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살겠다"… 자영업자들 광화문 '총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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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주 등서 상경… 수백 명 결집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정부 방역지침에 반발한 자영업자단체 총궐기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사유재산을 나라에서 마음대로 열어라 닫아라 하는 게 말이 되나. 더 이상 못 살겠어서 나왔다."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김모(40)씨가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 김씨는 집회를 위해 전날 전남 광주에서 KTX를 타고 상경했다. 그는 "저희 매장은 아홉 시까지 문을 닫아야 하는데 문 열지 말라는 소리랑 똑같다. 매출이 9분의 1로 줄었다"고 한탄했다.

22일 정부의 고강도 방역지침에 항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서울 광화문으로 결집했다.

이날 오후 2시가 넘은 시각 집회 전부터 자영업자들은 광화문시민열린마당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이들은 추위를 대비해 핫팩 등을 나누며 간이방석을 깔고 바닥에 자리했다.

부산에서 풋살경기장을 운영한다는 송재화(65)씨는 "정책이 일관성 없고 오락가락해서 열이 받는다"며 "부산에 생활체육시설 운영하는 분들 영업제한으로 부도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빚으로 넘어지는 상황이라 가슴이 아프다"라고 호소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동욱(40)씨는 "손실보상 해준다고 해서 월세 한 달 치라도 해줄 줄 알았는데 나온 걸 보니까 고작 1만6000원이었다. 고정 지출액만 150만원인데 말이 되냐"라며 한탄했다.

이어 "위드코로나에 연말이라 좁혔던 자리도 넓히고 공간 마련했는데 뜬금없이 다시 제한한다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며 "하루 매상 다 포기하고 왔다. 그게 다 빚인데 감수하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정부 방역지침에 반발한 자영업자단체 총궐기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참가인원 등록과 자리 배치 절차 등으로 집회는 오후 3시15분께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경찰 펜스로 둘러싸인 집회 장소엔 방역지침에 따라 299명이 모였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대회사에서 "소상공인 빚이 올해 9월 900조로 작년보다 150조원 넘게 늘었다"며 "폐업자가 늘고 견디다 못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발언했다.

또 "지원을 받아도 시원찮은데 백신패스로 인한 처벌 조항만 늘고 있다"며 "저희가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정부에 5대 요구안으로 ▲방역패스 철회 ▲영업제한 철폐 ▲소상공인 지원금 대폭 확대 ▲손실보상법 시행령 즉각 개정 ▲5인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철회 내세웠다.

이날 참가자들은 "자영업자 생존권을 보장하라" "소상공인 다 죽는다 영업제한 철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는 오후 5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됐고, 단체장 등 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일부 정치인도 격려 차 집회 현장을 찾았다.

한편 인원 초과로 펜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자영업자 수십 명이 경찰에 길을 열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펜스 밖에서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17개 부대를 투입해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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