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주 전에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특강으로 평신도목회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런데 상당한 어려움을 발견했다. 명색이 신학생들인데 한국교회의 평신도들보다도 못한 것을 발견했다. 물론 그들의 잘못이 아니었다. 케냐의 교회들이 아직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았고, 신학교에서 수십년 간 안 다루어왔기에, 또한 가르칠 수 있는 교수진들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교회들의 수준은 그 나라의 경제수준과도 정비례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좀 더 얘기한다면 케냐교회의 현실, 즉 수준을 보면 주로 오순절 교단>오순절 목사>오순절 교회>오순절 평신도, 이런 분위기로 가다보니 교회에서 체계적인 교육, 훈련, 성경공부보다는 “기도만 하면 다 된다“는 식으로, 심지어는 목사가 되는 것도 기도 많이 하고 뜨겁게 봉사하는 사람이면 안수받고 목회할 수 있다는 생각들이 편만해져있는 것 같다.
이제사 정부에서 무신학의 목사들에 대해 염려한 가운데, 인가난 신학교·신학대학에 가서 학위받고, 정부 허락받고, 즉 설교 자격을 정부에서 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안수받고 목회하라는 정책을 세워 목회자들을 재정비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교회에 너무 깊이 관여한다”는 반발도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교회들의 현실이 이렇다 보니, 목회자들이 평신도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마치 몇 십년 전 한국교회의 목회자들과 같았다. 심하게 말하면 평신도는 활용의 대상 정도로 여기왔던 것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평신도들을 목회에서 동역자로 받아들이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내가 무슨 말 하는지 그 내용 자체를 이해 못하는 분위기였다. 마치 한국의 60~70년대 교회 같았다. 한국에서 사역을 할 당시만해도, 겨우 10여 년 전만해도 “평신도를 목회의 동역자로 받아들이는가?”라는 질문에 의아해한 목회자들이 많았다.
지금은 그런 문제는 다 해결되었다고 본다. 우선 시대가 많이 변해서 평신도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현실적인 목회가 평신도들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생각들이 목회자들 개개인에게 피부로 와 닿는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Partners in Ministry’(제임스 갈로우 지음)라는 책이 유명해진 이유이기도 했다.
아프리카 교회들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평신도들의 수준이 높아져야 하고, 평신도에 대한 목회자들의 의식이 바뀌어 져야할 것이다. 한국이 20~30년 걸렸던 것처럼 여기 케냐의 교회들도 그럴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멜빈대학교에 주어진 지상 최대의 과제일지도 모르겠다. 멜빈대학교는 평신도목회를 기본테마로 설립된 학교임을 이젠 거의 다 알고 있다. 이제는 실제로, 그리고 공적으로 이런 문제를 학교에서 다루고 가르치면 미래목회는 바꾸어 지리라고 생각된다.
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서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