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한국 삼국시대 고승, 일본 활약상 책으로 담았다

교육·학술·종교
김철관 기자
이윤옥 민족문제硏 부위원장의 「일본 속 고대 한국출신 소들들의 발자취를 찾아서」
<일본 속 고대 한국출신 고승들의 발자취를 찾아서> 표지   ©인문사

황량한 일본 땅에서 삼국시대 고승들의 발자치를 찾아 역사를 기록한 책이 나왔다. 고승들의 활약상이 일본 불교 전래 1500여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단 한 번도 소개된 책이 없다는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이 쓴 <일본 속이 고대 한국출신 고승들의 발자취를 찾아서>(2013년 3월, 인문사)는 일본 속에서 왜곡된 한국 문화를 삼국시대 고승의 발자취를 통해 밝히고 있다.

고대 일본 땅에서 찬란한 불교의 씨앗을 퍼뜨린 한반도 출신 스님들의 활약상을 고스란히 담았다고나할까. 바로 백제, 고구려, 신라 출신이거나 핏줄을 받은 고승의 발자취를 기록했다.

552년 백제 성명왕이 일본에 첫 불교를 전한 이후 고대 스님들이 일본 땅으로 진출했다. 고구려 혜자 스님은 20년간 일본 성덕태자를 교육시키면서 불법을 전파했고, 채색화에 달인 고구려 담징 스님은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법륭사 벽화를 50면이나 남겼다.

오사카 백제사의 의각스님은 충남 향천사를 지은 큰스님이다. 백제의 비구니 스님 법명은 아스카 시대 친지왕의 오른팔이던 후지오라 씨의 중병을 낫게 해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일본에 최고 기우제 박사로 알려진 백제 도장 스님은 천문학이 발달되지 않는 시대에 도력으로 비를 내리게 했다고.

신라 명문가 출신으로 일본에서 태어난 원삼대사는 12살에 입산해 55세 때 제18대 천태종 좌주(최고위 스님)가 된 고승이다. 그는 마귀 등 액을 쫒아낸 액막이 스님으로도 유명세를 탄 분이다. 그래서 현재 원삼 대사를 모시는 삼대사는 애막이 절로 유명하다.

일본 국보1호 목조미륵반가사유상이 있는 절 광륭사는 신라계 도창스님이 중흥시킨 절이다. 광륭사(코류지) 국보1호 미륵상은 한국 국보 83호와 원래 얼굴이 닮았었다. 하지만 일본 미륵상은 명치시대때 일본인의 얼굴로 깎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 책 부록 '교토 구로다니 서운원을 연 종엄화상의 발자치를 찾아서'에는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청년 교토에서 큰스님이 된 이야기, 도쿄 중성사에 고려대장경이 있는 이유, 교토 3대 마츠리(제례의식) 참관기 등이 소개돼 있다.

특히 3대 마츠리 중 5월 15일에 열린 아오이마츠리는 신라 하타 씨와 관련이 있고, 7월 17일 열린 기온마츠리는 신라신의 노여움을 푼 제례의식이다. 10월 22일 지다이마츠리는 백제의 피가 흐르는 간무천황을 기리는 의식이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일본의 고찰을 직접 답사하며 그곳에 심은 한국 출신 큰스님들의 이야기를 파고들어 완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지 못한 많은 한국출신 큰스님 이야기를 다음 책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고찰 여행기이며 역사기록인 이 책은 저자가 간 흔적도 고스란히 담았다. 바로 한 주제 한 주제를 마무리한 지점에서 '절 주소와 가는 길'을 담아, 누구나 일본에 가면 버스를 타고도 쉽게 찾을 수 있게 기록해 놨다.

저자 이윤옥 소장은 한국외대 일본어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일본와세다대 객원연구원, 한국외대 연수평가원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한국문화사랑협회 사무총장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시인으로 친일문학인을 풍자한 시집 <사쿠라 불나방>과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그린 시 <서간도에 들꽃피다> 1~3권 등을 낸 민족 시인이기도 하다. 저서로 <사쿠라 훈민정음>,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 등이 있다.

#이윤옥 #서평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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