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교수(AEU 미성대 총장)의 신간 <온라인 사역 혁명: Re-Connect>가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교회는 사역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집필됐다. 또한 그는 현시점과 포스트 코로나 목회에 대한 연구와 생각을 담아냈다. 이 교수와 서면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그 일문일답.
Q. 이 책을 쓰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후 교회는 큰 충격과 함께 새로운 사역 변화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 중심에 온라인 사역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교회가 어쩔 수 없는 상황 변화로 인해 온라인 사역을 시작했기 때문에 철학이나 방향성, 모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교회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이미 10~15년 전부터 시대 변화를 읽고 온라인 교회 혹은 온라인 사역을 시작한 교회들이 있었지요. 팬데믹 기간 동안 이 교회들은 엄청난 열매를 거두었고 많은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러한 모델 연구를 통해 한국교회가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온라인 사역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교회들을 연구하고 이것들을 묶어 책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Q. 온라인 사역에서 핵심적인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온라인 사역의 핵심 포인트는 사역 공간의 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온라인 사역을 온라인 예배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저는 이것이 가장 큰 잘못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현시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바로 온라인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삶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졌습니다. 온라인은 일종의 취미생활을 하기 위한 장소였지요. 그렇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이 시대는 취미뿐 아니라 일, 학업, 인간관계, 자기 개발 등 모든 것들이 온라인에서 이뤄집니다. 삶의 공간 뿐 아니라 사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당연히 이곳에서도 사역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측면에서 온라인은 일차적으로 성도들을 위한 신앙 성장과 성숙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고 나아가 비신자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고 신앙의 여정을 걸을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어떻게 온라인을 활용해 복음을 전하고 신앙 공동체에 속해 신앙 성장과 성숙을 이루며, 나아가 그리스도의 백성으로서 사명자의 삶을 살 수 있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번 책이 바로 그러한 내용을 다뤘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교회들이 어떻게 온라인에서 접촉점을 만들어 내고 복음을 전하며 나아가 신앙 성장과 성숙을 이룰 수 있게 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Q. 온라인 사역의 핵심부에는 무엇이 자리 잡고 있나요?
A. 온라인 사역의 핵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바로 ‘선교’입니다. 책에서 계속 강조하였지만, 온라인 사역은 그 공간을 ‘선교지’로 볼 수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판가름이 납니다. 많은 사람이 이 시대는 복음을 전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회심 성장 또한 멈춘 지 오래되었습니다. 교회가 복음을 전하지 않고 선교를 멈춘다면, 그곳은 가장 중요한 존재론적 목적을 상실한 모임이 되고 말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가 그렇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은 선교적 기회를 교회에 제공합니다. 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복음이 노출될 수 있고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국가와 언어, 종교와 신념의 장벽을 넘어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은 가장 세속적 장소이면서 동시에 복음 전달의 기회가 가장 활짝 열린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이 시대에 우리가 뭘 해야 할지 분명해 지지 않습니까? 그 공간을 활용해야 합니다. 이 기회를 붙잡아야 합니다. 따라서 온라인 사역을 단지 예배 송출의 기술로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사역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개 교회에 주어진 특별한 소명과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창의적으로 사역을 감당해야 합니다. 온라인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서 살아내는 사람들과 교회 공동체가 많아져야 합니다.
Q. 온라인 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들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책에서는 7개의 모델을 다뤘습니다.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유명한 새들백 처치(Saddleback Church)는 온라인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 그리고 어떻게 온라인으로 복음을 접한 사람들이 성장과 성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모델이 됩니다.
라이프 처치(Life.Church)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교회라 할 수 있지요. 30개 이상의 멀티 사이트 캠퍼스로도 유명하고요. 그렇지만, 그들은 이미 15년 전에 온라인 사역의 중요성을 알고 교회 이름을 ‘라이프 닷 처치(Life.Church)’로 바꾸었습니다. 모든 체질을 온라인화한 것이죠. 특별히 이 교회는 온라인 예배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플랫폼을 사용해 접속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예배 이후 이들을 신앙 공동체로 이끌고 성장과 성숙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형성했습니다. 이렇게 얻어진 노하우를 다른 교회들을 돕기 위해 활용합니다. 특별히 모든 교회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교회 플랫폼과 전 세계 거의 모든 성경 버전을 디지털화해서 한 곳에 모아 놓은 유버전(YouVersion)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이들은 자기 교회에서 만든 모든 디지털 콘텐츠를 무료로 나눕니다. 성인 자료 뿐 아니라 청소년과 어린이 사역, 각종 매뉴얼과 소그룹 교재 등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지요. 그야말로 온라인 생태계 형성에 엄청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죠.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을 선교하기 위해 교회를 모바일 앱으로 옮겨 놓은 처치홈(Churchome)의 경우도 놀랍습니다. 앱을 통해 말씀과 기도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상상을 해 보셨나요? 그것도 전 세계 사람을 대상으로 말이죠. 이 교회는 바로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앱을 통해 기도제목을 나누고 중보기도하며,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모델을 보여 줍니다. 당연히 젊은 층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수많은 사람이 영적 도움을 받습니다.
이 외에도 SNS 통해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엘리베이션 처치(Elevation Church)의 모델도 굉장히 신선합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 사역을 하는 모델도 있고, 작은 신앙 공동체들이 네트워크를 이루며 능동적으로 사역을 감당하는 프레쉬 익스프레션스(Fresh Expressions) 모델도 꼭 참조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온라인 사역을 도울 수 있는 플랫폼으로 라잇나우 미디어(RightNow Media)도 연구했습니다. 온라인 사역을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미디어 콘텐츠인데, 이곳에 가면 누구든지 자유롭게 세계 최고의 자료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를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다면, 작은 교회들도 얼마든지 온라인 사역을 풍성하게 할 수 있습니다.
Q. 포스트 코로나에도 온라인 사역이 병행되어야 할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A. 책을 시작할 때 던졌던 물음이 ‘온라인 사역은 지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교회가 온라인 사역을 오프라인 사역의 일시적 대용품으로 여기고 있으므로 이러한 질문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현시대와 다가올 미래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온라인 사역은 선택의 여지가 아닌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사역임이 분명합니다. 코넥서스 처치(Connexus Church)의 설립자인 캐리 니우호프는 미래 교회를 위해서는 스텝의 50% 이상이 온라인 사역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온라인은 중요하고 그 중요성은 더 확장될 것입니다. 온라인 사역은 선택이 아닙니다. 주님의 지상명령을 이루기 위한 열정을 가진 성도와 교회라면 더 깊이 고민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온라인 사역을 강조한다고 해서, 오프라인 사역을 가볍게 여기거나 분리시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책에서 밝혔듯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연결된 사역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피지털 처치(Phygital Church)’라는 말로 표현했는데, 오프라인을 의미하는 ‘피지컬(physical)’과 온라인을 의미하는 ‘디지털(digital)’이 합성이 된 피지털 처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요즘 표현으로 하이브리드 처치나 올라인 처치 등의 의미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모쪼록 이 책이 많이 읽혀졌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먼저는 우리의 사고가 확장되어 새롭고 신선한 사역적 상상력이 발생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우리 교회에 맞는 사역을 찾고, 복음을 온라인상에서 전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들과 연결되어 주님을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이 주께 돌아오는 영적 부흥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이 그런 운동의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소개
저자 이상훈 교수는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호주에서 성경 교육과 선교 훈련을, 미국 풀러선교대학원에서 선교학 과정을 마쳤다. 현재 미국 America Evangelical University(미성대) 총장, 풀러선교대학원 한국학부 겸임 교수 MiCA(Missional Church Aliance) 대표 디렉터, 글로벌 워십 미니스트리 이사 등을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폼처치>, <처치시프트>, <리싱크처치>, <리뉴처치>가 있으며 공저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교회의 미래>, <뉴노멀 시대, 교회의 위대한 모험>, <선교적 교회론과 한국교회>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