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기도] 불행한 여인이 아닙니다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가브리엘은 마리아를 향해서 은혜를 받은 자라고 인사를 합니다. 마리아는 놀랐습니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마리아는 아직 어리고 평범한 소녀였지만 존엄한 이로 받는 인사를 들을만합니다.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천사가 전하는 말에 마리아는 대답합니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눅 1:38)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천사가 전하는 말씀대로 자신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랬습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며 그리스도로 믿은 이 순전한 신앙고백을 저도 간직하고 싶습니다.

말씀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저희도 같은 기도를 드립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하나님의 말씀이 저 자신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합니다. “나 주의 종이오니 뜻대로 하소서. 나 이 몸 주께 맡겨 그 말씀 따르리.” 마리아는 이미 자신을 종이라고 말했습니다. 종은 주인에게 순종할 뿐입니다. 이의가 없습니다. 주인은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며, 그의 능력은 지극히 선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순종합니다. 뒤에 마리아를 보십시오. 아들이 죽습니다. 이게 하나님의 능력이며, 선한 일인지 저로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저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온갖 불행한 일, 아픈 일들이 저만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이때도 순종하게 하옵소서.

하나님을 진실하게 경험한 마리아는 자기 존재 전체를 불꽃처럼 감싸는 힘을 느꼈을 겁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묘사합니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우리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운명 앞에서도 하나님이 선하신 뜻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옵소서. 세상의 삶이 너무도 치열해서 그러한 일들이 자주 있습니다. 마리아는 참혹한 운명의 여인이었습니다. 미혼모라는 말을 들었고, 또 아들을 먼저 보내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한 여인이 아닙니다. 가장 복된 여인이며 최고의 은혜를 받은 어머니입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97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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