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작가들의 말말말>

도서 「오 마이 갓 오 마이 로드」

제도종교의 위기가 곧 종교성의 위축도 아니고, 종교의 변화가 곧 신앙의 변질도 아니다. 지금 코로나가 드러낸 건 현재 존재하는 제도종교의 폐해에 불과하다. 중세를 끝장낸 흑사병은 구교인 가톨릭을 쇠락의 길로 몰아넣었지만, 이후 신교인 개신교 부흥의 토대가 되었다. 온 우주가 진화의 과정에 있는데 종교라고 예외일까? 종교 자체는 망하지 않는다. 다만 진화를 거쳐 시대에 적응하는 종교가 살아남을 뿐이다. 인간의 기본 속성 중에는 여전히 종교성이 있으며, 그것이 다른 동물과 차별되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초고속성장 배경에서 부흥사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인기 있는 부흥사인 전광훈 씨처럼 그들 중 일부가 자가발전을 일으켜 정교분리의 원칙을 깨고 세속적 권력을 꾀해도 그런대로 넘어가주는 분위기가 있었다. 교회가 이를 묵인하고 심지어 이용하기까지 했다. 그로 인해 이제 한국교회는 가뜩이나 추락 중이었는데, 전광훈이라는 망가진 날개로 수직 낙하의 가속도가 붙어버렸다. 어쩌면 이것이 그의 소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는 탐욕과 거짓 위에 세워진 위선의 교회를 지금 제대로 붕괴시키는 중이다.

방영미 – 오 마이 갓 오 마이 로드

도서 「요한의 비상」

요한복음에서는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공관복음에서는 회개를 강조하여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마 6:12)라고 기도하지만 요한복음에서는 진리 안에서의 거룩을 구할 뿐입니다(요 17:17). 심지어 요한복음에는 “회개하라”는 말씀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의 첫 설교이며 동시에 공관복음의 핵심적 메시지를 요한복음은 외면합니다. 과거의 죄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리스도의 빛으로 마음을 밝히는 미래 지향적 현재 개선이 요한복음의 방향성입니다. 거듭남은 요한복음 전체를 꿰뚫는 말입니다. 수가성 여인의 변화, 무기력한 병자가 일어섬, 맹인이 눈을 뜸, 무덤 밖으로 나온 나사로 등의 사례들은 ‘거듭남’이란 말로 집약될 수 있습니다. 번잡한 계명들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으로의 존재 상승이 요한복음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최은수 – 요한의 비상

도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한국 교회 안에는 ‘신 사도 운동’이라는 이단 사설이 활개 치고 있습니다. 이는 직통 계시, 은사주의, 신비주의, 이적과 초자연적인 성령의 역사 등으로 특징지어집니다. 외적으로는 교회 부흥과 영적 각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기 때문에 사람들이 매료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오늘날에는 ‘사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터를 두 번 닦지 않는 법입니다. 그래서 사도는 초대교회 당대에만 필요했습니다. 교회를 건축할 터를 닦는 특수한 직무를 위임받았기에 사도들은 일반 그리스도인들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체험을 했으며, 이적을 일으키는 능력을 받았고, 때때로 직통 계시를 받았습니다. 이를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게로 일반화하면 안 됩니다.

권기현 –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