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테레사 수녀 설립 복지시설에 대한 해외 자금 지원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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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테레사 수녀. ©Pixabay

인도 정부가 테레사 수녀가 설립한 자선단체에 대한 해외 자금 지원을 차단했다. 자선단체가 자국민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이유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인도 내무부는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성탄절 논평을 내고 “부정적인 문제로 인해 테레사 재단에 대한 해외 자금 지원 허가를 갱신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이 단체는 더 이상 해외기부금규제법(Foreign Contributions Regulation Act)에 따른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않게 됐다.

콜카타에 기반을 둔 ‘사랑의 선교회’(Missionaries of Charity)는 마케도니아에서 인도로 이주한 로마 가톨릭 테레사 수녀가 1950년에 설립한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가톨릭 복지시설 중 하나로 고아원, 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학교, 급식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는 웹사이트를 통해 “사회 계층, 신념 또는 피부색에 관계없이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라며 “가장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을 보여주기로 선택했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좋고 더 오래 지속되는 방식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을 찾을 때까지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봉사를 제공하기 위해 이 땅에 설립됐다”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이 단체는 인도주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로 해외 기부에 의존해왔다. 자선단체는 성명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외국 자금 계좌를 운영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14년 집권한 이후 인도 정부는 비정부 조직(대부분 종교단체)에 대한 해외 자금 지원에 대한 규정을 더욱 강화했다.

퓨템플턴 글로벌 종교미래 프로젝트에 따르면 기독교인은 인도 전체 인구 가운데 2.5%를 차지하지만 힌두교인들은 80%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여러 주에서는 강제 또는 금전적 혜택을 통한 개종을 금지하는 ‘개종금지법’을 통과시켰다. 활동가들은 이같은 법안이 기독교인 개인과 단체에 대한 공격과 기소를 강화했다고 경고한다고 CP는 전했다.

앞서, 이달 초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 경찰은 지난 ‘구자라트 종교 자유법 2003’에 따라 사랑의 선교회가 보호소에서 어린 소녀들을 기독교로 유인하고 힌두교 종교 감정을 해친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에 신고된 보고는 “이 기관은 의도적으로 힌두교도들의 종교적 감정을 상하게 하는 활동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사랑의 선교회 측은 강제 개종에 대한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 단체는 “누구도 개종시키거나 강제로 기독교 신앙을 갖게 하려고 한 적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인도 기독교 공동체를 대표하는 조직인 인도기독교협의회(National Christian Council) M. 재기반 주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인도 정부가 기독교 단체에 대한 외국 자금 지원 승인을 점점 거부하고 있어 많은 종교 단체가 문을 닫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기독교를 반대하는 것이 애국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건강한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인도에서 14만7천명의 어린이를 도왔던 기독교 아동 후원 단체인 컴패션 인터내셔널(Compassion International)도 해외 자금지원이 차단되면서 인도에서 운영을 중단했다. 이에 미국 의회 의원 100명 이상이 인도 내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컴패션 인터내셔널이 해외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인도는 2017년 ‘아시아를 위한 복음’(Gospel for Asia) K.P. 요한난이 설립한 네트워크인 ‘신자의 교회’(Believers Church)와 기타 3개의 관련 단체가 해외 자금을 받는 것을 차단했다.

2020년 인도 정부는 뉴라이프펠로우십협회(New Life Fellowship Association), 마니푸르 복음주의교회협회(Evangelical Churches Association of Manipur), 에크레오소쿨리스 노스웨스턴 고스너 복음주의(Ecreosoculis North Western Gossner Evangelical), 북부 복음주의 루터교회(Northern Evangelical Lutheran Church) 등 기독교 단체 6곳의 해외 자금줄을 차단했다.

인도는 오픈도어가 발표한 2021년 세계감시목록에서 기독교 박해와 관련하여 전 세계에서 10번째를 차지했다. 2020년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미 국무부에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인도를 ‘특별 우려 국가’로 지정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