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의 논문 ‘구원론’을 연재합니다.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 그들이 그날 바람이 불 때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창 3:7~8)
“기록된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롬 3:10~12)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것들이 그에게는 어리석게 보임이요, 또 그는 그것들을 알 수도 없나니 그러한 일은 영적으로 분별되기 때문이라”(고전 2:14)
1. 죽은 인간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사람도 자신이 죄인이 아니라는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죄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 이 죄의 결과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 복입니다. 그런데 죄의 결과 중 하나는 죄를 가볍게 취급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죄라는 굉장히 치명적이고 절대적인 질병에 감염되었음을 알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몸이 아픈 사람이라면 그는 의사를 찾고 그가 가르쳐준 처방전을 믿고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의사가 기다려도 환자가 자신의 병을 인정하지 않고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 이상 그는 결국 병으로 멸망할 것입니다. 환자이면서 스스로 자신은 건강하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입니까?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은 영적으로 매우 심각한 중병에 걸린 환자입니다. 이 사실을 안다면 그는 즉시 영혼의 의사인 하나님을 찾을 것입니다. 반대로 환자 혹은 죄인임에도 자신이 건강하거나 죄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치료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 본질의 이러한 성향을 접하면서 우리는 죄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인간 본질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는 기본 견해가 세 가지 정도 됩니다. 그 견해는 ‘인간은 건강하다, 인간은 병들었다, 인간은 죽었다’입니다. 먼저 건강하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기에 논의의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습니다. 정말 인간이 육적으로나 영적으로 건강하다면 질병이 걸리거나 죽음을 맞이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두 번째 주장으로서 특별히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인간이 나쁜 상태에 처하긴 했지만 성경이 말하는 만큼 그렇게 나쁜 상태는 아니라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것을 통틀어서 ‘낙관론’이라 부릅니다. 즉, 조금은 비관적인 상태이지만 인간이 스스로 능력을 개발하고 의지를 불태운다면 얼마든지 인간의 악화된 조건과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 마디로 이런 주장이 성경의 인간론을 파괴하는 매우 악질적인 범인들입니다. 만일 인간의 본질이 이들처럼 약간의 결점을 가진 것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면, 약간의 노력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고 하면, 과학 문명이 극대화된 현대에 들어선 지금쯤은 틀림없이 약간의 결점을 보완하고 치료하여 완전해지거나 완전한 근사치에 가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범죄 이후 인간의 상태에 대해 논할 때 가장 성경적인 답은 ‘인간은 죽었다’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죽음은 육체가 아니라 ‘인간의 영’의 죽음을 말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기에 여타 생명체와 달리 영적 존재로 지음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영이시므로 오직 영적인 존재만이 하나님을 의식하고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생명체들은 영적인 존재가 아니기에 하나님과 어떤 관계도 맺을 수 없습니다. 동물들이 말하고 인간처럼 행세하는 그림은 혹성탈출과 같은 SF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죄로 말미암아 인간의 영적인 기능이 모두 상실되었습니다.
그 결과, 인간에게 나타난 현상들은 어떤 것입니까? 대체 인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오늘은 창세기에 기록된 아담과 하와의 범죄사실과 이에 대한 바울 사도의 진술을 토대로 이를 세 가지로 정리해서 살펴볼 것입니다. 물론 불신자들의 귀에는 아마 이것마저 신화요 소설처럼 들릴 것입니다. 그들은 인간이 알 수 없는 일에는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정직하고 진실한 태도라고 주장하며 끝까지 침묵합니다. 분명히 우리가 모르는 비밀한 이야기들을 하나님이 직접 말씀으로 가르쳐주시고 성경이 기록해 주셨음에도 그들은 한사코 성경 또한 그리스도인들만의 책이라고 생각하며 진실을 마주하기를 거부합니다. 인간에게 미친 치명적이고 절대적인 화/불행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것입니다. 마치 무엇에 쫓기던 꽁이 머리만 곡식더미에 감춘 채 ‘나 숨었다’고 스스로 안도하는 꼴과 같습니다. 이제 그 진실을 알아봅니다. 아담의 범죄 이후 추락한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목도합시다. (계속)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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