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 오름세가 계속되자 유류세 인하를 3개월 연장하고 상황에 따라 인하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20%인 인하율을 30%까지 확대하면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최대 305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4월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유가 상승 폭이 확대되면 유류세 인하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6개월간 유류세 20% 인하를 결정했다. 11월12일부터 적용해 휘발유 기준 ℓ당 164원 가격이 절감됐다.
유류세 인하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둘째 주 이후 휘발유 가격은 ℓ당 종전 1800원대 에서 1700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꾸준히 하락해 1월 둘째 주에는 1622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국제 정세 불안 등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오름세로 전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6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11.31원으로 유류세 인하 전 가격을 웃돌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국내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어 유류세 20% 인하로는 절감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향후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한 만큼 인하율을 30%까지 확대해야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류세 20% 인하 조치로 현재 휘발유 ℓ당 세금은 교통세 423원, 주행세 110원, 교육세 63원에 부가세까지 총 656원으로 기존보다 164원 내려간 상태다.
인하율이 30%까지 확대된다면 휘발유 ℓ당 세금은 574원으로 내려가 추가로 82원이 줄어 인하율 적용 이전보다 246원 줄어든다.
여기에 교통세가 탄력세율이 아닌 법정세율인 ℓ당 475원을 기준으로 30%를 인하하면 유류세는 516원까지 내려간다. 20% 인하율 적용 시와 비교해 141원이 더 줄어 유류세 인하 전보다 305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는 "향후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