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과 관련된 고난의 문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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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는 소기천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예수말씀연구소 소장)의 논문 ‘이혼과 관련된 고난의 문제에 대한 개혁신앙적 이해에 관한 연구’를 연재했습니다.

V. 나오는 말

소기천 교수

지금까지 구약과 신약, 그리고 유대교의 탈무드를 통해 이혼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본 결과,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항은 이혼은 결코 장려되거나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혼한 여자가 또 다른 남자와 재혼하는 일도 역시 권장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구약의 경우에는 성적인 범죄와 더불어 이혼은 불순종과 죄로 해석되고 있다. 왜냐하면 결혼은 하나님이 정하신 거룩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신약의 경우에 예수께서는 더욱 보수적인 견해를 취하지만, 인간의 완악함과 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불가피하게 요청되는 상황 때문에 이혼을 허용하는 경우들이 발생하였음을 덧붙인다. 바울은 예수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이혼 문제와 관련된 당시 교회의 정황을 선교적 차원에서 접근한다. 즉, 결혼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거룩한 제도이므로 부부가 간음죄를 범하지 말고 사랑과 화평 가운데서 거룩한 생활을 하되, 불신자인 배우자와의 관계에서는 그가 요구할 경우에 한해서 이혼을 허락하라고 권면한다. 그리고 이혼한 후에는 혼자 지내거나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데 힘쓰라고 권면한다.

구약과 신약의 메시지는 모두 근본적으로 이혼을 금하고 가정 제도를 거룩하게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이 성서를 근거로 한 이혼에 관한 개혁신앙의 근본적인 가르침이다. 이혼을 허용한 경우는 소극적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반면에, 탈무드에서는 이혼에 대해 더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탈무드에서는 음행한 연고 외에도 남편이 성교불능자이거나 혹은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배우자의 도덕적․성격적 결점이 있다면, 충분한 이혼 사유가 된다. 이러한 이혼 확대 범주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해진 삶의 자리와 인간의 완악함이 심해짐으로 말미암아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세상적인 이유로 이혼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나도 많다. 당대의 상황에서 바울이 이혼의 사유로 유일하게 거론하고 있는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신자와 불신자 사이의 신앙적인 이유로 이혼문제가 제기 될 때에만 가능하다고 아주 소극적으로 이혼을 허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혼하는 사람이 여러 가지 이유를 대고서 자신의 이혼을 합법화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바울의 가르침은 너무나도 준엄하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근거한 이혼인가? 더구나 그리스도인의 실존에 합당한 이혼인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이혼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에 근거한 바울의 교훈이다.

시대가 변천하면서 오늘날의 교회는 성도들의 이혼 문제를 등한시할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초기 교회 당시의 상황과 가르침에만 의존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들 아래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학적으로 이혼을 기능 이론의 관점에서 바라보느냐 혹은 갈등 이론의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의 차이가 있지만, 어느 관점에서 보든지 분명한 것은 이혼이 당사자와 그의 가족, 특히 자녀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부정적인 영향 가운데 중요한 것은 정서적 문제이다. 오늘날의 교회는 이와 같은 현실을 인정하고 이혼을 예방하는 차원과 이혼으로 인해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이중적인 과제를 떠맡게 되었다. 특별히 전자와 관련하여 교회는 이혼에 관한 성서에 근거한 개혁신앙적 가르침이 올바르게 성도들에게 전달되고 인식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결혼 역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부름 받은 삶의 모습 가운데 하나이므로 그 소명감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성도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 (끝)

소기천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예수말씀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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