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혁 교수(평양의대)가 26일 ‘사랑으로 길을 내다’(요 13:34~35)라는 제목으로 2일차 2022 청년다니엘기도회에서 간증했다. 청년다니엘기도회는 매년 11월 1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다니엘기도회의 청년 버전으로, 지난 2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서울 오륜교회(담임 김은호 목사)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윤 교수는 “현재 저는 평양의학대학에서 소아재활의학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제 아내는 특수교육치료사로 아이들을 돌보며, 슬하에는 다섯 명의 자녀들이 있으며 함께 북녘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북한 땅에 들어가 저희들의 임무는 북한 땅에 있는 많은 어려운 것들을 도와주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하고 일을 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그 일을 혼자 할 수 없어 주님께 ‘공동체를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다. 놀랍게도 지금은 ‘선양하나’라는 공동체로 39명의 형제·자매들이 8개국에서 와서 함께 그 땅에서 예배자로 살아가는 열정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선양하나 공동체를 만든 뒤, 북한 땅에 유치원과 진료소를 만드는 등 열심히 일을 했다. 건설업자도 아니지만 주로 해야 되는 일은 건설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건설을 하면서 주변 선배 사역자분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에서 일을 하면서 건설자재를 잘못 쌓아두었다가 도둑맞는 일이 생긴다는 것이었고, 교회의 헌금으로 얻게 된 성물이기에 더더욱 도둑맞지 않도록 조심해라는 말이었다. 이로 인해 고민하던 중 저희 공동체는 매일 밤 기도회 및 전략회의를 했고, 건설 업무는 순조롭게 잘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치원과 진료소, 탁아소를 지어주는 일은 잘 되었지만, 공동체 형제·자매들이 그 땅에 나타나면 저희와 만나려고 했던 북한지도자들이 어떠한 이유로 저희를 잘 만나주지 않았다. 그리고 들리는 소문은 젊은 사람들이 오면서 깐깐하게 일을 해서 만나기 싫다는 것이었다”며 “시간이 지나 우리 공동체가 북한 사람들과 싸움을 준비를 할수록 즉,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끄집어내어 어떻게 따져야 할지를 준비 할수록 싸움 능력이 늘어났다. 그런데 싸움하는 눈으로 북한 사람들을 쳐다보다가, 공동체 안에서도 나도 모르게 서로를 똑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형제·자매들을 보게 되었다. 이전에는 기도회에 늦게 참석하거나 실수한 사람들을 같이 보듬어주고 기도했는데, 어느 날부터 우리 공동체 안에도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 가시가 달린 눈으로 바라보고, 입술에는 칼날이 있어 우리 안에서 잘 안 되는 일을 서로 용납하지 못하는 분위기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했다.
그는 “주님께서 북한 땅에 들어가 북한 사람들을 도우라고 했는데, 북한 사람들은 저희를 만나주지 않고, 함께 일을 하자고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로 거듭난 우리들이 모였지만 문제가 생긴다. 제 마음 가운데 큰 위기감이 찾아왔다”며 “정체성의 혼란이 왔고,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우리에게 주신 새 계명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것은 오늘 본문 말씀으로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라는 말씀”이라고 했다.
이어 “요한복음 13장 1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 새 계명을 주시면서 자기 사람들을 말씀하시는데,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기 사람을 사랑하는 것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며 “사실은 멀리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쉽다. 그런데 나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긴 어렵다. 오히려 그들을 통해 상처를 많이 받는다. 우리는 자기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건너뛰고, 때로 우리를 잘 모르는 사람을 노방 전도하는 것, 2주간 단기선교에 가서 ‘예수님은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쉬운 것 같다. 어쩌면 청년들의 시대에 살아가는 교회가 세상의 눈초리를 받는 이유가 텅 빈 사랑을 가지고, 겉으로 사랑한다는 말만하고 우리들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어 이 힘든 시기를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요한복음 13장 4~5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초라한 모습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 공동체는 기도하면서 갑자기 이것이 깨달아졌다”며 “사역자 되겠다고 성경공부 열심히 하고, 훈련 많이 받고, 그리고 많은 시간을 선교회에 쏟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공동체는 거룩해 보이는 겉옷을 더 잘 입는 법을 훈련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거룩해 보이는 옷과 사랑스러워 보이는 표정의 훈련된 우리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아가 예수님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었던 공동체의 모습이 발견된 것이다. 우리는 회개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윤 교수는 “요한복음 13장은 총 38절로 구성된다. 21절로부터 아홉 개의 구절을 사도 요한은 많은 구절을 쓰면서 가룟 유다를 등장시킨다. 최후의 만찬의 장면을 다 생략한 사도 요한이 가룟 유다의 이야기를 많은 구절에 기록했다”며 “그러면서 나오는 구절이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가룟 유다가 나오고 그 다음에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시면서 본문 36~38절에 보면 베드로 사도가 등장한다. 예수님은 죽기까지 따르겠다는 베드로에게 찬물을 끼얹는 말씀을 하신다”며 “그 가운데 발견된 사실은 예수님께서 자기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셨는데, 그 자기 사람 안에는 예수님을 배반할 가룟 유다와 죽기까지 따르겠다고 열정적으로 나아갔다가 어떤 사건 앞에 예수님을 부인하는 어쩌면 나와 같은 존재도 예수님은 자기 사람이라고 끝까지 사랑하시는 주님의 놀라운 사랑이 담겨 있는 말이 ‘서로 사랑하라’라는 말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마음 맞는 사람, 나랑 생각이 같은 사람만 쫓아다니지 말고,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그런 사람들, 우리와 생각이 다를지라도 편 가르지 말고 서로 사랑하라. 그러면 저들이 너희를 보고 내 제자인줄 알리라’라는 말씀을 풀어주시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며 “저희는 많은 시간을 회개하게 되었다. 이 말씀이 저희 공동체에 우뢰와 같이, 송곳처럼 꽂히기 시작했다. 이제는 북한 사람들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먼저 우리가 잘하자’라고 공동체의 모토를 바꾸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 공동체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동안 사랑이 아니라 어쩌면 추운 겨울에 그곳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이 마음 아파 건물을 지어주고 나보다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그것에 초점을 맞췄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며 “프로젝트가 우리의 우선순위가 아니라 주님의 부르심에는 ‘서로 사랑하라’는 귀한 예수님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든 것은 북한의 문제를 해결해 주러 가는 그러한 사람들이 아닌 모든 권세와 주권은 주님께 있으니 주님을 닮는 예수님의 제자가 먼저 되는 것이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임을 깨닫게 되었다”며 “그리고 우리의 모든 시선이 확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를 먼저 잘 챙겨 보는 것이다. 기도회에 늦게 참석하는 사람들의 개인 사정이 있는데, 우리가 관심을 가져보자는 등 마음의 자세가 바뀐 것이다. 사람을 품어내는 모습이 우리 안에서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서로 싸우고, 의견이 맞지 않고, 갈가리 찢어지고, 다시 서로 보지 않고, 뒤돌아서며 하는 것이 저희 사역지에서 보여 진 아픔이었다”며 “여러분의 자리는 어떠한가. 그동안 쌓아왔던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잠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라고,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이 다시 한 번 우리들의 고백이 되고 삶의 목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사역과 ‘서로 사랑하라’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먼저, 우리의 공동체를 사랑하고, 내 자신이 바뀌기로 결심하게 되었다”며 “사역이 우선이 되었던 삶 속에 나의 가족들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라고 보았던 저의 모습에서 제 아내와 우리 아이들에게 충실할 수 있는 남편과 아빠로 변화되길 다짐하면서 가정과 사역의 자리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공동체 형제·자매들에게도 똑같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기도하며 격려했다. 그렇게 서로 사랑하니 놀랍게도 ‘선양하나’ 공동체의 39명의 형제·자매들이 25명의 아이들과 함께 8개국의 나라에서 와서 북한 땅에서 예배자로 있겠다는 사람들로 주님께서 부흥의 놀라운 여정을 허락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에 초점을 맞추고 서로 사랑하는 일을 해 나가면서 3년이 지난 후 북한지도원이 우리를 찾아오게 되었다. 같이 산책을 하면서 그 북한지도원이 말하길 ‘선생들 고생이 많았습니다. 저는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게 되어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꼭 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처음 이 곳에 배치가 되었을 때 선생님들이 참 나쁜 사람이라 생각을 하고 나왔다. 그래서 우리가 많이 싸웠다. 그런데 3년을 지내보니 선생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지를 느끼고 간다. 참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더니,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북한 사람들도 저희들을 보고 선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했다.
윤 교수는 “십계명에는 첫 번째에서 다섯 번째 계명까지는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으로 중심이 맞춰 지고, 그리고 여섯 번째 계명부터 마지막 계명까지는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내용을 맞춰져 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새 계명은 이웃 사랑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우리 안에 중심 맞춰진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보게 된다는 모든 율법을 완성하는 주님의 새 계명이 오늘 우리가 보게 된 본문 말씀 안에 있다는 것을 보이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북한 땅에서 뇌성마비로 태어나 만나게 된 ‘복실’이라는 아이를 통해 평양의학대학과 전국의학대학에 소아재활의학과가 만들어지는 놀라운 일화를 소개하며 “한 아이(복실이)로 인해 북한 안에서 이루어진 놀라운 행동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일은 한강의 기적, 높은 빌딩과 많은 재력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 공동체가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배우지 않고, 그냥 건물만 지었다면 스쳐갈 일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서로 사랑하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더니 우리 주변에서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청년들에게 비전을 주시고, 이제는 우리가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본질적인 그리스도의 삶에 헌신하며 결단하길 바란다”며 “여러분과 저의 부모님 세대는 전쟁에서 폐허가 된 그 땅을 회복하기 위해 모든 것을 부어 그 일을 이루었다. 부모님들의 기도를 들으심으로 기적들을 만들어 주셨다. 그런데 이젠 청년들 세대에 꿈을 바라보길 원한다. 부모님 세대에 주신 꿈에 내가 참여하지 못해서 주저앉는 여러분과 제가 되지 않길 원한다. 이 청년세대에게 주시는 그 꿈과 비전이 발견되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서로를 죽여야만 했던 끔찍한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 한반도를 보면서 이제는 건물만 높이 세우고, 큰 교회만 높이 세우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받아 전쟁의 아픔으로 무너져 마음을 아파하고 있는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 우리 청년들이 전쟁의 아픔의 애통함을 주님 앞에 받을 수 있는 그 비전이 우리 가운데 이루어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사랑하면 상대의 아픔에 동참하게 된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다시 한 번 성령시대에 주시는 새 계명에 철저히 결단하며 헌신하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며 “좋은 스펙을 쌓고, 좋은 집과 자동차가 목표가 아닌 자기 사람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신 그리스도의 새 계명의 중심 마음을 받아내시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남과 북의 갈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 안에는 나도 모르게 경쟁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사회, 나와 다르면 함께 있을 수 없는 것으로 단정 짓는 우리의 모습이 되었다”며 “기도하기로는 우리 한국 청년들 가운데 다시 한 번 한국교회를 이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 이것은 큰 건물과 많은 프로젝트로 인한 교회가 아니라 전쟁의 피해로 아파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대를 찾아가서 그 아픈 마음을 들어 드리고, 함께 할 수 있는 화목의 직분자로서의 청년들이 일어나서 대한민국의 갈라진 것들을 메워 미움을 사랑으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청년들의 시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두 동강 난 철조망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일하시는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 산 소망 되신 그리스도를 붙잡고, 갈라짐을 끌어안는 서로 사랑하는 여정에 참여하지 않겠는가”라며 “이것이 우리 세대에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거룩한 비전이 된다. 청년 세대들이 ‘서로 사랑하라’는 복음의 본질로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며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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