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상용직 종사자 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500만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임시·일용직은 여전히 170만원에 머물러 있어 임금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세전)은 472만2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1.8%(84만5000원) 급증했다.
이는 2018년 2월(22.7%)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1월 기준으로도 최대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 중 종사자 등 고용 부문은 해당 달을 기준으로 하지만, 임금과 근로시간 등 근로실태 부문은 직전 달을 기준으로 한다.
올해 들어 종사자 임금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명절 상여금 및 성과급 등 지급 시기가 2월에서 1월로 변경된 데 따른 것으로 고용부는 분석했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명절 상여금과 성과급 지급시기 변경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코로나19 등으로 전년도 임금이 감소한 기저효과도 증가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의 임금 격차는 더욱 커졌다.
지난 1월 상용직의 임금총액은 502만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2.8%(93만3000원) 급증했다. 상용직의 임금총액이 500만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임금 내역별로는 정액급여 335만1000원, 초과급여 20만1000원, 특별급여 146만8000원이었다. 이 중에서도 특히 특별급여의 경우 전년보다 118.4%나 늘었다.
반면 임시·일용직은 178만2000원으로 4.0%(6만9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임시·일용직 임금은 통상 160만~170만원에 머물러있는 수준이다.
이에 임금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 과장은 이에 대해 "상용직의 경우 명절 상여금이나 성과급 등의 수혜 대상으로 볼 수 있는 반면 임시 일용직은 건설업, 숙박·음식업 등 이러한 수혜를 받기 어려운 업종이 많아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명절 상여금 등 영향이 줄어)다음 달의 경우 오히려 그 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189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1841만6000명)보다 52만8000명(2.9%)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50만명)에 이어 두 달 연속 50만명대 증가폭이다.
사업체 종사자 수는 지난해 12월 47만6000명 증가하며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1월(43만5000명)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는데, 3개월 연속 그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이로써 사업체 종사자 수는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다. 오미크론 확산 지속에도 수출 호조와 전년도 종사자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사업체 종사자를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이 28만5000명(1.8%) 증가했다.
그러나 임시·일용직도 24만4000명(14.4%) 늘며 증가폭의 절반 가까이 차지해 고용의 질 개선은 여전히 더딘 모습이다.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가 포함된 기타 종사자는 1000명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 종사자가 6만4000명 늘며 4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했다. 숙박·음식업은 거리두기 여파에 그간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 11월 2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바 있다.
국내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도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4만1000명 증가하며 10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보건·사회복지업(12만9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6만8000명)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종사자가 늘었다. 반면 금융·보험업(5000명)은 감소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