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연구기관 ARCC에서 주최하는 Past, Present & Future Forum이 지난 6일 저녁 ‘팬데믹 이전과 이후 그리고 지금 다음세대 사역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온라인 라이브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교회 다음세대 그룹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총정리해, 팬데믹 이후 교회학교와 다음세대가 나아갈 방향과 전략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발제는 이현철 교수(고신대)가 ‘코로나19에 따른 한국교회 청소년 사역 방안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연구 결과, 코로나 19로 인한 신앙적 변화에 대해 학생들은 모든 영역에 있어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앙교육에 있어서 코로나 기간 가장 영향을 준 존재에 대해선 부모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편으로 학부모의 압도적인 영향력에 비해서 담담교역자와 교사의 영향력은 미비했다. 특히 교회학교 교사의 영향력이 너무 떨어져 있다. 학부모들의 영향력과 사역자들과 교사들의 영향력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를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청소년에게 코로나 가운데 출석 동기를 물었을 때 ‘자신의 신앙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와 관련해 청소년의 신앙생활이나 교회 활동 만족도는 낮게 나타났다. 코로나 상황 가운데 자신의 신앙 때문에 교회에 출석했지만, 정작 사역자들은 이 아이들이 가진 신앙적 니즈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교회출석 동기 중에 ‘부모님 때문’이라는 수치가 높은 것을 볼 때, 앞서 말한 것과 연관해 보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locus for focus 모델에 있어서 청소년들이 요구하는 것을 보면, 성경공부와 말씀, 기도 등 신앙의 본질적인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 연구 결과를 정리해 보면, 학생들은 지금 본질적인 것을 구하고 있다. 본질적인 것을 찾기 위해서 영적 갈급함을 가지고 교회에 나오고 있는데, 한국교회와 교사들이 아이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고 있는가를 돌아볼 수 있는 자료였다”고 했다.
두 번째 발제는 이수인 교수(아신대)가 ‘코로나19 이후 중소형교회의 비대면 교회 교육 현황 연구’를 주제로 비대면 교회교육을 진행하면서 느낀 문제점과 비대면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살펴봤다.
이수인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예배 형태는 온라인과 현장예배를 병행했다는 응답이 56.4%로 가장 많았다. 부서예배를 따로 드리지 못한 경우도 5.7%나 됐다. 코로나 이후 예배 참석 인원은 ‘많이 줄었다’가 37.3%, ‘어느 정도 줄었다’가 43.5%로 합치면 80%가 이상이 교회학교 예배 참석 인원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출석 인원이 ‘늘었다’는 응답은 3.3%로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교회에 미친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교회학교의 전망에 관해 ‘대면 교육을 위주로 하지만 비대면 교육을 병행함’이 58.5%, ‘비대면 교육을 위주로 하면서 대면 교육을 병행함’이 19.2%, ‘비대면 교육만으로 운영함’이 2.1%로 어떤 모양이든 비대면 교육이 있을 거라는 응답이 80%에 달한다. 또 비대면 교육을 진행할 때 먼저 필요한 지원에 관해 가장 많은 응답이 ‘양질의 교육 미디어 콘텐츠’(20.3%), 그다음 ‘미디어 활용능력과 신학적 기초를 함께 갖추고 있는 사역자’(18,6%)가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이 교수는 연구의 결론으로 세 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첫 번째, 다양한 비대면 교회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많은 분이 팬데믹 이후 비대면 교회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될 거라고 예상한다. 앞으로 다가올 시대를 준비하면서 우리들의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무엇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다음세대를 위한 다양한 비대면 교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비대면 교회학교 교육의 어려운 점으로는 ‘전문 인력의 부족’과 ‘장기적인 계획과 대안의 부재.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각 교단 총회가 코로나 이후 비대면 교회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구체적이 미래교육의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사람을 세워야 한다. 결국 이게 답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교사와 교육부서 사역자들의 미디어 활용 능력과 학생들의 만족도가 어떤 연관이 있을까를 특별히 살펴봤다. 그 결과 미디어 능력이 높을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교육부서 사역자의 미디어 능력의 중요성이 통계를 통해서 나타났고, 앞으로 교회교육 환경에서 미디어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며 “학교 커리큘럼뿐 아니라 목회자 후보생 교육에서 미디어 활용능력을 기르고 코로나 이후 목회환경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함영주 교수(총신대)가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교회학교 변화와 이에 따른 대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함 교수는 “교회기능적으로 보면 교육목회의 패러다임을 예배, 교육, 교제, 봉사, 전도의 다섯가지 영역으로 볼 수 있다. 다섯 가지의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다음세대가 신앙을 성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들이 마련되지 못했다. 예배 영역에선 신앙의 본질이 약화되고, 예배의 형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교육 영역에선 교회학교 운영과 대면 교육이 어려워지는 현실이다. 교재의 영역에선 코로나블루 현상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에 과의존하는 현상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봉사의 영역에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외계층을 섬기는 부분이 줄어들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부재한 현실이 드러났다. 전도 영역은 전도에 대한 열정 부재로 코로나 이후 전도하지 않음이 63.6%였다. 특별히 청소년 대상 설문 결과, ‘종교가 불필요하다’는 응답이 38.7%, ‘종교가 도움이 안 된다’가 29%로 다음 세대 안에 종교 자체에 대한 불필요성이 대두되었다”고 했다.
그는 “교회목회 첫 번째 커리큘럼인 예배의 경우, 코로나 이전 매주 교회 출석 비율이 72.1%였으나, 코로나 이후 18.2%로 굉장히 많은 비율이 줄었다. 교회에서 하는 신앙교육이 전부였던 코로나 이전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교회에 가지 못하면서 신앙의 약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온라인예배로 대체가능하다는 응답이 64.9%인데, 온라인 예배에 대한 불만족과 집중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법 많았다”며 “예배 형태의 변화를 요구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커리큘럼인 교육의 경우, 30대, 40대의 주일예배 참석률이 42.8%에 불과하다. 교회학교 아이들의 부모세대가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이 교회에 못 나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런 일들을 통해서 교회학교 자체가 운영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대면교육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온라인 사회로 가고 있고, 메타버스 등이 교육적 관점에서 중요하지만, 기독교 교육은 면대면 교육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이슈는 비대면 교육을 보조제로 볼 것이냐, 대안제로 볼 것이냐에 따라서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배에서는 보조제 역할, 성경공부나 기타 신앙활동에선 대안제로 갈 수 있다. 중요한 건 대면교육이 기본 전제인데, 대면교육이 어려워지면서 다음세대 아이들의 신앙이 점점 약화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했다.
함 교수는 대안으로 “예배의 경우 예배 본질에 대한 강조가 필요하다. 신앙의 본질 강조는 코로나와 상관없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또 하나 올라인 신앙교육,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실제와 가상현실을 활용한 올스페이스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 영역은 교회와 가정이 연계해서 다음세대 아이들을 가르치고, 반드시 블렌디드 방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제에 있어선 공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봉사의 경우, 마을공동체와 교회학교를 어떻게 잘 연결해서 실천의 장으로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전도에 있어선 관계중심적 전도와 함께 기독교신앙이 정말 필요하다는 걸 다음세대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주어야 한다. 예배, 교육, 교제, 봉사, 전도 이 다섯 가지 영역의 교육목회 패러다임을 코로나 이후 다음세대에게 균형 있게 가르친다면 한국교회에 소망이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ARCC연구소장 전병철 교수(아신대)가 ‘교회를 떠나는 청년’을 주제로 발제했다.
전 교수는 “교회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교회가 고령화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사회의 고령화 영향도 있지만, 젊은 세대가 교회를 이탈하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가 교회를 이탈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청년들이 교회에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교회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연구를 시행했다”고 했다.
그는 “교회에 출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교회를 옮길 의향이 있는지, 혹은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를 물었을 때 30% 이상이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더 나아가 ‘신앙생활을 그만둘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교회 밖 청년들의 33.4%가 신앙생활을 그만두겠다는 충격적인 응답을 했다”고 했다.
이어 “교회를 떠나고 싶은 이유를 교회를 떠났거나 떠날 의향이 있는 사람의 응답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12가지 요인 중 ‘목회자와의 관계 차원’, ‘헌신 강요 차원’, ‘공동체 문화 차원’, ‘개인신앙 문제 차원’, ‘교회 문화 차원’이 상위 다섯 가지 요인으로 나타났다.
그는 “첫 번째 교회이탈 요인은 목회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목회자의 언행불일치’를 큰 원인으로 꼽았다. 또 교회를 떠났던 청년들의 61%가 헌신 강요, 헌금 강요에 지쳐서 밀렸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또 공동체에서 받는 상처로 인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의사소통의 불통, 교회 내 끼리끼리 문화로 인해 교회를 떠난다”며 ”청년들이 신앙을 잃어버려서 교회를 떠났다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떠난 청년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 청년들은 내적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교회에 나오고 있었는데, 그 부분이 교회 신앙생활 가운데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다. 신앙 요인 때문에 교회를 떠난다고 답한 사람들이 ‘영적 필요 불충족’, ‘내적 채워짐 부족’, ‘신앙문제 전반’을 요인으로 꼽은 것도 목회자들이 시키는 대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 신앙은 성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MZ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교회문화, 그 가운데서도 조직 문화다. 요즘 MZ세대가 관심 갖는 부분이 ESG, 그중에서도 거버넌스인데 의사결정 구조나 의사소통이 문화적으로 막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직분자들의 실망적인 모습도 이야기하지만, 의사소통 구조와 소통의 부재, 교회 문화 전반적으로 나와 맞지 않는 문화를 꼽았다”며 “청년들이 전반적인 권위주의적인 문화에 실망을 느끼고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했다.
이후 윤은성 대표(ARCC 연구소)와 발제자들이 함께 모여 대담 시간을 가졌다.
특히 메타버스를 활용한 신앙교육에 관해 전병철 교수는 “메타버스라는 기술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컨텐츠를 잃어버렸다”며 “가상공간을 만들어서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우리의 지나친 열심히 다음세대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가상공간을 싫어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라며 “예전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교육의 초점이 있었다면, 이제는 방법과 원리만 가르쳐주고 나머지는 장을 만들어주고 자유함을 줘야 한다. 복음 안에서 자유로운 마음으로 다음세대를 믿고 그들에게 맡겨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윤은성 대표는 “MZ세대는 규정하는 순간 진화하는 세대다. 이 세대를 게임체인저가 되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아직도 우리가 그 역할을 하려 한다. 교육의 패러다임 자체가 기성세대가 어린 세대를 가르쳐야 한다는 패러다임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 세대는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세대다. 이 세대를 조금 더 믿어주는 게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또 이들은 교회학교 사역자들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역량의 부족함이 코로나로 인해 드러났다는 의견과 함께 신학교가 목회자의 현장 사역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시스템인지 교육과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주최 측은 교회학교 교사들의 전문성, 역량 문제에 관한 주제는 추후 심도 있게 다룰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