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미성년자가 납치돼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납치범과 결혼하도록 강요받은 사건이 일어났지만 경찰의 대응은 부실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모닝스타뉴스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펀자브주 라호르 캔톤먼트 지역에 거주하는 오순절 기독교인인 마흐누르 아슈라프(14)는 지난 1월 4일 인근 상점을 들르기 위해 8세 조카와 함께 집을 나섰다가 행방불명됐다.
조카는 마흐누르의 부모에게 무슬림 이웃인 A가 친구들의 도움으로 그녀를 납치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아버지 아쉬라프 마쉬 찬드리가 납치범의 집을 찾았을 때 그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흐누르의 오빠인 아크람 자쉬 찬드리는 “납치범의 집이 같은 거리에 있고 우리 가족은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그가 언제 마흐누르를 유인했는지 알 수 없다”라고 했다.
납치범은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찬드리는 그 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수사관은 그들의 사건에 느리게 대응했다고 아크람은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7일 A의 가족이 그들에게 마흐누르가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지난 1월 4일 결혼했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1월 4일은 마흐누르의 납치일이다.
결혼 증명서에는 마흐누르의 나이가 19세로 표기됐지만 출생증명서에는 2007년으로 표시되어 있다.
아크람은 “경찰이 마흐누르를 찾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파키스탄 연대와 평화운동’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힌두교와 기독교 공동체에서 수백여명의 여성과 소녀가 납치되어 강제 결혼을 하고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있다.
앞서 미국에 기반을 둔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는 “많은 희생자들이 가족으로부터 납치되고, 성폭행을 당하고, 가해자와 결혼하고, 위조된 결혼 및 개종 문서로 정당화돼 포로로 잡혀 있다”라며 “폭력, 위협을 사용해 피해자가 법정에서 그들의 납치범을 지지하는 진술을 하도록 강요한다”라고 밝혔다.
ICC는 “성폭행 사건에 종교를 관여하게 해 소수 종교인 피해자를 불리하게 했으며 가해자는 종교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범죄를 은폐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적 편견을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60개 이상의 국가에서 박해를 감시하는 국제감시단체인 오픈도어는 기독교인이 가장 심한 박해에 직면하고 있는 2021년 세계감시국가 목록에서 파키스탄을 5위로 선정했다.
파키스탄은 또한 미 국무부에 의해 종교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를 용인하거나 가담하는 ‘특별 우려 국가’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