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전쟁(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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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입법 전쟁

이태희 목사

차별금지법안을 반대한다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한다. “어떻게 차별을 금지하자는데 반대를 하십니까?”라며 따진다. 제가 차별금지법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는 이미 근로기준법, 고용정책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등과 같은 많은 법안에서 이미 성별이나 인종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차별금지법안을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장 ‘타락한 단어’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인권‘이란 단어를 꼽을 것이다. ‘인권’이란 단어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특정 계층이나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남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단어 중에 하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동성애자 인권’이다. 동성애자들은 우리 사회의 여러 제도가 자신들의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소는 헌법 36조 1항을 근거로 “혼인은 1남 1녀의 정신적 육체적 결합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동성애자들은 이 같은 혼인제도가 동성애자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차별적인 제도라고 주장한다. 만일 그와 같은 혼인법이 동성애자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차별적인 제도라면, 유부남 유부녀의 외도를 막기 위해 만든 간통죄 역시 유부남과 유부녀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차별적인 제도란 말인가?

간통죄가 기혼자들을 차별하는 제도가 아닌 것처럼,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혼인제도는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제도가 아니다. 개인의 사랑과 행복을 절대적인 가치로 삼고 그것을 제한하는 모든 법률적 제한을 ‘차별적인 제도’로 간주하게 된다면 이 세상에는 안 될 일도 없고 못할 일도 없어지게 된다. 한 마디로 무법천지가 되는 것이다.

한 개인의 행복이 전부고 사랑이 전부라면,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간의 혼인을 금지할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과 동물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믿기 어렵겠지만, 서구 사회에서는 인간과 동물간의 결혼도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들의 논리는 아주 단순명쾌하다. “동성 간의 결혼은 허락하면서 왜 동물과의 결혼은 차별하는가?”

근친상간과 수간행위도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행복추구권’이라는 이름으로 허용할 수 있는가? 동성애자들의 인권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들의 인권이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존귀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그 사람의 피부색이나 성별, 출신국가나 종교, 성적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상관없이 존귀하다. 그러므로 그들을 차별하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고 그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은 지양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들의 인권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들의 모든 행동이 용인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백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것이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허용될 수 없는 일이고, 일반인들에게 허용되지 않는 것이 동성애자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허용될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인권’은 말 그대로 ‘인간의 권리’이지 ‘흑인의 권리’, 또는 ‘동성애자의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흑인의 권리’ 또는 ‘동성애자의 권리’를 주장할 때 ‘인권’이라는 단어는 타락하게 되고, 결국 그들이 요구하는 ‘인권’은 ‘특권’으로 변질 되고 만다.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자유와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 37조 2항에 따르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다”라고 그 한계를 분명히 못 박고 있다. 따라서 그들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동성애자이든 일반인이든 상관없이 그들의 자유와 권리가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에 위협을 가할 경우에는 법률로서 제한을 가하는 것이 마땅하며, 그와 같은 제한은 ‘차별’도 아니고 ‘인권침해’도 아니다.

동성애 문제는 인종이나 성별의 문제와 달리 ‘윤리판단적인 문제’인 동시에 공공질서와 복리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위험행동’이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에이즈감염자 수는 약 5배 증가하였고 신규 청소년 에이즈 감염자수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 주범은 단연 동성애다. 에이즈 감염자의 1인당 한 달 약값은 약 3백만원이고, 1년이면 3천6백만원, 1만명이면 연간 3천6백억원이 든다. (합병증 치료비, 입원비 제외) 2005년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 감염자 2천명을 기준으로 약 7천8백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든다고 발표했다. 이 금액을 현재의 감염자 약 1만명에 적용한다면 약 4조원의 사회적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모든 비용은 100% 국민세금으로 지원된다. 지금 같은 추세로 에이즈가 급증한다면 그 모든 재정적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와 우리 자녀들의 몫이 되는 것이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라면 동성애자가 에이즈에 걸릴 확률은 무려 200배다. 동성애자는 일반인에 비해 알콜 중독 비율이 2배 높고, 자살시도도 3배 더 높으며 평균 수명도 25-30년 더 짧다고 한다. 우리 청소년들의 삶이 동성애로 파괴되든 말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용인하고 지원해 주는 것이 진정으로 그들의 인권을 위한 일인가?

인권의 본래 의미는 그와 같은 것이 아니다. 인권이란, 미국 독립선언문(1776)이 천명하고 있는 바와 같이 “창조주로부터 양도받은 권리”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는데, 첫 째는 인간의 권리라 함은 창조주로부터 양도받은 권리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함부로 인권을 침해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둘째, 인권은 창조주로부터 양도받은 권리이기 때문에 창조주가 양도하지 않은 권리는 인권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권리란 것은 창조주가 인간에게 부여한, 허용한 범위 내에서 누릴 수 있는 제한적인 권리란 의미를 갖고 있다. 태초에 아담과 하와에게 선악과를 따 먹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던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동성애를 허용하신 일이 없다. 동성애가 인권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우리 사회는 이와 같은 “인권”의 개념을 인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모든 권리는 “창조주”가 아닌 “인간”으로부터 나온다. 자기가 자신에게 부여하는 권리, 즉 각자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할 수 있는 권리가 오늘날 “인권”의 개념이요, 그와 같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차별”의 개념이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차별금지법안은 바로 이와 같은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법이요, 그와 같은 인권을 위한 법이다.

현재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에서 정의하고 있는 “차별행위”에는 동성애자 집단이나 개인에 대한 존엄성을 해치거나 수치심, 모욕감, 두려움을 야기하는 행위를 포함하고 있다. 즉, 동성애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각자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할 수 있는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 차별적인 행위이며, 따라서 ”차별금지“라는 명목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차별금지법안은 결국, 동성애를 비판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역차별 법안이 될 수 밖에 없다.

차별금지법안이 통과된 미국에서는 이미 그와 같은 역차별 사례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오레곤 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는 동성결혼을 지지하지 않는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레즈비언 커플을 위한 결혼 케이크의 제작을 거부했다. 이 레즈비언 커플은 이 제과점을 차별행위로 고발하였고, 오레곤 주정부는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15만 달러가 넘는 벌금을 부과하여 이들을 파산으로 내몰았다. 또한 미국에서는 천주교 입양봉사단체들이 “동성커플들에게 아이를 입양 보내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정부로부터 폐쇄 명령을 받기도 했다. 최근 들어 미국 대법원에서 이와 같은 역차별적인 판결을 뒤집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서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송사 과정에서 그들이 겪어야만 했던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은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다. 차별금지법안이 통과되면 유치원을 시작으로 모든 학년에서 동성애와 성전환은 본인의 성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정상적인 것이라는 개념을 가르쳐 줘야 한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는 1학년(6세) 아이들을 대상으로는 사람의 성기에 대해, 3학년(8세)때는 동성연애와 성적 정체성(여성과 남성 대신 동성, 양성,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개념에 대해 배움)에 대해, 6학년 학생들에게는 자위행위의 즐거움을, 그리고 7학년 학생들에게는 여성의 성기를 통한 여성 간의 성행위 및 항문을 통한 남성간의 성행위를 가르친다. 특히 이같은 교육 커리큘럼에 대해 학교측은 학부모에게 사전 공지를 할 필요가 없으며 학부모가 자녀의 수업참여 여부를 결정할 권한도 허용되지 않는다. 또 토론토 교육청은 “성전환을 했거나 타고난 성(性)을 따르지 않는 학생들과 스탭들”은 자신의 성(性)을 증명할 필요없이 자신이 선택한 성에 따라 가장 편안한 화장실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지침을 내렸다.

이와 같은 차별금지법안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곳은 바로 교회다.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목회자들은 동성애에 반대하는 설교를 금지하는 시의 명령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 미국 크리스찬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휴스톤시 목회자들은 시의회로부터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는 설교를 해서는 안된다”는 강요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시 명령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법원으로부터 소환장이 발부됬으며, “동성애나 성 정체성의 문제에 대해 언급한 설교나 연설 내용 모두를 법원에 제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차별금지법안을 통한 동성애가 정상화된다는 것은 곧 성경이 비정상적인 책이 되는 것을 의미하며, 그와 같은 성경을 가르치는 교회와 목사는 비정상적인 집단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차별금지라는 이름으로 하나님 말씀에 재갈을 물리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계속)

이태희 목사(그안에진리교회 담임, 윌버포스크리스천스쿨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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