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한반도 통일 위해 힘 아닌 평화 지향해야”

기독교통일학회, ‘제22회 기독교통일학회 학술포럼 멘사토크’ 개최
기독교통일학회가 12일 '제22회 기독교통일학회 학술포럼 멘사토크'를 개최했다. 안인섭 회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기독교통일학회 줌 캡쳐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안인섭)가 12일 오전 ‘새 정부에 바란다-기독교적 통일의 관점에서’라는 주제로 ‘제22회 기독교통일학회 학술포럼 멘사토크’를 온라인 줌(Zoom)으로 개최했다.

학술포럼에 앞서 드린 개회예배에서는 최현범 목사(부산중앙교회)가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마태복음 5:8~9)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최 목사는 “주님의 교회는 살인·전쟁과는 거리를 멀리두며 평화를 추구하는 교회였다. 이는 교회가 철저히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랐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팔복에 대해 가르치시며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말씀을 하셨다. 우리가 세상과 구분되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이 말씀을 통해 가르치셨다”라고 했다.

이어 “또한 주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라고 가르치셨으며 이를 몸소 보여주시기도 했다. 또한 제자들에게도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그의 길을 따라오라고 명령하셨다. 사도들과 제자들은 그 길을 따라가며 악을 응징하고 선을 지키며 나아갔다. 그리스도인들은 평화를 지향하고 폭력을 거부하는 평화주의자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결국 그리스도인들도 끝까지 평화주의자가 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비록 이들이 전쟁에 참전했어도 그리스도인들은 ‘의로운 전쟁’으로 받아들이며 임했다. 하지만 중세시대 이후에 세계역사의 중심이 된 그리스도인들이 의로운 전쟁을 남발하면서 성경이 지향하는 평화를 망각하고 말았다. 십자군 전쟁, 30년 전쟁 등 이런 전쟁에는 기독교라는 종교의 배경이 있었다”며 “기독교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힘의 종교라는 DNA를 품게 됐다. 너무 오랫동안 전쟁에 익숙해지면서 돌연변이가 되었다. 오늘날 교회는 세속화 되는 사회에 대항해서 힘을 키우고 하나님과 교회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거짓과 술수 심지어 폭력까지도 정당화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떤 대상에 대한 증오감을 키우고 도덕적인 이슈를 정치화하고 정치이념을 종교화해서 힘의 논리로 교회를 지키려고 한다. 비록 이 시대가 초대교회처럼 돌아갈 순 없지만 우리는 예수님께서 주신 가르침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의 힘은 다른 곳이 아닌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평화를 만들기 위해 사랑과 섬김과 자기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기독교와 교회를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최 목사는 “힘을 지향하는 DNA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는 통일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통일은 힘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독일은 우리나라처럼 분단국가였지만 독일교회는 오로지 평화를 외쳤다. 전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는 연설에서 ‘평화가 전부는 아니지만, 평화가 없으면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교회를 위해서, 한국 사회를 위해서 그리고 통일을 위해서 한국교회는 세속적인 힘에 눌리지 않고 벗어나 다시금 예수님의 평화의 말씀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라고 했다.

개회예배에 이어 안인섭 회장이 개회사를 전했다. 안 회장은 “이번 학술포럼은 대선을 맞이해 개최하게 되었다. 정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 전에 한국교회, 우리 자신에 대한 모습을 성찰해보고 싶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성경에서 말하는 복음이 아닌 세상적인 관점에 오염된 복음이 지배하지 않았는지, 예수님의 십자가가 아니라 돈과 명예와 권력을 성공한 기독교인의 잣대로 보는 그런 복음이 아니었는지, 또 본질적인 것에는 도외시하고 비본질적인 것에 대해 목숨을 거는 태도를 가지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목소리에 별로 경청하고 싶어지지 않는 일반 대중을 만들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아울러 새 정부는 많은 과제들을 풀어나가야 할텐데 이 부분에 대해 살펴보고 싶다. 한국사회는 총채적인 양극화의 중병을 앓고 있다. 이런 양극화 문제를 새 정부는 해결책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 기독교는 이 문제를 그리스도의 복음의 정신으로 풀어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안 회장은 “우리 기독교통일학회는 2006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며 정권이 바뀌어도 우리는 정치적으로 편중되지 않고 오직 성경과 예수님의 복음 정신에 서서 때로는 채찍질이 되는 소리를 하기도 했고 때로는 당근과도 같은 말을 했다. 그 모든 것은 예수님의 복음과 성경의 가르침을 가지고 통일의 문제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새 정부와 대통령은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모든 국민, 남과 북을 대표할 수 있는 지도자로 우뚝 서서 정책을 집행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했다.

한편, 학술포럼에선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 북한교회 세우기의 문제점’, ‘남아공 진실과 화해위원회의 화해 사역이 갖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시사점’, ‘탈북민 지원의 문제점과 통일대비 탈북민 지원에 관한 연구’, ‘미중패권 경쟁시대 한국의 통일실용외교’라는 주제의 발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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