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文정부, 청와대 비서실 특활비 내역 공개해야”

납세자연맹, 정부 상대 행정소송서 일부 승소

문재인 정부가 2018년 7월 특수활동비 지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정상규)는 한국납세자연맹(연맹)이 청와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일부 승소지만 개인정보를 제외한 연맹 측 요구 정보들을 모두 공개하라는 취지다.

연맹은 지난 2018년 6월 청와대에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사용된 특활비의 구체적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당시 연맹 측이 요구한 정보는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특활비 지출내용의 지급일자, 지급금액, 지급 사유, 수령자, 지급방법 ▲김정숙 여사 의전비용과 관련된 정부의 예산편성 금액 및 지출 실적 ▲2018년 1월30일 청와대에서 모든 부처 장·차관급 인사가 모인 자리에서 제공한 도시락 가격 등이다.

이에 청와대는 같은 해 7월11일 '대통령비서실에 편성된 특활비는 기밀유지가 필요한 활동 수행이나 이를 지원하는 등의 경비이며, 국정 수행 과정에서 접촉한 주요 인사의 정보가 포함돼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결정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의전비용에 대해서는 "예산에 명시적으로 편성돼 있지 않지만, 국가 간 정상회담이나 국빈 해외방문 등 공식 활동 수행시 품위 유지를 위한 의전비용은 일부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비공개한다고 결정했다. 도시락 가격은 영업상 비밀에 관한 상황이라는 이유로 비공개했다.

같은 달 17일에는 특활비 지출결의서나 특활비 운영지침에 대해 "국방, 외교 등 기밀유지 분야에 대한 국정 수행활동을 위한 회계서류의 일부"라며 "이를 공개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했다.

연맹은 대통령비서실 행정심판위원회에 이런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재판부는 연맹 측이 요구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결정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제시한 비공개 결정 사유들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연맹 측이 요구한 정보에 담긴 개인정보 등은 '공개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했다.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지만, 대체적으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소송 비용은 정부가 부담하라고 결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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