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2021년도 한국선교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KWMA는 코로나19가 2년째 지속되면서 한국교회와 함께 한국 선교계도 위축됐지만, 그럼에도 ‘평신도 선교자원 동원운동’이 시작되고 선교사 생명과 건강 보호에 대한 인식이 형성됐으며, 순직 선교사 등을 위한 장례 시설 지원, 코로나 위기 대응 시스템 구축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유행이 전 세계에서 이어진 가운데 10개 뉴스 중 코로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이 6개, 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이 2개였다.
22일 서울 강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회관 5층 예배실에서 열린 2021년 한국선교 10대 뉴스 기자회견에서 KWMA 사무총장 강대흥 목사는 이 같은 내용의 10대 뉴스를 소개했다. 강 목사는 특히 “그동안 한국교회나 선교단체들이 할 수 없는 선교와 관련된 이슈들이 KWMA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한국교회 선교에 KWMA가 중심적 역할로 섬기는 일이 한국교회 안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KWMA가 선정한 2021년 한국선교 10대 뉴스.
①평신도 선교자원 동원운동
KWMA는 “코로나로 교회의 능동적 선교 활동이 침체하면서 지난 2년간 선교적 활동이 약화했다”고 평가하고, “교회의 선교적 주체성이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교회의 구성원인 평신도들의 재능과 헌신이 타문화권 선교를 위해 건강하게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신도 선교 자원 동원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성도들의 은사, 실력, 전문성 등이 선교적으로 쓰임받도록 하는 것이다.
평신도들의 선교 동력을 살리기 위해 지난 10월 14일 평촌 새중앙교회에서는 12개 교단(합동, 통합, 기감, 기성, 기침, 예성, 백석, 백석대신, 합신, 고신, 기장, 한국독립선교단체연합회) 소속 교회 및 교단선교부 임원들로 구성된 관계자 50여 명이 ‘평신도 선교자원 동원 운동’(Mission Minded Christian)을 위한 모임을 가졌다.
KWMA는 “이 모임에서는 구체적인 평신도 선교자원 동원의 방안과 실제적인 사례들을 제안하면서, 이를 중요한 한국교회의 선교운동으로 발전시키기로 하고 향후 적극적인 동역을 다짐했다”면서 “내년에도 각 교단 리더십과 계속 소통과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선교단체가 전략적으로 선교하고 교회는 후원하는 형식이 아니라, 성도들이 선교의 주체, 교회가 선교의 주체가 되면 좋겠다고 하여 이 운동을 시작한다”며 “10개 과로 된 오리엔테이션 교재를 2022년 2월까지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 운동의 실질적 헤드쿼터도 평신도들로 구성돼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크리스천 발런티어 컴퍼니’(Christian Volunteer Company)를 만들어 평신도들의 은사, 재능, 기술 등의 자원을 타문화권에서 필요한 지역에 연결하는 등 평신도, 교회 중심의 실질적인 선교 운동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②코로나를 계기로 바뀐 ‘선교사’에 대한 개념
KWMA는 “기존의 전통적인 ‘선교사’ 개념은 ‘선교지에 부름 받아 나선 선교사들은 선교지에 뼈를 묻으러 간다’는 개념으로, 선교를 위해 죽음도 불사른다는 정서가 보편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많은 선교사의 응급상황에 따른 귀국과 에어 앰뷸런스 등 고비용 지출 상황 발생, 선교사들의 순직이 이어지면서 한국교회 내 선교사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KWMA는 “선교사들이 건강에 대한 적신호가 생기면 국내에 나와서 먼저 치료를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선교지에 복귀하여 사역해야 한다는 개념이 새롭게 형성된 한 해였다”고 말했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저희 선배들과 저희 때는 선교지에 갈 때 ‘다시는 한국에 돌아올 일이 없으니 나를 장사지낸다고 생각하고 장례예배 때 부의금을 주지 말고 선교헌금을 해 달라’고 했었다”며 “지금은 한국교회가 먼저 선교사를 살리기 위해 한국에 불러들이는 등 개념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③선교사 위기관리 복지기금을 위한 교회 부담금 결의
KWMA는 “감리교세계선교협의회는 2021년 입법의회에서 선교사 위기관리를 위한 복지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 교회가 예산의 0.3%를 2년간 부담하는 입법안을 결정했다”며 “이 법안을 기초로 모일 예상 기금 45억 원을 코로나 및 다양한 위기를 당하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사용하기로 결의했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KWMA는 “그동안 각 교단 및 선교단체에서 ‘선교사 위기관리기금’에 대한 필요와 요청으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이번 감리교의 교단 소속 교회 전체가 ‘선교사 위기관리 기금’을 법제화하여, 제도적 ‘선교사 위기관리기금’을 조성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행보였다”고 평가했다.
④순직선교사 유족을 위한 장례 시설 지원(선교사 납골당과 선교사 묘원)
KWMA는 코로나로 순직하는 선교사들이 급증하고 선교사 부모의 장례가 늘어나자 성도가 소유한 장묘 시설들에 협조를 요청하여, 지난 8월 ‘선교사 납골당’(충남 서대산추모공원)과 12월 ‘선교사 묘원’(경남 창원공원묘원) 사용을 허락받았다. 또 국내외 타문화권 선교사, MK, 선교사 부모들까지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협약식을 맺었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서대산추모공원은 납골당 480기를 기증받았고, 창원공원묘원도 선교사묘원으로 이미 자리 잡은 곳”이라며 “현재 서대산추모공원에는 10가정, 창원공원묘원에는 5가정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⑤GMS 첫 필리핀 지역선교부 분권(행정·인사·재정 자치 결의)
KWMA는 GMS(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가 필리핀 지역선교부에 행정 자치를 위임하기로 결의한 것을 올해 주요 이슈로 꼽았다. GMS는 1977년부터 필리핀 선교를 시작하여 현재 6개 지부에 99유닛, 187명의 선교사가 활동 중이다.
KWMA는 “2009년 이전부터 지역선교부가 기능적으로 사역하도록 노력해 왔으나 현장을 잘 이해하기 어려운 ‘본부’와 본부 선교행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 ‘지역선교부’의 한계 때문에 현장 구조가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지역선교부로서 모양은 갖추어졌지만, ‘구슬 서 말이 꿰어지지 않은’ 현재의 상태에서 지난 12월 GMS 본부는 기존 ‘필리핀 지역선교부’가 행정, 인사, 재정, 배치 등을 기능적으로 결정하도록 현장 선교구조에 위임하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GMS가 교단 선교부 중 처음으로 현장에 선교본부를 두어 시니어 선교사들이 전략적 책임을 갖게 한 것”이라고 했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그동안 선교 행정 구조는 있지만 사역과 케어를 위한 구조가 선교 현장에 없어서 힘들었다”며 “한국의 선교 본부 개념이 현지로 넘어가는 것이니 획기적인 일로, 아주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⑥의료용 산소발생기 보내기 ‘숨 프로젝트’
KWMA는 코로나로 인한 선교지 의료시설 붕괴에 따른 선교사 응급상황을 돕기 위한 자구책으로 ‘의료용 산소발생기 보내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KWMA는 한국교단선교실무대표자회의, KIMNET, 한국위기관리재단, 한국교회봉사단, 국민일보, CTS, 미션펀드, 온라인 모금 플랫폼 ‘체리’, KWMF와 연대하여 9월 16일 협약식을 맺고, 추수감사주일과 성탄절을 전후하여 특별 모금을 진행 중이다. KWMA는 “현장 선교사들의 안전을 위한 네트워크 채널을 산소발생기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이를 선교사만이 아닌 현지 한인교회 및 한인과 현지인들에게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교단 파송 선교사들은 교단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작은 선교단체나 개 교회 단위 파송 선교사들은 이런 혜택이 가지 않기 때문에 9개 단체와 연합해 한국교회 안에서 모금하여 선교 현장에 산소발생기를 보내자는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강 사무총장은 “현재 약속된 것까지 포함해 연말까지 2억 원 정도 모금될 예정”이라며 “2억 5천만 원 정도 모금되면 1백 몇십 대의 산소발생기를 보낼 수 있는데,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선교현장에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⑦KWMA의 선교계 이슈에 대한 공동 대응
KWMA는 “코로나 시대라는 특별한 환경들로 그동안 걸어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걷게 됐고, 이를 위한 기준과 협의가 매우 중요한 이슈였다”며 “주요 선교적 이슈에 대해 KWMA가 선교협의체로서 기능과 역할이 많았던 해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주요 이슈로는 △미얀마 군사 쿠데타로 인한 선교사 위기에 따른 대응 △아프간 특별기여자 △코로나 백신 접종 및 의료용 산소발생기 보내기 등을 꼽았다.
KWMA는 지난 4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미얀마 선교사들의 안전을 위해 기자회견을 열고 ‘선교사 일시 미얀마 출국’을 권고했다. 5월에는 미얀마를 위한 기도회를 한국교회봉사단과 함께 개최했다. 또 미얀마 현지 선교회에 위기기금을 전달하고, KWMA 회원단체가 힘을 모아 일시 귀국하는 미얀마 선교사들을 돕도록 권고했다.
지난 8월에는 탈레반의 아프간 재점령으로 긴급 대피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391명의 한국 정착과 관련해 한국교회 여론이 분열되는 것을 우려해 KWMA가 전체 선교계 의견을 종합하여 “아프간 특별기여자를 도와야 된다”고 말했다. 또 범교단적으로 ‘한국교회 아프간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진천 및 여수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는 아프간 특별기여자를 돕고, 이들의 한국사회 정착을 돕는 한국인 섬김이들을 대상으로 한 매뉴얼 제작, 아프간 특별기여자 취업 지원 등을 협의하여 진행하고 있다.
KWMA는 “코로나19 관련 위기 대응에서도 주요 이슈에 대해 KWMA 회원단체들과 중요 정보를 공유하고, 연합과 연대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지난 10월에는 선교지 국제 재난에 대한 한국교회봉사단과의 긴밀한 협력(MOU), 한국교회총연합회와의 MOU를 체결하고,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와의 만남을 통한 선교적 협의를 구체화하였다”고 말했다. 또 “주요 선교 이슈에 대한 청와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재외동포재단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 왔다”고 덧붙였다.
KWMA는 “회원단체, 법인이사회, 운영이사회, 정책위원들과의 잦은 만남과 소통을 통해 선교적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 가는 장들이 기반이 되어 한국교회 주요 선교 이슈에 대해 발 빠르게 협의와 소통의 시스템들을 구축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특히 아프간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지 120페이지 정도의 매뉴얼을 이슬람 학자, 이슬람 사역자, 아프간 사역자, 아프간인 기독교인까지 포함해 만들고 있다”며 “책이 나오면 교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뉴얼 작업에 참여 중인 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 정용구 목사는 “아프간 사람들의 종교, 문화, 생활 습관 등을 기록하여 이들이 취업이나 정착 시 주변 한국인들이 이들을 잘 돕기 위해 제작하고 있다”이며 “아프간 사람들이 사회 배치가 되면 교육 교재를 만드신 분들을 중심으로 교육팀을 만들어 교회와 지방을 순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⑧코로나 위기 대응 시스템 구축
KWMA는 “2021년 12월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순직한 선교사는 36명이고, 응급 상태로 에어 앰뷸런스를 이용한 사례는 17건으로 파악됐다”며 “이 가운데 순직한 선교사들의 유족을 위한 위로와 종합적인 코로나19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 예로 KWMA 회원단체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현장 선교사들에게 의료용 산소발생기를 보내고, 선교지 원격 의료 상담과 자가격리 숙소 지원, 선교사 장례 지원, 소천 선교사 유족 지원 등의 협력 네트워크들이 구축되어 회원단체와 선교사들에게 공유되고 있다고 했다.
⑨이주민 선교를 위한 ‘디아스포라 신문’ 창간
현장 선교사들 가운데 코로나 확산으로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가지 못하거나, 철수하여 국내 이주민 사역을 담당하는 사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국제디아스포라선교센터와 위디국제선교회는 지난 7월 첫째 주에 이주민 선교를 위한 전문 정보와 소식을 제공하는 허브 및 국내 이주민선교와 해외 디아스포라와 관련한 선교전략 플랫폼의 역할을 감당하는 ‘디아스포라 신문’을 창간했다.
KWMA는 “매월 24면 분량으로 발간하고, 인터넷(www.diasporanews.kr)을 통해 매일 새로운 정보를 싣고 있다”며 “이주민 선교의 주요 정보와 현황, 전국 교회와 사역 단체의 생생한 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전 세계 선교하는 100여 개 나라 가운데 다문화 선교를 전략적으로 하는 나라는 현재 한국이 제일 잘한다고 한다”며 “이주민 사역을 잘하기 위해 이주민 신문을 발행하게 됐는데, 전 세계에서 한국이 제일 먼저 이러한 신문을 발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월 평창에서 열린 이주민 선교로의 사역전환 포럼(KWMA 2021 평창포럼)도 소개했다.
⑩‘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
코로나19 확산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선교사들은 코로나 감염의 위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교지로 복귀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국내 여건은 백신 접종이 쉽지 않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선교지로 복귀하는 선교사들을 위해 미국에 와서 백신을 맞도록 돕는 세이프 미션 프로젝트가 구상됐다. 이 프로젝트는 미주 한인교회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구체화는 한국교회와 미주 한인교회들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KWMA는 “미국에서의 백신 접종을 위한 선교사의 항공비와 체류비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교회와 미주 한인교회들이 모금을 하여 항공권 및 숙식비의 일부를 지원했다”며 “공항 이동부터 백신 접종과 후속 조치까지 물심양면으로 선교사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6월부터 시작되어 72가정 150명 선교사가 참여했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미국 모금 15만 불, 한국 모금 1억 7천만 원, 합하여 약 3억 2,500만 원 정도를 모아 150명의 선교사에게 백신을 놓아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사랑재단이 KWMA에 5천만 원을 헌금하여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 시 예산을 세워서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강대흥 사무총장은 “내년 1월 20일 한우리교회에서 10개 교단 선교부 이사장, 총무가 모여 국내 선교사의 이주민 선교 전환을 등을 논의하고, 작은 교단을 위한 이주민 선교 매뉴얼을 만들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KWMA 정관 개정건과 관련해서는 “내년 1월 24일 KWMA 총회 때 정관을 개정하게 된다”며 “8번에 걸쳐 정관개정안을 만들고, 공청회를 거쳐 결정하고 임시법인이사회에서 의논하고 지난주 법인이사회에서 다시 한번 컨펌하여 총회에 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