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MZ세대와 4차산업 혁명시대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37회 영성학술포럼을 13일 오후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개최했다.
이날 1부 경건회는 오성종 박사(전 칼빈대 신대원장)의 인도로, 박인용 목사(수사 6기생)가 ‘국가를 위하여’, 최성대 목사(수사 1기생)가 ‘교회와 북한 구원을 위하여’, 우종구 목사(수사 8기생)가 ‘코로나 퇴치와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하여’ 각각 기도, 이상직 박사(전 호서대 부총장)의 설교, 합심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야곱의 꿈과 청년시대’(창 28:10~22)라는 주제로 설교한 이상직 박사는 “도피자 야곱의 꿈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주변의 젊은이들의 상황에 접목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모델이라고 생각된다”며 “흩으심(散), 사다리(梯), 복의 전승(福)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하나님의 일꾼으로 부르시고 훈련시켜 주셨다. 그리고 결국 야곱의 자녀들은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라는 민족국가로 발전했고, 이스라엘은 인류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벧엘에서 야곱에게 나타나셨던 하나님은 이제 다시 교회 공동체라는 사다리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나타나심을 희망한다. 그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교회 예배를 통해(celebrate), 계층과 젠더와 세대의 연결(connect)을 통해, 그리고 미래의 소명과 복 주심(contribute)을 통해 청년들에게 나타나실 것”이라며 “교회와 세속을 이어주는 참된 예배를 회복함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다시 청년들이 이 땅에 복음의 전도자들이 되어 땅끝까지 이르는 그 사명의 회복이 더욱 융성해지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교회가 되기를 바라며, 산(散, 흩어지다)의 시대에 참 회개를 통해 살아남은 지도자들이 먼저 깨어나고, 창조적 소수자들로 부름받은 청년들과 함께 헌신하며, 하나님을 섬기고 세상을 사랑하는 사다리의 역할을 하면서 세계선교의 전도자로 세움받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2부 발표회에서는 사회를 맡은 김영한 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정일권 박사(전 숭실대 초빙교수)가 ‘문화철학적 관점’, 곽혜원 박사(21세기교회와 신학포럼)가 ‘신학적 관점’, 이관표 박사(한세대)가 ‘윤리적 관점’으로 각각 발표했다.
먼저, 김영한 원장은 개회사에서 “오늘날 인공지능으로 초연결사회를 이루어가는 4차 산업혁명시대인 21세기에 3년차(2020~) 인류에게 침범하여 3억 인류를 감염시키고 6백만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델타, 이미크론, 스텔스 등 각종 변이)는 호모사피엔스에서 호모데우스를 꿈꾸는 인류에 대한 창조자의 경고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독교는 MZ세대에 새로운 8가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교보다는 하나님, 성취보다는 의미, 일보다는 관계, 수월성보다는 진실성, 논리보다는 체험, 해결보다는 신비, 획일성보다는 다양성, 목적지 보다는 여정”이라며 “‘교회의 본질 회복이 MZ세대가 예수님을 믿고, 교회 공동체에 올 수 있는 답’(김상인 움직이는교회 담임)이라는 처방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일치한다. 교회는 오늘날 세상의 풍습인 동성애와 종교다원주에 영합하여, 세속 풍조에 물들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화철학적 관점에서’ 발제를 맡은 정일권 박사는 “MZ세대는 1981~2010년생(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의미)을 지칭한다. 이 세대는 일반적으로 인터넷, 모바일 장치 및 소셜 미디어의 사용 증가와 그것들에 대한 친숙함을 들 수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했다.
정 박사는 “MZ 세대의 특징은 우선 모바일이다. SNS와 인터넷, 스마트폰에 익숙한 MZ세대는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생활한다. 또 다른 특징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이다. MZ세대는 텍스트로 소통하기보다는 이미지와 비주얼로 이야기한다”며 “마지막으로 MZ세대의 특징은 플렉스다. 팔을 구부려 자신의 근육을 과시하는 것을 'Flexing'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과시' 라는 뉘앙스를 가지게 된 단어이다. 언론이나 유행어 화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면서 '본인에게 명품이나 비싼 물건을 투자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이다'라는 뜻으로 확장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MZ세대의 부작용으로는 N포 세대를 말할 수 있다. N포세대란 연애, 결혼, 출산, 집, 경력 등 N가지를 포기한 사람들을 부르는 신조어”라며 “MZ세대가 N포 세대의 주를 이루고 있는데 중고등학교 시절 국내의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하여 학업 스트레스와 학자금 대출에 대한 부담을 받았고, 이는 곧 N포 현상으로 이루어졌다. 또 다른 부작용은 부의 양극화 심화”라고 덧붙였다.
그는 “21세기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그리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로 인해 초연결사회가 되었다. 이 초연결사회는 또한 모방적 인간인 호모 미메티쿠스(homo mimeticus)가 살아가는 초모방사회(hypermimetic society)가 되어간다”며 르네 지라르(René Girard, 1923~2015 프랑스 인류학자)는 인간을 나누어질 수 없는 모나드(monad)와 같은 개인(individual)이 아니라, 상호개인(interdividual)이라는 신조어로 새롭게 정의했다”고 했다.
이어 “인간은 단순한 모방적(mimetic) 동물이 아니라, 초모방적(hypermimetic) 존재”라며 “초모방적인 상호개인(interdividual)들로 인해서 이 21세기 초연결사회는 점차적으로 초모방적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후기 자본주의 사회와 현대소비사회는 모방적 욕망에 대한 조직적인 자극이 이루어지는 질투사회다. 현대 소비사회는 ‘질투의 불꽃’(Feuer des Neides)을 자극하는 질투사회”라며 “현대사회에는 조직적인 질투의 자극과 생산이 이루어진다. 지라르는 많은 현대인들의 정신병과 폭력성이 모방욕망, 경쟁, 질투, 원한, 르상티망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했다.
두 번째로 ‘신학적 관점’에서 발제한 곽혜원 박사는 “MZ세대가 4차 산업혁명 여파와 팬데믹 장기화 속에 불투명한 장래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면서 희망을 상실해가는 현실”이라며 “우리 사회가 팬데믹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했다.
이어 “사실 팬데믹 이전부터 MZ세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우울한 계층’(a most melancholy class)으로 우려되었다”며 “절대다수가 미취업 혹은 실직 상태이거나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일하는 빈곤층’(working poor)이자 신(新)빈곤층으로 전락한 세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하는 세대, 기성세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기존체제에 강한 불신감을 갖는 세대, 경제성장이 멈춘 시대에 살면서 스스로 ‘헬조선’(hell+朝鮮)을 살아간다고 자조적으로 말하는 세대로 회자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MZ세대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삶을 포기하면서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었던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 ‘5포’(3포+내집 마련·인간관계 포기), ‘7포’(5포+꿈·희망 포기), ‘9포’(7포+외모·건강 포기)를 넘어, 이제는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N포’는 이들이 처한 취약한 삶의 정황을 여실히 드러낸다”며 “이것은 치솟는 주거비용과 불안정한 고용시장 속에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MZ세대가 냉소적으로 내뱉는 유행어 ‘이번 생(生)은 망한 것 같다’라는 말을 우리가 가슴 아프게 들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우리 국민의 32.5퍼센트를 차지하는 MZ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시대라고 할 수 있다”며 “어떻게 하면 MZ세대를 잘 키울 수 있을지가 21세기 대한민국이 융성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매우 중요한 관건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知)·정(情)·의(意)·체(體)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MZ세대를 키워낼 학교 및 교회 교육 커리큘럼의 틀을 발견할 수 있다”며 “즉 지(知, 상황맥락지능)는 건전한 기독교 교리 및 세계관이며, 정(情, 정서지능)은 인간의 희로애락에 대한 공감 능력이며, 의(意, 영감지능)는 하나님 나라의 의를 이루기 위한 결단이며, 체(體)는 건강한 신체이다. 교회 교육에서 지·정·의·체가 건강한 전인적 훈련과 보살핌을 받은 세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중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정·의·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를 키우고 세우는 데 중요한 요소이므로, 교회 교육에서도 중점적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리더로서 지·정·의·체를 갖추면, 정부·기업·시민사회·학계 리더들이 함께 협력하여 총체적 관점을 얻는 능력,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제도화하고 계층구조를 수평화하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격려하는 환경으로 이끄는 능력을 배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곽 박사는 “기독교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붙들면서도, 동시에 급변하는 이 세상에 대한 기독교의 관계성을 견지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며 “기독교의 정체성과 세상에 대한 기독교의 관계성은 모든 기독교 신학이 반드시 견지해야 할 두 중심축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전 세계가 맞닥뜨린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서도 관계와 소통을 통한 연대·협력으로 말미암아 인류 사회는 위기를 극복하고 공존·상생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으리 기대한다”며 “ 4차 산업혁명이 인류를 비인간화하여 우리 삶에 의미를 주는 전통적 가치를 위태롭게 할지, 아니면 공동운명체 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동의 윤리의식의 세계로 인류의 수준을 높이는 데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할 수 있을지는 공존·상생하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윤리적 관점’에서 발제한 이관표 박사는 “MZ세대가 강요받았던, 그리고 강요받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주체는 유목적 주체였다”며 “유목적 주체란 곧 유목민처럼 어떤 곳에 고착됨이 없이 스스로를 변형시켜갈 수 있는 그러한 존재였으며, 그들은 이러한 역동성 때문에 그 어떠한 노멀함도 거절하는 시대를 살아가도록 요구되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유목적 주체와 포스트휴먼 주체는 그러나 두 가지 비판점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것은 첫째 정상성을 완전히 해체하고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모든 것들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 즉 왜곡된 욕망을 정상적인 것을 둔갑시키려는 문제와 더불어 엄연한 차이가 존재하는 우리의 삶 안에서 인간과 동물, 인간과 지구, 인간과 기계를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마음대로 혼종화 하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또한 “둘째로 우리는 앞서의 불확정성과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차 산업혁명 이후, 주체로서 MZ세대가 떠안을 수밖에 없을 미래의 윤리적 과제들을 ‘환경위기의 문제’, ‘트랜스휴머니즘의 자기변형의 욕망’, 그리고 ‘참된 민주주의의 실현’ 등으로 제시하였다”며 “바로 이것이 유목적 주체이자 포스트휴먼 주체이기를 요구받는 MZ세대가 자신의 주체성에 맞추어 시행해나갈 수 있는 정치적 영역이며, 동시에 미래의 주역으로 전개해 나가야 하는 의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목적 주체로서 자꾸 뉴노멀로 나가도록 강요당하지만, MZ세대는 단순한 전통의 거절이 아니라 전통과 새로운 질서 모두를 비판적으로 고찰하여 새 시대에 알맞은 질서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자유는 동시에 내가 하나님에 의해 피조 되었음을 아는 자유여야 하며, 이를 통해 나의 생명과 존재가 다른 이들의 희생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자유여야 한다. 또한, 포스트휴먼 주체로서 모든 차이를 거절하는 세속적 강요에 맞서 오히려 차이를 횡단하되 그 차이를 말소시키지 않고 새로운 상생과 평화의 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십자가 중심의 윤리, 하나님 나라의 윤리를 자신 안에 품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박태현 교수(총신대)가 ‘문화철학적 관점’, 이승구 교수(합동신대)가 ‘신학적 관점’, 이상원 교수(총신대 은퇴교수)가 ‘윤리적 관점’에서 각각 논평했고, 토론과 김영한 원장의 종합, 박봉규 사무총장의 광고, 이영엽 목사(반도중앙교회 원로)의 축도 순서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