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쟁이가 돌아온 부활주일

오피니언·칼럼
칼럼
임명희 목사(영등포 광야교회) ©기독일보 DB

주님이 십자가에 매달린 정오부터 오후 세 시까지 어둠이 하늘을 덮은 것처럼 코로나가 온 세상에 어둠을 짙게 드린 4월이지만 부활주일은 다가왔다.

우리교회는 이번 부활절에 4명의 학습교인과 1명의 세례교인을 세우게 되었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코로나19와 변종 오미크론이 퍼져 60여 명 정도가 양성판정을 받고 여기저기 격리를 당하게 되었다.

그런 속에서 며칠씩 급식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곧 바로 조심스럽게 바깥 배식을 하면서 전도를 계속하였다. 현재 식사 인원은 계속 늘어 하루에 300~350명 정도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도 어느 정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고 여러 가지 상황상 점점 더 급식에 참여할 식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왜 식사 얘기를 하는가 하면 부활절을 앞두고 학습교인과 세례교인을 선정하는데 바깥 배식에 계속 참여하며 말씀을 듣던 사람 중에 두 사람이 학습교인이 되겠다고 자원하였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수원에서 와 2년 정도 계속 식사와 전도집회에 참여한 사람이고, 한 사람은 새우잡이 뱃일, 김양식, 돼지농장 등을 전전하면서 교회를 왔다 갔다 했던 분이다.

또 한 사람은 3살 때부터 동춘서커스단에서 활동하며 남묘호렌게쿄(남묘호렝게교)에 30여 년 빠져 몸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꾸준히 마시게 된 식초로 인하여 뇌손상이 오에 되었다. 몸에 마비가 와 십여 년간 입원해 있다가 퇴원한 후 천막교회 때에 1년 7개월 정도를 지내기도 하였다. 최근에 다시 돌아와서 예배에 나오고 있는데 이 형제가 학습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 사정으로 쉼터에 와 생활하며 성경통독에도 참여하고 평소 정규 예배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는 형제가 교육받고 학습교인이 되었다. 세례교인으로는 쪽방에서 생활하며 지난해에 학습을 받았던 형제를 선정하여 세례를 주게 되었다.

다른 해보다는 적은 수였지만 금년에도 학습과 세례교인을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게다가 예배시간에 머리가 하얀 노신사분이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데 누군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끝나고 인사를 하면서 깜짝 놀랐다.

중동의 근로 붐이 일던 70년대에 사우디에 나가 돈을 벌어 보냈는데 수년 후 들어와서 보니 아내는 그 돈으로 다른 놈과 놀아나면서 다 말아먹은 것이다.

쓰나미를 맞은 충격으로 집을 나와 계속 술을 마시며 드러눕기도하고 그때부터 하나님과 교회와 목사를 욕하며 살았던 사람이었다.

예배시간에 사랑을 말하면 “사랑 좋아하네! 야! ㅆㅂ 목사새끼야! 네들이 잘하면 이런 일이 생기겠나, 개새끼들아!”

얼마나 자주 욕을 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없어진지 십 여 년이 지났다. 그런데 부활절예배 때에 말끔한 모습으로 나온 것이다.

너무나 반가워서 “집사님! 이제는 욕 안 하는 거죠?”

그는 웃으면서

“네, 목사님! 그때 죄송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사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게 되었다.

주께서 죽음을 죽이시고 부활하신 날에 네 명의 학습교인과 한 명의 세례교인, 그리고 돌아온 욕쟁이집사님을 만나니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듯 기쁨이 올라왔다. 주님은 성도들 안에서 부활을 계속하고 있다.

“예수께서 또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20:21)”

임명희 목사(영등포 광야교회)

#임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