고 의학적으로는 LGBT는 정상적이고 건강하다는 주장, LGBT가 유전된다는 주장, LGBT에 대한 전환치료를 권고하는 것은 혐오조장이라는 주장 등이다. 여기서 유전과 건강문제와 전환치료는 의과학의 분야이다.

우선, 우리 크리스천 의사들은 LGBT 사람들의 인권과 자기결정권은 존중 받아야 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들은 성경의 교훈에 따라 누구나 사랑하려고 노력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은 죄인된 인간의 이성이 충분히 완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권이나 자유나 자기결정권이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면 안 된다는 것은 모든 현대 윤리의 기본이다. 이 경우 LGBT 자체나 그런 사람들의 행동, 특히 성적 행동들이 타인들과 사회에 해로움을 끼치는 점이 없는가를 잘 살펴야 한다. 다양성이란 어느 범위 내에서의 다양성이라야 한다. 우리의 신념은 인간의 성행동은 자연의 범위, 성경의 교훈의 범위를 넘어서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과학적 연구들이 도움이 된다.

LGBT가 정상적이고 건강한 행동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 많은 임상적 연구들이 있다. 즉 LGBT 사람들에게, 동성간 성관계로 매개되는 질병들이나 우울증, 불안장애, 약물남용, 자살 같은 정신건강 문제들의 유병률이 높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되어 있다. LGBT 사람들의 성병 문제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정신건강 문제는 사회적 차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적으로 차별 때문만은 아니라는 근거도 있다. 이에 대해 동성애자들은 사회의 혐오를 스스로 내면화한 결과이며 이를 극복하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동성애자가 되는 어떤 내면의 문제가 동시에 그들의 정신건강 문제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자기혐오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LGBT가 타고나는 행동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의학적 연구를 통해 부인되고 있다. Xq28이라는 유전요인은 이미 부인되었고, 태아기 환경요인(반대 성호르몬에의 노출, 뇌구조의 차이, 남자 태아에 대한 면역 반응, 등)에 대한 가설들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결정적으로 인간게놈 연구는 “동성애 유전자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런 게놈연구에서 동성애 행위와 유전적으로 관련된 유전자 몇 개와 특성(기질)들이 확인되었는데, 여기에는 조현병, 양극성장애, 우울증, 대머리와 후각에 관련되는 유전자 등 5개 유전자와, 특성(기질)로서 약물(물질)남용, 외로움, 주의결핍, 새로운 경험 추구, 어린 나이의 성경험, 섹스파트너가 많음, 특성(기질)들이 포함된다. 이런 요인들은 이성애자들에게도 있지만, 이들을 많이 가질수록 동성애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는 동성애가 범주적이 아니라, 전적인 동성애에서 전적인 이성애 사이의 스펙트럼적인 연속성 상의 행동이며, 그래서 유동적이고, 병적 수준에도 이를 수 있는 행동임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LGBT와 관련되는 요인에 자폐증이 추가되고 있다.

한편 정신분석이나 발달이론 연구들은 LGBT가 소아기의 부정적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근거로 1970년대까지 정신분석이나 행동치료(혐오치료), 회복치료(일종 인지행동치료)로서 동성애자들이 성공적으로 전환되어 왔다. 또한 기독교 신앙의 힘으로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동성애 학자들도 이제는 LGBT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유동성)을 인정하고 있다.

또 하나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성전환 수술은 당장 만족감을 주지만, 실제 성을 바꾸어 주지 못한다는 엄연한 과학적 사실이다. 그런데다 수십년의 장기 추적연구에서 후유증이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모든 의과학적 연구들은 동성애는 우울증과 같은 인간 행동의 다양한 변형들 중의 하나이며, 병적일 수 있다는 것과,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런데도 서구의 의학단체들은 여전히 LGBT의 원인은 아직 모르며, 발달적 및 정신분석적 이론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무시하고, 단지 유전적 요인, 태아 환경적 요인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모호하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효과가 있는 전환치료를 윤리의 이름으로 금하고 있다. 이는 그들이 LGBT이슈에 대해 과학적이라기보다 이데올로기적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가 자기결정권을 인정한다면, 동성애가 타고난다 하더라도 그런 행동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자기결정”할 수 있다. 더구나 트랜스젠더는 정체성이라는 마음의 문제이다. 따라서 “전환”을 원하는 LGBT 사람들에게 “전환”을 도와주는 것이 보다 완전한 인권존중이고 자기결정권 존중이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엄연한 의과학적 사실들을 애써 모르는 척 하는 것이다. 인권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법은 LGBT와 관련된 자유스런 의과학적 연구 활동이나 교육활동이나 발언을 차단하는 것일 뿐 아니라, LGBT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기회도 박탈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과학적 활동은 차별금지법에 의하면 혐오표현이고, 처벌받는다. 이러한 사실이 차별금지법이라는 멋진 명칭 뒤에 숨어있는 독소조항인 것이다.

민성길(연세의대 정신과 명예교수,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

* 이 글은 <펜앤드마이크>에 실렸던 것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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