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기도] 메시아의 탄생을 기다려왔지만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 이삭의 아내 리브가, 야곱의 아내 라헬, 삼손의 이름 없는 어머니,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와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에게까지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 임신하지 못하는 여인들에 대한 자비로서 실제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주님을 찬양합니다. 그러나 마리아에게 수태고지는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한 소식이었습니다. 남자를 모르는 마리아가 임신했다는 것은 실로 두렵고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마리아의 마음이 어떤 상태에 있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정말 그렇습니까.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도 그런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늙은 자기 현실의 불가능 때문이었습니다. “정혼한 처녀에게 주 천사 나타나 두려워하지 말라. 참 기쁜 소식을 온 세상 사람에게 나 전파 하노라.” 마리아는 성령이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를 감싸 주신 것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누구의 아기인지도 모르는 아기를 임신한 결과가 가져올 위험이었습니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하나님의 능력을 믿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마리아는 두려운 현실 앞에 순종했습니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눅1:38) 하나님의 능력은 하나님께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것을 믿는 이들에게 현실이 됩니다.

누구도 기대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당신의 일을 이루기 위하여 작고 초라한 저를 택하신 일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권능을 입증합니다. 메시아의 탄생을 기다려왔지만, 그 누가 메시아가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이름 없는 목수, 약혼녀의 몸을 빌려 태어난다고 상상할 수 있었습니까! 숨겨져 있는 하나님의 구원. 오직 믿는 사람에게만 보입니다. 하나님 구원의 비밀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메시아의 탄생을 보는 사람에게만 드러납니다. 관습에서 오는 차별로 고통받은 엘리사벳, 제도를 넘어섰기에 목숨이 위협받는 두려움에서도 순종하는 오늘의 마리아는 어디에 있습니까? 숨겨진 하나님 구원의 계획을 저로 실현케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97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연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