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 이야기] 온 천하 만물 우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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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금문교, 혹은 실리콘벨리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그 지명 이름의 근원은 혹시 궁금하지 않는지요? 이 지명은 1776년 스페인의 식민지 개척자들이 정착하면서 우리가 잘 아는 "평화의 기도"를 쓴 13세기 유명한 기독교 성자 아시시의 프란체스코(Francis of Assisi, 출생 Giovanni di Pietro di Bernardone, Francescod' Assisi,1182-1226)의 이름을 따와서 명명하게 된 것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불려지면서 그를 기억하게 합니다.

그는 기독교 역사에 있어 크게 존경 받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 이탈리아 가톨릭 평신도 수사였습니다. 이탈리아의 부유한 비단 상인 가정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을 아주 유복하게 지내며 방탕한 생활을 보내다가 어느 날 아버지 소유의 비단 가게에서 물건을 팔고 있었는데 자선을 구하러 온 거지를 보고 측은한 마음이 생겨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모든 것을 주며 그를 돌보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계속해서 그의 관심은 병든 자, 가난한 자, 나병환자들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마태복음 10장 7~10절에 나타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명령한 교훈을 보고 평생 자기의 교훈으로 삼아 그의 남은 모든 생을 남루한 옷을 입고 맨발로 지내며 회개를 설교하고 황폐한 교회와 어려움을 복구하는 일에 전념하며 가난한 삶을 선택하여 살았습니다. 그는 비록 자신의 소유물이 없는 단순한 삶을 살았지만 쾌활한 미소와 찬양의 삶으로 가득 찬 일상이었습니다.

프란체스코는 말년에 거의 장님이 되어 햇빛을 견딜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의 제자인 클라라 수녀가 스승께서 워낙 대자연들과 벗을 나누고 대화하기를 즐겨하는 모습을 알고 수녀원 정원 안에 남은 여생을 자연과 벗하며 보낼 수 있는 작은 갈대 오두막을 지어 스승을 그곳에 모셨습니다. 그 곳에서 지내면서 프란체스코는 새들과 자연에게 설교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촉구하는 찬양의 소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주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임종하기 한 해 전인 1225년 6월 어느 날 자매들과 함께 식사를 나눌 때 시편 148편을 소재 삼아 "태양의 송가(Canticle of the Sun)"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드리는 '온 천하 만물 우러러'(All Creatures of our God and King) 찬송이 태동된 것입니다. 이것을 영국 성공회 교구 교회의 목사였던 윌리엄 드레퍼(William H. Draper, 1855-1933)에 의해1899년 영어로 번역되어 우리의 찬송으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이 찬송의 소재가 된 시편 148편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우주의 창조물들이 하나님을 찬양해야 함을 선포하며 하나님을 전 우주의 주인으로 묘사하고 있는 찬양 시입니다. 즉 하늘의 천사, 해와 달, 별들, 구름, 그리고 지구상에 창조된 모든 피조물들이 창조주 되신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명령인 것입니다.

시편 148편 5절, 그것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함은 그가 명령하시므로 지음을 받았음이로다.

이 말씀에 '그것들'이라고 하는 것은 해와 달, 광명한 별들, 하늘의 하늘, 그리고 하늘 위에 있는 물들 즉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들도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것입니다. 그 당위성은 하나님이 명하시매 지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위 내용을 근거로 만든 찬송 '온 천하 만물 우러러'를 통해 찬양의 정당성을 폭넓게 바라보게 됩니다. 단순히 피조물인 인간의 범위를 떠나 모든 세상 만물이 하나님을 찬양 해야 함을 선포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본질적으로 선하고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궁극적인 존중을 가지고 그것에 가치를 부여 하셨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로써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모든 창조물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시며 그것의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프란체스코의 삶에서 비추어지는 신앙고백의 핵심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이것을 통해 세상의 모든 창조물들이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향해 지속적으로 찬양하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의 핵심은 내가 아니라 가난한 이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을 버려 세상에서 평화의 도구가 되기를 부단히 노력하였고 그것을 실천하였던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프란체스코는 짧은 44세의 생을 살았던 인물이었지만 9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삶과 신앙, 그리고 영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며 그의 이름이 계속해서 불려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세상 사람들은 변함없이 켈리포니아 북부의 유명한 도시 샌 프란시스코(San Francisco)를 외치며 그를 기억할 것입니다.

그가 쓴 "온 천하만물 우러러"(All Creatures of our God and King) 찬양을 드리며 세상 모든 창조물들이 하나님을 찬양해야 함의 그 당위성을 선포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성자 프란체스코의 신앙고백에 담긴 영성을 가슴에 새기고 싶습니다.

윤임상 교수(월드미션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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