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 급진파 2백여 명, 인도 가정교회 급습

국제
아시아·호주
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최소 2명 이상 다쳐

인도 동부 차티스가르주에서 힌두 민족주의자 2백여명이 가정교회 예배현장을 급습해, 목사를 포함해 2명이 다치고 기독교인 여성들이 강제 개종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는 최근 산지스 응으로 알려진 남성을 비롯한 힌두교인 무리들이 차티스가르 콘다가온의 오다간 마을에 위치한 교회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ICC는 “산지스 응은 예배가 진행 중인 가정 집을 급습해, 헤만스 칸다판 목사와 샹카르 살람 성도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목사를 집 밖으로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폭도들은 “힌두교를 기독교로 불법 개종시키고 있다”며 “기독교인들이 마을에서 기도를 계속하면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계속 위협했다. 칸다판 목사와 살람을 비롯한 성도들은 이들의 공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갔다.

칸다판 목사는 “거의 9시간 동안 가택 연금됐으며, 심지어 경찰 앞에서도 폭도들에게 계속 학대를 당했다”고 고발했다.

이 밖에 힌두 민족주의 단체인 비슈와 힌두 파리지아드(세계힌두평의회) 지도자들은 10일(이하 현지시각) 선데리 바티라는 이름의 기독교인 여성을 강제로 힌두교 종교 의식에 참석시키고, 그곳에서 그녀에게 힌두교로 개종할 것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칸다판 목사는 “마을 상황이 여전히 긴박하다”며 “마을을 탈출한 우리 가족 5명이 얼마나 오랫동안 집을 비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교회가 위치한 콘다가온 지역은 부족이 많은 곳으로, 2020년 급진주의 힌두교 단체들이 부족 또는 토착민들의 기독교 개종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한 후 기독교인 부족에 대한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정부에게 기독교 개종자들에게 교육 및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대부분의 부족들은 힌두교인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이들은 다양한 종교적 관습과 숭배의 대상을 갖고 있지만, 정부는 인구조사에서 이들을 모두 힌두교인으로 간주한다.

2020년 9월, 부족민들은 3차례에 걸쳐 같은 부족의 기독교인들의 가옥 16채를 파손했으며, 이 마을의 기독교인 여성 대부분은 안전을 위해 밀림으로 피신했었다.

인도 전체에서 기독교 인구는 2.3%, 힌두교인은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나, 소수종교인들에 대한 급진적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공격은 계속 증가해 왔다.

특히 지난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바라티야 자나타당이 집권한 후,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은 더욱 증가하고 극렬해졌다.

박해감시단체 오픈도어선교회는 “힌두 급진주의자들이 기독교인들을 거의 아무런 이유 없이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