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목회연구원이 19일 포도원교회 본당에서 ‘살리는 목회, 살아나는 교회’라는 주제로 창립예배 및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창립예배를 드렸으며 이어서 연구원 소개 및 연구위원 위촉식 행사를 진행했다. 이어서 진행된 심포지엄 주제강의는 최병락 목사(강남중앙침례교회)가 ‘Life Giving Church’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최 목사에 이어 강동명 목사(김해중앙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목회’, 채혁수 교수(영신대 기독교교육학)가 ‘다음세대 교회교육의 회복’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강연했다. 다음으로 채경락 목사(분당샘물교회)가 ‘예배회복을 위한 설교’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채 목사는 “청중이 짦은 설교를 좋아한다고 선포해야 할 진리를 잘라낼 수는 없다. 전해야 하는 말씀이라면 시간이 지체되어도, 청중이 졸아도 깨워가면서 밤새워서라도 전해야 한다. 그런데 지혜로운 설교자라면 청중을 위해 짦게 느껴지도록 설교할 것”이라며 “주제가 선명하면 긴 설교도 짦게 느껴진다. 설교의 길고 짦음은 물리적인 시간보다 심리적인 이해보다 선명한 메시지가 짦게 다가온다”라고 했다.
그는 “밥이 되는 설교에 세 가지 길에 주목하고자 한다. 먼저는 적용된 메시지다. 설교는 해석을 넘어 적용이다. 설교의 대상은 성경 전문가가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설교 메시지가 성경 본문에서 나와야 함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설교의 정도다. 그런데 본문에서 나왔다고 무조건 좋은 설교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성도의 삶에 적용되어야 한다”라며 “둘째는 복음이다. 사람에게 필요한 최고의 밥은 복음이다. 익숙한 복음을 새롭게 전달하는 것이 좋은 설교의 길이라 믿는다”라고 했다.
이어 “셋째는 변증적 메시지다. 이는 세상의 생각을 포섭하면서 복음의 진리성과 탁월성을 선포하는 설교다. 변증적인 설교는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주의할 것은 설교에서 변증의 요소가 과도하게 자리 잡으면 설교가 건조해질 수 있다”라며 “‘언어의 온도’라는 말이 있는데 설교도 마찬가지로 같은 메시지여도 사용되는 말의 온도에 따라 청중의 마음을 열기도 하고, 길가에 뿌려진 씨앗이 되기도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설교하면서 마음 밭을 갈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많이 선포하는데, 맞는 말이다. 듣는 이의 마음에 따라 복음의 씨앗이 열매를 맺기도 하고, 채 싹이 트지도 못한 채 사그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말씀 씨앗을 뿌리는 설교자에게 요구되는 책임도 분명히 있다. 선명한 언어로 전달하고, 밥이 되는 메시지를 준비하고, 여기에 더하여 따뜻한 언어에 담아낸다면 더욱 성도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귀한 설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채 목사는 이어 “따뜻해야 설교다. 설교에 분노가 묻어나면 안 된다. 하나님이 백성을 꾸짖기도 하시지만,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사랑이다. 꾸지람도 사랑의 발로이기에, 꾸짖는 메시지를 선포할 때도 하나님의 따뜻함이 전파되어야 한다. 바위를 내리친 모세의 실수가 우리의 설교에 묻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며 “설교자의 큰 부담 가운데 하나가 시간 제한이다. 설교 준비에는 시간 제한이 있다. 주일 오전 11시가 되면 준비가 되었든, 안 되었든 무조건 강단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래서 전략이 필요하다. 제한된 시간 안에 완성도 있는 메시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민한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는 “나는 빈칸 채우기를 제언한다. 막연하게 본문 연구에 들어가기보다 빈칸을 채우겠다는 목표 의식을 갖고 연구하라는 말이다. 주제어는 오늘 설교의 중심에 선 이슈를 말한다. 단일한 주제어 확보가 어렵다면, 생략하고 우산질문과 대지만 채워도 설교는 가능하다”라며 “대지 설교는 원리적으로 질문 하나에 대답 셋으로 구성되는데, 나는 이 질문을 우산질문이라고 부른다. ‘우산질문 하나에 대답으로 선포되는 대지 셋’이 내가 추구하는 설교의 구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설교의 따뜻함은 우유부단함이나 소극적인 메시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진리를 담대하게 선포하되, 하나님의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게 하라는 의미다. 따뜻함을 기본으로 하되 설교의 기조는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 설교의 기조에 관해서 나는 선포형, 명령형, 기원형으로 구분한다. 직설법으로 진리를 선포하는 선포형 설교가 기본이 된다. 여기에 성도의 삶을 규정하는 명령형 설교도 가능하고, 기도의 언어로 대지를 채우는 기원형 설교도 가능하다”라고 했다.
끝으로 채 목사는 “설교 준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설교자 스스로를 준비하는 것이다. 설교자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현실이 있으니, 청중은 설교만 듣지 않고 설교자를 듣는다. 19세기 미국을 섬겼던 필립스 브룩스는 설교를 ‘인격을 관통하여 선포되는 진리’라고 정의했다. 성 프란시스는 설교자에게 ‘설교하라. 꼭 필요하면 말로도 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해온다”라며 “메시지와 메신저가 구분되기가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기준이라면 우리 중 누구도 강단에 올라서는 안 되겠지만,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오늘도 우리는 강단에 오른다. 성실하게 설교를 준비하지만, 동시에 두렵고 떨림으로 우리를 준비함이 마땅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