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당 국가채무 1873만원… 1년 전보다 240만원 늘어

정부, 국무회의서 ‘2021 국가결산보고서’ 의결

우리 국민 1명이 갚아야 할 나랏빚이 1년 새 240만원가량 늘었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50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고, 이 과정에서 국채 발행이 증가한 탓이다.

정부는 5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1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정부의 국가채무는 967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0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국가재정법 등에 따라 중앙·지방정부가 상환 의무를 지니고, 원리금 상환 일정이 확정돼 있어 지급 시기와 규모가 확정된 채무를 뜻한다.

즉, 중앙정부(939조1000억원)와 지방정부(28조1000억원)의 채무를 더한 값으로 통상 'D1'으로 표기한다.

현재 정부가 산출·관리하는 부채 통계는 국가채무(D1), 일반정부 부채(D2), 공공부문 부채(D3)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는 국가부채를 비교할 때 D1에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를 더한 D2를 활용한다.

이 D1을 지난해 12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5163만8809명)로 나누면 1인당 국가채무는 1873만원으로 나온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약 240만원 늘어난 수준이다.

2020년 국가채무는 846조6000억원으로, 같은 해 12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5182만9023명) 나누면 1년 전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1633만원이 된다.

이처럼 국민 1명이 갚아야 할 빚이 급증한 이유로는 코로나19 피해 지원과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2차례의 추경이 꼽힌다. 49조8000억원에 달하는 추경 가운데 일정 부분을 국고채로 발행해 충당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처음으로 1000만원을 돌파한 1인당 국가채무는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본예산 기준 국가채무는 약 107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면 국민 1인당 돌아가는 국가채무는 약 2080만원에 육박한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국가채무시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약 1945만원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47.0%로 전년 대비 3.2%포인트(p) 상승했다. 연말에는 이 수치가 5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은 2011년 30%대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30%대를 유지해왔다. 이에 비하면 최근 국가채무 비율 상승 속도는 매우 가파른 수준이다.

여기에 현재 차기 정부에서는 5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 편성을 준비하고 있다. 지출 구조조정으로 최대한 돈을 끌어오겠다는 계획이지만, 재원 전부를 이 방식으로 마련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 적자국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면 나랏빚이 1100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오는 5월 새로 들어설 정부의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재정준칙을 포함한 재정 혁신 방안을 만들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정부는 재정준칙을 도입하기 위해 2020년 10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논의 일정은 번번이 미뤄져왔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로,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지표)를 GDP 대비 마이너스(-) 3% 이내로 관리하는 게 골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인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인수위 합류 전 "재정 건전성 문제는 재정준칙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원점에서 재정준칙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이를 누가 관리할 것인지를 정하고, 국가채무관리계획도 국민에게 상세히 밝히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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