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실무자 "위에서 찍어누르는 것처럼 여겨졌다"

성남도개공 팀장, 증인 출석해 법정증언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사건 첫 공판이 열린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정민용 변호사가 공판이 끝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개발사업 실무자가 구역 변경과 관련, 정민용 변호사가 소속됐던 전략사업팀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직접 방침을 받아 와 실무진들 사이에서 "위에서 찍어 누르는 것처럼 받아들여 안 좋게 (봤다)"고 말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선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이상 구속), 정영학 회계사, 정 변호사(이상 불구속)의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무를 담당했던 성남도개공 팀장 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씨는 이날 대장동 개발 당시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장 지침이 내려와 불편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검찰이 대장동과 1공단 결합 도시개발 사업에 대해 1공단을 분리한다는 현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시하자, 한씨는 "시의 방침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검찰은 "정민용 피고인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찾아가서 이 보고서에 서명을 받아 온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한씨는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략사업팀에서 개발사업1팀에 해당 지침을 전달한 것을 두고 "(분리 개발) 추진에 대해 시가 어렵다는 설명을 하는 입장에서, 반대로 소위 말하는 위에서 찍어 누르는 것처럼 그렇게 받아들여서 실무 입장에서는 안 좋게 (봤다)"고 했다.

성남도개공이 시를 거치지 않고 성남시장의 방침을 받아온 것을 부정적으로 봤다는 취지다.

한씨는 실제 이런 사안에서는 사업시행장인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구역 변경을 요구하면 성남시 주무부서인 도시재생과에 공문을 보내고, 성남시청에서 내부 결재를 얻은 후에 최종적으로 성남시장에게 결재를 받는다는 취지로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된 것에 대해서 한씨는 "시에서 분리에 대해 염려하고 반대했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선제적으로 방침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씨 등은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성남도개공 지분에 따른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특정 민간업체(화천대유)가 부당하게 취득하게 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현재까지 배임액은 1827억원이라고 파악했다. 지난해 10월말 분양 완료된 1개 블록의 시행이익은 특정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추후 공소장을 변경해 구체적인 배임액을 특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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