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주차장에서 노숙자들을 위해 예배를 드린 영국의 목회자가 1만6천 파운드(약 2억 5천만원) 벌금을 부과한 경찰을 상대로 승소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노팅엄치안법원은 9일(현지시각) 체즈 다이어(47) 목사에 대한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또 정부가 그녀의 변호사 비용을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다이어 목사는 “소송이 기각되어 안도했다. 우리는 당시 가장 취약한 이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우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이 있었고, 일부는 우리가 그들의 자살을 막았다고 말해주었다”며 “사람들은 고통받고 있었고, 우리를 필요로 했다. 우리는 영적인 의사들이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했다. 이것이 바로 교회가 하는 일이고,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나는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 재정의 여력이 제한된 교회인데, 노숙자들을 도와 준다는 이유로 이 정도의 벌금을 물어야 할 매우 처참한 처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이야기가 기독교의 노방 전도 사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이어 목사는 지난 2월 노팅엄에서 ‘거리 위의 교회’ 예배를 드린 이유로 벌금을 물게 됐다.
거리위의교회는 30여 명의 노숙자들과 함께하며, 매주일 야외 주차장에서 예배를 드리고 교제한 후 따뜻한 음식을 나눈다. 다이어 목사와 사역자들은 정부의 지침을 준수하며, 노숙자와 배고픈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 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다이어 목사가 ‘불법 집회’를 열였다며 1만 파운드(약 1,57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후 벌금은 16,000파운드(약 2억 5천 만원)로 증액됐다.
다이어 목사의 변호를 맡았던 기독교법률센터(CLC) 안드레아 윌리엄스 대표는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상식적인 결과가 나왔고, 막대한 벌금을 물지 않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녀는 “이 기독교 사역은 봉쇄 기간, 지역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을 물질적·정서적·영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경찰이 어떻게 진압용 밴을 타고 와서 그들을 쫓아낼 수 있는가? 교회와 사역이 최종적인 희망이라고 할 때, 이를 봉쇄하는 것은 국가의 지나친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사건이 기독교 사역이 우리 지역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기독교 사역이 어떻게 보호받고 지원받고 격려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정부와 경찰에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