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습니까?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어떠할까요? 장이 토막 나는 정도라고 합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는 어떠할까요. 엄청난 불안과 충격과 두려움에 휩싸일 것입니다. 열두 살 난 예수님, 유월절이 되어 부모님과 함께 예루살렘에 가셨습니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예수님만 예루살렘에 남겨놓고 마리아와 요셉은 하룻길을 가고 나서 아이가 보이지 않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도 부모가 어린이의 손을 꼭 잡아야 한다는 것을 자주 잊습니다. 어린이가 부모 손을 잡고 갈 때 한눈을 팔 수도 있고 손을 놓치기도 합니다.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며 잘 따라오려니 생각 없이 나사렛으로 가다가 그만 큰일을 당했습니다.

제게 내미신 하나님의 손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을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를 이끄시는 대로 잘 따라가게 하옵소서. 내가 하나님의 손을 잡았다고 여기며 갈 때 뜻밖에 나눔을 경험할지 모릅니다. 예수님을 잃은 것을 알게 된 부모는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가며 얼마나 애간장이 탔을까요? 사흘 만에 성전에서 어린 예수님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태연하게 앉아 학자들과 같이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질문도 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부모에게 말하였습니다.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습니까? 내가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알지 못하셨습니까?”(눅2:49) 그리고는 부모를 따라 나사렛으로 돌아와 순종하며 사셨습니다.

어린 시절 예수님의 거룩한 자기의식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잘 아셨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하나님께서 계신 곳으로 인식하였고, 스스로 하나님의 아들임을 아시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삶이라 여기셨습니다. “나그네와 같은 내가 힘이 부족하오니 전능하신 나의 주여 내 손 잡고 가소서.” 성전에 계시면서 아버지와 함께 있는 평안을 가지셨습니다. 자신의 존재 근거가 하나님이심을 깨닫고 계셨습니다. 지금 저는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있습니까? 자의식과 존재의 근거를 확인하게 하시고 마음을 평온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하옵소서. 어디서 누구와 있는가를 잘 생각하고 하나님의 집에서 아버지와의 평온함 가운데 살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376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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