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사랑을 심어 생명을 거두는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이제 나는 깨닫는다. 기쁘게 사는 것,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랴!”(전3:12) 우리가 먹고, 마시고, 하는 일에 만족을 누리게 하시니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이런 세상을 이루기 위해 땀 흘린 이들의 수고를 기억하게 하옵소서. 세상은 언제나 욕망을 자극하고 흥분하게 만들어 우리의 평온을 깨뜨립니다.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크게 분노합니다. 이렇게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부릅니다. 특별한 은총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저로 교만에 빠지지 않게 하옵소서. 교만은 그 뿌리, 타락한 천사, 마귀의 본성을 더 강화하여 믿음과 사랑의 샘물, 의와 참된 성결의 샘물을 말려 버립니다.

무력감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주옵소서. “연약한 심령을 굳게 세워주시고 우둔한 마음을 지혜롭게 하시고” 하늘 군대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이 기억나게 깨우치시고 죄와 의에 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옵소서. 값진 보화를 가진 사람만이 다른 이들을 자기 삶의 자리에 맞아들입니다. 엘리사와 함께 한 수넴 여인은 부지런하고 유능하여 집안을 잘 보살필 뿐 아니라 세상이 돌아가는 일을 기민하게 알아차리고 대처할 줄도 알았습니다. 수넴 여인은 대가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사람을 영접하였습니다. 순수한 섬김이었습니다. 시기와 분쟁과 비방과 악한 의심을 버리게 하옵소서. 경건을 잃지 않게 하옵소서.

수넴 여인은 아무 대가도 없이 하나님의 사람을 돌보았습니다. 자식이 없었던 여인은 나중에 아들을 낳아 기르는 기쁨도 맛보았고, 일곱 해 기근이 들어 블레셋에 가 살다 돌아왔을 때 남에게 넘어갔던 땅을 되찾기도 했습니다. 세상에는 바람을 심어 광풍을 거두는 사람도 있지만, 사랑을 심어 생명을 거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 따뜻한 거처를 마련해주려는 수넴 여인의 고운 마음과 그 여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서 해결해주는 엘리사의 마음이 우리 마음에 큰 빛이 됩니다. 만나는 사람들을 정성껏 대하고, 그들의 필요에 응답하려는 따뜻한 마음을 품어 하늘에 빛이 두루 퍼지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9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 다시보기〉, 〈기독교학의 과제와 전망〉(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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