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수급 대란으로 인기가 치솟았던 중고차의 판매량과 가격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한동한 이러한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9일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5월 전 중고차 차종의 시세가 하락할것으로 전망했다.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시장 정체로 국산 모델의 약 50%, 수입 모델의 46%가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달에는 고유가 영향으로 디젤, 가솔린 중고차 시세가 약세를 보였다.
중고차 판매량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중고차 거래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박상일 케이카 PM 팀장은 "5월은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을 제외한 국산·수입차 모두 전월 대비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높아진 차량 가격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시장이 정체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세가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고차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난과 물류난으로 인한 공급난이 겹치면서 신차 출시가 지연되자 인기가 높아졌다.
신차를 받으려면 최소 6개월부터 최대 18개월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소비자들이 바로 탈 수 있는 중고차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수요가 높아지자 인기 차종 중고차는 프리미엄인 피(P)가 붙기도 했다. 피는 보통 아파트를 구매할 때 웃돈을 얹어주는 개념인데 인기 중고차를 살 때도 피가 붙은 것이다.
지난해 인기 전기차를 구매할 때 피 가격으로 500만원을 더 얹어주는 경우도 있었다. 전기차를 살 때 주는 보조금 이상을 피로 받기도 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중고차 시세가 하늘을 치솟았다.
하지만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서서히 중고차 시세와 판매량이 주춤하고 있다.
신차 공급부족이 중고차 공급부족으로 이어지며 중고차 공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은 보통 2~3년 정도 타던 차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신차를 산 사람이 2~3년 정도 타다 시장에 내놓으며 형성이 된다. 그런데 신차가 나오지 않고, 중고차로 들어올 차도 줄어든 것이다. 업계 사이클 자체가 느려졌다는 게 시장 진단이다.
때문에 중고차 사업자들은 매물 찾기에 혈안이 됐고, 경쟁이 붙어 매입가가 비싸지고, 결국 판매가도 자동적으로 올라가는 구조다.
하지만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에 고유가로 인해 차 유지비도 올라가면서 중고차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이 상태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며 "중고차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진 않겠지만 올라가진 않는 정도로 조정 국면이 어느 정도는 계속 갈 거 같다. 신차 시장 수급이 정상화돼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는데 지금 중고차 업자들 입장에선 중고차 가격이 올라가는 게 마냥 좋진 않다"고 말했다.
결국 신차 반도체 수급난이 해결되고 신차 공급이 활발해지면 중고차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거란 분석이다.
하지만 당장 신차 반도체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없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연쇄효과로 신차 차량용 반도체가 해결될때까지 중고차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며 "이 현상이 몇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이 유가도 높은데 갖고 있던 차를 유지하는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고 차량 업계 사이클이 느려졌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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