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수도 파리의 외곽 중산층 주거 지역인 크레테이(Creteil)에 넓직하고 고급스러운 건물에 이슬람 사원이 있는데, 이 사원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4미터 높이의 첨탑(minaret)이 있는 이 이슬람 사원의 이름은 사하바 사원(Sahaba mosque)으로, 이 사원에서는 매년 150명 정도의 개종자가 생기고 있다. 사하바 사원은 이렇게 프랑스 이슬람 공동체 성장의 상징적인 건물이 되었다. 전에는 천주교 신자였던 많은 젊은이들이 전통적인 이슬람 두건과 긴 무슬림 겉옷을 입고 이 사원의 금요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는 소수이지만, 지난 25년 동안 프랑스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들의 숫자는 2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무슬림을 향한 프랑스 정부와 대중의 태도는 여전히 불편하고 때로는 적대적이다.
프랑스의 대(對) 테러 담당 관리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들이 서구 국가의 여권을 갖고 있고 또 외형상으로도 특이한 점이 없기 때문에 테러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2012년 10월 프랑스 경찰은 대대적인 대 테러 단속 작전을 벌여 12명을 체포했는데, 이 중 3명이 이슬람으로 개종한 프랑스 시민이었다. 프랑스 내무부의 종교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한 관리는 개종자들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종종 과도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보다 급진주의로 편향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감옥은 이슬람 개종과 이슬람 급진주의가 확산되는 장소가 되고 있다. 현재 프랑스의 죄수 중 1/3 정도가 무슬림이다. 프랑스의 많은 무슬림들은 자신들이 차별과 편견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난 2010년 제정된 공공 장소에서의 무슬림 두건 착용 금지법이 그 예이다.
프랑스 사회에서 이슬람으로의 개종 현상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더욱 그러하다고 프랑스 내부무의 한 관리는 밝혔다.
현재 프랑스에 약 6백 만 명의 무슬림이 있으며, 이 중 10만 명정도가 개종자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1986년의 5만 명에서 2배 증가한 수치이다. 프랑스의 이슬람 단체들은 개종자가 20만 명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체 인구 6,500만 명의 프랑스는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세속주의 국가로서 인종과 종교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를 조사하지 않는다.
프랑스의 정보 기관의 한 당국자는 이슬람 개종자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에는 결혼에 의한 개종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무슬림이 다수인 지역에서 이웃 무슬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프랑스의 이슬람 전문가 케펠(Gilles Kepel)은, 이민자들의 주류 사회로의 통합이 아닌 반대 방향의 통합이 파리와 같은 대도시 외곽의 무슬림 다수 빈민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개종자들의 많은 이들이 40세 이하이며, 종종 프랑스의 이전 아프리카 식민지역이나 해외의 프랑스 영토에서 태어난 이들이라고, 케펠은 설명했다.
21세의 샤를리에 루(Charlie-Loup)는 19세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학생이다. 그는 천주교인으로 성장했지만 학교에 무슬림 친구가 많았으며, 어머니와 관계가 좋지 않은 시절을 보내면서 이슬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무슬림이 다수를 이루는 지역에서는 무슬림이 아닌 이들도 주변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 금식 기간인 라마단을 지키고 있다고, 급진주의 이슬람을 연구하는 사회학자 암가르(Samir Amghar)는 말했다.
이렇게 프랑스 여러 대도시 외곽 지역에서 이슬람은 사회적 규범이 되어 갈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회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여러 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회학자 암가르는, 이슬람이 다른 종교에 비해 조직과 규율이 강하고 근대주의(modernism)를 배척하며, 가족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남녀를 엄격히 구분하는 경향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성향이 개종자의 마음에 평안과 분명한 세계관을 준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남부 해안의 도시 마르세이유(Marseille)에서 지난 3 년 동안 이슬람 개종자가 빠르게 증가했다고 마르세이유 최대 이슬람 사원 성직자이자 프랑스 이슬람 신앙 위원회(French Council of the Muslim Faith)의 지역 지부장인 고올(Abderrahmane Ghoul)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130건의 개종 증명서에 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파리 인근 도시 드랑시(Drancy)의 이슬람 성직자 샬구미(Hassen Chalghoumi)는 프랑스의 세속주의가 사람들에게 영적 공허함을 주어 오히려 종교를 갈망하는 마음이 생기게 도와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인사의 개종도 영향을 주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프랑스 축구 대표팀의 아넬카(Nicolas Anelka)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유명 인사인데, 그의 부모는 서인도 제도에 위치한 프랑스령 마르티니크(Martinique) 섬에서 이주한 이주민이다. 아넬카는 지난 2004년 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압둘 살람 비랄 아넬카(Abdul-Salam Bilal Anelka)로 개명하였다. 또 다른 프랑스의 국가 대표 축구 선수 리베리(Franck Ribéry)도 알제리(Algeria)계 무슬림 여인 와히바(Wahiba)와 결혼하면서 지난 2006년 이슬람으로 개종하여 이름을 비랄 유수프 모함메드(Bilal Yusuf Mohammed)로 바꾸었다.
지난 2009년 프랑스의 잡지 파리 매치(Paris Match)는 인기 여성 랩(Rap) 가수 디암(Diam)이 무슬림 두건 희잡(hijab)을 착용한 사진을 게재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프랑스 정부의 도시 문제 장관(secretary of state for urban affairs)이자 여성 인권 단체(feminist group)의 설립자 아마라(Fadela Amara)는 희잡이 여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여 주며 디암의 사진은 프랑스 빈민 지역의 젊은 여성들에게 위험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디암은 아마라의 비난을 일축하며, 자신의 개종은 사적인 것이며, 희잡을 썼다고 해서 자신이 급진적인 무슬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슬람 개종자들 모두가 급진주의 이슬람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급진적 성향의 이슬람 개종자들이 체포된 사건은 정부 당국과 프랑스의 이슬람 지도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파리 외곽의 중산층 거주 지역인 크레테이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 건물의 한 구석에서 이슬람 서적과 기도 카펫 그리고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등을 파는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슬람 개종자 실리티(Rafaello Sillitti)는 프랑스 문화와 이슬람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하며 프랑스 사회에 펴져 있는 이슬람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