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중복 피하고 어떻게 연합해 건강한 북한교회 세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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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북한교회개척포럼 현장 참석자 단체사진 ©이지희 기자

선교통일한국협의회(선통협, 대표회장 강보형 목사)와 통일소망선교회(이사장 유이삭 목사, 대표 이빌립 목사)가 통일 한반도 시대를 준비하며 5일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 크로스로드 세미나실에서 제3회 북한교회개척포럼을 개최했다.

‘한국교회 북한교회 세우기 진단과 대안 모색’을 주제로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추진해 온 북한교회 재건 및 개척 운동을 성찰하고, 건강한 북한교회를 설립하기 위한 방향과 대안을 논의하는 장이었다. 현장 참석자 50여 명과 온라인 줌 참석자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통일소망선교회 이사장 유이삭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1부 개회예배는 선통협 공동대표 인성삼 목사의 사회로 통일소망선교회 대표 이빌립 목사의 기도, 통일소망선교회 이사장 유이삭 목사의 설교 등으로 진행됐다. ‘어둠을 밝히는 북한교회 개척’(시 18:28)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한 유이삭 목사는 “지금까지 하나님은 수많은 빛을 북한에 계속 비추어 흑암을 밝히시는 일을 하고 계시며, 북한에 교회를 세우는 일을 한 번도 쉬신 적이 없으시다”며 “지금도 북한의 어두운 땅을 바꾸기 위해 수많은 빛의 용사를 세우는 일을 하고 계신다. 이 모임이 그 가운데 한 모임이 될 줄 믿는다”고 말했다.

선통협 대표회장 강보형 목사는 개회사에서 “하나님은 북한에 교회를 세우기 위해 계속 일하고 계셨고, 우리가 그 일에 동참하기 원한다”며 “짧은 포럼 시간이지만,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잘 받들어 통일을 이뤄내는 귀한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선통협 대표회장 강보형 목사가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선통협 사무총장 이수봉 박사는 발표 주제를 선정한 이유를 소개했다. “북한교회를 세우는 것은 이 시대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과제로, 한기총이 발간한 ‘북한교회재건백서’를 검토하고 난 후 논의를 이어가지 않는 경우 이미 나와 있는 이야기를 반복할 수 있어 차제에 이에 대한 진단 및 분석을 먼저 다루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북한교회를 세우기 위해 한국에 온 선교사들의 노력과 성공 사례를 다뤄 우리도 북한교회 세우기에 희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게임이론을 통해 북한교회 세우기의 성격을 이해하고, 건설적으로 가는 기초를 만들고자 했다”며 “북한교회 세우기의 담론 형성은 더 긴 시간 이뤄져야 하는데, 그중 한 모퉁이를 이번 포럼이 감당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일소망선교회 사무총장 온성도 목사는 “북한 땅에 어떤 교회가 세워져야 하는지 과거도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귀한 시간과 기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통일소망선교회의 북한교회개척학교 2기 학생들도 현장과 줌으로 참석했는데,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 이루어질 일을 꿈꾸면서 북한교회 개척을 잘 준비하고 기도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북한교회재건 3원칙을 자산으로 북한복음화 연구 지속해야”

조기연 교수가 북한교회재건백서와 초본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2부 발표 및 토론에서 이명신 박사(숭실대)의 사회로 진행된 발표1 시간에 조기연 아신대 교수는 ‘북한교회재건백서 진단 및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 한기총의 ‘북한교회재건백서’(1997) 발간 이전의 초본 격인 ‘무너진 제단을 세운다’(1995), ‘북녘의 하늘과 그 땅’(1991)에 대한 내용 분석과 평가를 함께 소개하고 “이 두 초안을 배경으로 김상복 목사를 비롯한 실향민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해방 전 북한에 존재했던 2,850개 교회를 북한에 재건하고, 북한 복음화를 위해 필요한 12,000교회 개척까지 포함해 15,000교회를 북한에 재건하고 개척하기 위한 북한교회재건운동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발굴한 2,850개 북한교회를 한국교회 전 교단이 참여하여 입양하는 절차를 마치게 된 것을 정리하여 ‘북한교회재건백서’ 안에 담게 되었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역사”라고 평가했다.

조기연 교수는 특히 “‘북한교회재건백서’가 실향민 목회자 중심의 집필, 진보교회의 불참, 전문 연구자 그룹 형성 부재의 한계도 있지만 초교파적 연합운동의 동력이 되고, 북한교회재건운동을 전개하면서 한국교회 통일 정책의 핵심이 될 북한교회재건 3원칙, 즉 연합의 원칙, 단일교단의 원칙, 자립(독립)의 원칙을 한국교회가 합의하여 도출한 것은 북한복음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준을 정립했다고 할 수 있다”며 “북한교회 3원칙을 자산으로 좀 더 구체적인 북한복음화 연구를 지속할 것”을 요청했다.

박동찬 목사(좌)와 안영원 목사(우)가 지정토론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논찬을 전한 박동찬 일산광림교회 목사는 7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남북한 사람의 생각과 생활습관에 깊숙이 박힌 의식구조가 달라졌고, 기득권층이 모여 사는 ‘평양 공화국’만 무너지지 않으면 수백만 명이 아사해도 체제가 무너지지 않는 등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이해할 것을 요청하며 “그런 점에서 백서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은 우리가 바라볼 때는 너무나도 좋은 정책과 원칙이었지만, 실제 현실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교회재건운동을 위한 기도와 열정은 여전히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중요한 자산이며 정신이고, 이 시대 이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안영원 부산해운교회 목사는 논찬에서 “지금 수많은 단체와 교회가 각개전투로 북한교회재건을 꿈꾸고 있는데 다시 하나 되어 이를 이루어가는 방법이 없을지, 통일 과정과 북한교회 재건 이후의 역할이 무엇일지, 북한의 무너진 교회를 먼저 재건하고 그다음 개척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재건과 개척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는 없는지, 북한교회개척이 목적인지, 함께 손 잡고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마스터플랜으로 나아갈 수 없는지 묻고 싶다”며 “교수님의 제언처럼 북한교회재건 3원칙을 자산 삼아 더 구체적인 북한 복음화와 교회 재건 및 개척 연구가 깊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교회 세우기, 교파 교회 확장 아닌 하나님 나라 확장 관점에서 추진돼야”

변창욱 교수가 한국 초기 선교 당시 선교지 분할협정을 반영한 지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지희 기자

윤현기 아신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발표2 시간에 변창욱 장신대 교수는 ‘선교지 분할 정책이 북한교회 세우기에 주는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변 교수는 1820년대부터 100여 년간 선교현장에서 초교파 협력선교의 방편으로 널리 시행된 ‘선교지 분할협정’이 한국교회 초기 선교역사에서 어떻게 추진됐고, 내한 개신교 선교부간 연합(union) 운동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등을 소개했다.

변 교수는 “늦게 개방된 한국에서 비슷한 시기 사역을 시작한 미국의 북장로교, 북감리회 선교부는 전 세계 다른 선교지에서 초교파 연합활동의 사례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며 “탁상공론형 논의보다 현장의 절박한 필요를 민감하게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알렌의 광혜원은 장·감 선교사 간 초교파 연합의 발판을 마련해주었고, 미국 북장로교 언더우드와 북감리회 아펜젤러는 초교파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선교구역 분할에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했다”며 “장·감 선교부는 할당된 지역에서 책임감을 갖고 사역하고 연합사역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교회 초기 역사에서 합의되고 시행된 선교지 분할협정은 경쟁과 다툼보다 연합과 협력의 정신으로 시작되었다”며 “분할정책이 북한교회 세우기에 주는 시사점과 함의는 교파 이기주의나 교파 교회 확장에 얽매여 분열된 교회의 모습을 재현해서는 안 되며, 하나님 나라 확장의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교회 세우기 방안을 제시할 초교파 상설기구(협의체) 구성과 북한교회 세우기 사업의 준비단계로서 북한의 절실한 필요를 채우는 사회복지 사업의 연합 추진을 제안했다.

정규재 목사(좌)와 박영환 교수(우)가 지정토론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정규재 강일교회 목사는 지정토론에서 “목표를 향해 일치하는 마음, 공감대를 이루기 위한 기도운동과 교육이 전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불길같이 확산되어 모든 성도가 공감할 수 있는 통일선교운동, 하나님의 관점에서 북한교회 세우기 운동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과 목표를 향해 가는 것으로만 끝나선 안 된다. 지성적 전략이 필요하다”며 “선통협이나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에서 준비하는 한국교회 통일선교를 위한 교단 실무자 모임(한통협) 등 북한교회 세우기 방안을 제시할 초교파 상설기구가 필요하고,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 주권 사상으로 ‘복음과 떡’이 함께 가는 북한교회 세움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박영환 서울신대 명예교수(북한선교정책과 전략연구소 소장)는 지정토론에서 “선교지 분할정책의 약점은 잘못하면 그 지역에서 선교가 안 되고, 중복과 경쟁은 막을 수 있으나 선교 열정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그러나 하나의 개신교를 북한에 세우는 것은 초기 한국 선교사들이 하고 싶었던 일로, 이를 이루어내는 방법과 전략의 사례를 제시하여 다양한 방법과 통합적 사고의 인식을 하게 되어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교회 재건의 합의점은 교파의식이 없는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는 것으로, 지역마다 신학대가 있어 목회자를 양성하고 공동 관리하는 독일교회를 연구하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관계나 한국 교계의 이데올로기 갈등과 대립의 극복 방안, 탈북민과 해외 한인교회와 성도들과의 연합 방안 등도 추후 토론해야 할 주제로 제안했다.

◇“게임이론 통해 북한교회 세우기의 성패 요인 분석하고 자신의 역할 수용할 힘 얻어”

이수봉 박사가 게임이론을 통한 북한교회 세우기의 시사점을 발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규영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발표3 시간에 이수봉 박사(하나와여럿통일연구소 소장)는 ‘게임이론을 통해 본 북한교회 세우기 분석’에 대한 발표에서 한국교회의 북한교회 세우기 사례들을 정리하고, 게임이론을 소개했다. 이 박사는 “경제학에서 시작된 게임이론은 사회적, 개인적 갈등 등 세상의 모든 갈등을 분석하고 해법을 찾는 이론으로, 갈등을 조절하여 불필요한 낭비와 소모전을 줄여 사회에 기여한다”며 “게임이론을 북한교회 세우기에 적용하면 갈등의 관점에서 북한교회 세우기의 성격을 파악하고, 성패의 요인을 분석하며, 그 중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수용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임승차문제, 동시게임과 순차게임, 비협동게임과 협동게임, 죄수의 딜레마, 협동게임으로의 전환 개념 등을 설명하고 “한국교회는 비협동게임을 협동게임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로 선점하고 먼저 많은 교회를 세우면 북한교회세우기는 비협동게임으로 전개되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정하면 교회 이미지가 좋아져 예상보다 더 많은 교회를 세울 수 있게 되고 남한교회도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5일 제3회 북한교회개척포럼이 개최됐다. ©이지희 기자

이 박사는 또한 “협동게임이 북한 일부 지역에서, 일부 교단 간에만 이루어지면 질서를 악용해 협동게임에서 이탈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협동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대세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대표성 있는 기관이 나서든지, 대표성 있는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협동게임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충분히 연구하고 토론하여 협약을 잘 만들고 감시기능이 필요하며 △협의와 제도는 공감할 수 있는 고상한 성경적 가치를 반영하고 △북한교회가 주체적으로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 등을 제안했다. 이 박사는 “게임이론이 북한교회 세우기에 주는 시사점은 한계가 있고, 교회는 성경적이기 때문에 게임이론과는 다른 가치가 있다”며 “하지만 교회도 현실적 성격을 갖고 있어 게임이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범 목사(좌)와 허남일 목사(우)가 지정토론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신민범 경신교회 목사는 지정토론에서 “한국교회의 갈등과 분열, 연합의 실패 등의 아픈 실상을 파악하고, 그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새로운 시도로서 게임이론을 도입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는 의구심이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쌓아온 북한교회 세우기의 역사와 자료들이 새롭게 빛을 내는 노력들이 일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남일 그날교회 목사(통일소망선교회 이사)는 “선행연구가 없는 게임이론을 통한 북한교회 세우기 전략을 다룬 것은 참신하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인다”며 “북한교회 세우기 전략 실패를 교훈 삼아 협동게임을 위한 실제적이며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아쉽고, 실행가능성에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허 목사는 “우선적 과제인 탈북민교회를 함께 세워가면서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과 연합하여 북한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지도자들을 준비시키고 팀사역으로 탈북민교회를 함께 세워가는 것이 북한교회 세우기이며, 미래를 위한 최고의 훈련이자 혼란과 실수를 최소화하고 북한에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방법론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통협 상임대표 조요셉 목사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선통협 상임대표 조요셉 박사는 “통일은 하나님이 이루시는 일로 우리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며 “우리가 준비되면 도둑같이 언제든 통일이 올 수 있다. 오늘 포럼이 통일로 가는 조그마한 징검다리에 돌을 얹는 자리가 되기 원한다”고 말했다.

통일소망선교회 대표 이빌립 목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교회 믿음의 선배 목사님들과 성도님들이 북한교회 재건을 위해 얼마나 많이 기도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해 오신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바통을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전과 지금은 환경이 바뀌고 남과 북의 문화가 달라져 그때 예측 못한 부분들은 잘 업데이트해야 할 것”이라며 “예배당의 옛터에 가서 재건축하는 선교도 준비해야 하지만, 북한 땅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북한 주민과 같이 하나님 앞에서 살아갈 준비된 사명자들을 세우는 사역이 중요하다. 특별히 북쪽에서 온 탈북민과 남쪽에서 기도로 준비하는 이들이 함께 통일선교 공동체를 이뤄 서로를 알아감으로써 앞으로 북한 주민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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