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살해 위협 받는 아프간 기독교인 200명 수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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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현지 인권변호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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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인권변호사가 총리에게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 약 2백여명이 그 곳을 탈출할 수 있는 길을 긴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폴 다이아몬드 변호사는 “아프간 기독교인들이 탈레반 통치 아래 ‘죽음의 위협’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접촉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탈레반이 카불공항을 장악하기 전 마지막 날 긴급 공수 과정에서 도망칠 수 없었던 개종자들이다.

다이아몬드 변호사는 “그들을 비행기에 태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방군이 철수하기 전 마지막 며칠 간 혼란스러움으로 인해 어떤 경우에는 기독교인들을 통과시킬 수 있는 개별 미군 병사들과의 개인적인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다”라고 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기독교인 수천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은 숨어 지내고 있으며 수십여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상 이유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아프가니스탄인 동료에 따르면 “기독교인들이 연합군 통치 하에서 비교적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라며 “탈레반은 샤리아법을 엄격하게 지키므로 (기독교인들은) 죽음의 위험에 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슬람에서 개종한 사람들은 ‘배교자’ 혹은 ‘이슬람 국가에 대한 배신자’로 간주되어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따라서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살고 있는 모든 개종한 기독교인들은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떠나고 싶어한다”라고 했다.

이어 “미 행정부가 정한 혼란스럽고 정치적인 철수 날짜로 인해 일이 바빠졌다. 영국 대사관도 미국 대사관도 신앙인들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했다”라며 “우선순위는 미국과 영국 시민, 그리고 통역자들이었다. 신앙인들은 가장 마지막 차례였다. 심지어 고양이와 개가 먼저였다”라고 했다.

그는 “현지를 떠나기 원하는 이슬람교도들을 위해 파키스탄이나 다른 인근 국가들도 기꺼이 일부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어떤 나라도 기독교인들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을 죽게 내버려둔다”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변호사는 “신앙인들의 진정한 필요에 대한 이해와 의지 부족으로 인해 기독교인들이 영국의 아프간 시민 재정착 계획에서 자리를 놓치게 될까봐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위기에 처한 현지 기독교인들과 매일 연락을 주고받고 있으며 모두 떠나고 싶어한다”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앙인들의 고유한 필요를 인식하고 그들의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NGO와 교회의 승인을 통해 신속하면서도 안전한 방식으로 신청서를 처리할 수 있는 영국 (재정착 계획) 내 특별부서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영국군(연합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평화롭게 생활하고 종교를 실천할 수 있도록 행사했기 때문에 영국은 현지 기독교인들에게 보살핌의 의무를 지고 있다. 철수 후 그들의 생명은 매일 위험에 처해 있다”라며 “현재 이민법에는 그들을 여기에 오게 하기 위해 적용할 규정이 없다. 성탄절까지 헌신적인 신앙 담당 부서를 신설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도의적으로 우리는 그들을 포기할 수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