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욱 목사의 신간 <물음에 답하다>가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고단한 현실을 사는 청년들이 한 번쯤은 던졌을 질문들인 ‘자아, 꿈, 자유, 사랑, 인간관계, 정의, 죽음’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다. 그는 이런 문제에 대해 SNS를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런 그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이 책을 쓰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책의 서문에서도 밝혔지만 저는 예전부터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과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하나님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실패도 겪고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죠. 그런데 그런 경험을 통해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제가 믿는 하나님을 무조건 저 사람들에게 전해야 한다’는 혼자만의 열정만 가득했지 정작 그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했다는 사실입니다.
생각해보니 이게 엄청난 아이러니였습니다. 저는 상대방을 사랑한 게 아니라 복음을 향한 열정을 가진 저를 사랑했던 것뿐이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먼저 입을 닫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집중하려고 했었고 오늘날 정신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인생에 관한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스스로 거기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도록 했습니다. 나, 사랑, 자유, 꿈, 인간관계, 정의, 죽음 같은 주제들에서요.
그런데 사람들은 정작 중요한 인생의 문제들에 대해선 별다른 생각도 대안도 없었습니다. 막연하게 ‘언젠가 알아서 되겠지’라고 생각할 뿐이었죠.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인생의 문제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고 여기에 성경이 말하는 대안을 이야기하니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더라고요. 그리고 성경의 이야기가 단순히 종교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라는 걸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오늘날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말하기 위해 썼습니다.
Q. 청년(다음세대)들과 소통하는 사역을 얼마나 오래 하셨는지, 그리고 왜 이 사역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인스타그램이라는 SNS계정을 통해 청년들과 소통한지는 2019년부터 이제 4년 째가 되어 가지만 저는 딱히 청년들과 소통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저 하나님을 모르는 교회 밖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죠. 이건 제가 24살 신학생 시절 사역을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가져왔던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보면 교회가 세상과 잘 소통을 못하더라고요.
수많은 강연들, 토크 콘서트, 스님들의 즉문즉설까지 세상은 끊임없이 소통을 원하는데 그 자리에 교회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 고민에 성경만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진리와 소통이 있는데 어떻게 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죠. 그러다 제 눈에 들어온 게 SNS였습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SNS 채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기독교의 이야기를 전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것이 이 사역의 계기가 된 겁니다.
Q. 청년에게서 받은 질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언젠가 SNS에서 한 학생에게서 그냥 욕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다짜고짜 기독교와 하나님에 대한 욕과 함께 저를 모욕하는 메시지를 보냈더라고요.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그날은 왠지 괘씸한 겁니다. 그래서 그 학생에게 기독교를 싫어할 순 있지만 나에게 욕을 하는 건 무슨 경우이냐는 말과 함께 명예훼손 운운하며 살짝 겁을 줬습니다.
그랬더니 그 학생이 미안하다고 하면서 지금 자신의 인생이 너무 힘들고 어려운데 우연히 SNS에서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신에 대한 원망과 화가 났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하나님이 있냐고, 있다면 내 인생은 왜 이런 거냐고 물은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그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만약 하나님이 없다면 네 인생의 어려움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넌 그냥 재수가 없는 것에 지나지 않을까? 그러면 도대체 누굴 원망하고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 나도 네 인생이 왜 그런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한 가지를 말해줄 수 있어. 하나님이 있다면 네 인생은 단순히 재수 없는 인생이 아니고 언젠가 지금의 어려움을 이해할 때가 온다는 거지. 나도 그랬거든’ 그리곤 그 학생에게 제 책을 선물로 보내줬던 기억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Q. 사역하시면서 만나본 청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청년이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올 초에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신앙 여정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4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신청했고 줌으로 1:1로 인터뷰 하며 가장 적합한 사람을 5명 정도 선별한 후 복음을 전하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 중에 결혼한 지 3년 된 한 자매님이 계셨는데 목사님의 딸로 자란 분이었어요.
그런데 정작 아버님과 교회에서 받은 상처들로 인해 하나님에 대해 왜곡된 시선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을 한 번 알아보자, 그래도 안 되면 떠난다’는 마음으로 교육을 신청하셨죠. 그런데 5주 동안의 교육을 진행하면서 점점 하나님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아버님을 이해하며 인생에서 처음으로 하나님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제가 직접 전도한 사람들과 모이는 공동체 모임에도 함께 하고 있고요. 여러 사람이 있지만, 이분이 최근엔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Q. 끝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 및 청년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신앙을 어떻게 잘 유지할 수 있는 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세상을 살아가면서 신앙을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을 믿으며 세상을 살아가는 건 어렵죠. 그러니까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크리스천으로 세상사는 게 힘들다면 잘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는다는 건 그게 끝이 아닙니다. 힘들기만 할 거면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굉장히 초라하잖아요. 하나님을 믿는다는 건 힘든 세상살이 속에서도 하나님 안에서 세상이 줄 수 없는 다른 소망과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 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나 값진 것이기에 힘들어도 이 가치를 붙잡고 살아가는 거죠.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내가 하나님을 통해 얻게 된 소망과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알아가야 합니다. 다른 말로는 세상과 내 인생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이유는 바로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이미 우리에게 해주신 일 때문입니다.
이걸 성경은 ‘복음’, 곧 기쁜 소식이라고 말합니다. 소식은 어떤 일이 이미 우리에게 이루어진 거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나에게 들린 새로운 소식으로 세상과 내 삶을 해석하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하죠. 저는 이게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음으로 세상과 내 삶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것. 책 <물음에 답하다>는 특별히 7가지 주제들을 가지고 이걸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 것에 불과합니다. 실제 복음을 통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걸 배우고 알아가는 것, 이게 신앙을 잘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슾니다.
저자소개
저자 조재욱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보통의 목사로 활동 중이다. ‘물음에 답하’라는 인스타크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SNS를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며 기독교의 믿음의 가치를 전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할 때 가장 가슴이 뛰고 살아 있음을 느끼며 인생과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추구하고 질문하는 이들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