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 새로운 선교’를 주제로 2021 제20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한선지포)이 7일부터 9일까지 줌, 유튜브, 메타버스 등에서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매년 연말 교단선교부와 선교단체 리더십, 회원교회 목회자 및 선교 리더십 등을 초청해 그해 선교 현황과 이슈를 분석하고, 미래 선교 전망과 방향, 전략 등을 나누는 장으로 한선지포를 개최해 왔다. 올해는 140여 명의 선교 지도자가 참석해 ‘새로운 교회’ ‘새로운 일상’ ‘새로운 세대’라는 키워드 아래, 코로나19로 촉발된 새로운 세상에서 교회와 선교회가 어떻게 적응하고 변화하며 효과적으로 선교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새로운 교회’(New Ecclesia)를 주제로 열린 포럼 첫째 날에는 교회가 선교의 주체임을 강조하고, 교회와 선교단체, 선교사의 선교 동역 방안 등이 다뤄졌다. 개회예배에 이어 키노트 스피치에서 대회장 강대흥 목사(KWMA 사무총장)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고 있고 예측하기 어려운 선교적 환경을 만나게 되겠지만, 길을 만드시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길을 만들 수 있는 힘을 허락해주신 줄 생각한다”며 “이 포럼을 통해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선교 지평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충환 목사(합신총회 세계선교회 총무)의 사회로 진행된 발제 시간에 이병성 목사(전 인도 선교사, 하리교회)는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의 선교 상황 분석과 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도 예배 참석자의 감소가 교인의 감소로 이어지고, 재정도 줄어들었다”며 “그런데도 선교사들의 지원을 이어가는 교회가 있고, 여러 논의 과정을 통해 교회 정체성과 선교 본질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위기를 맞아 “한국교회는 위기대응 매뉴얼을 갖추고, 계속적인 선교 사역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선교사역을 위한 온라인·가상공간의 활용, 국내 선교사와 디아스포라 한인 선교자원 개발, 평신도 선교자원 동원운동, 범 교단적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더욱 구체적인 선교 전략 개발과 실천 노력을 요청했다.
김종구 선교사(빌리온선교회 대표, 선교타임즈 편집인)는 ‘COVID-19 중에 교회의 선교상에 관한 고찰’에서 교회와 선교의 패러다임 쉬프트와 교회의 선교 실천, 선교적 교회, 뉴노멀 시대 선교 전략 등을 다뤘다. 김 선교사는 “코로나가 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교회와 선교계는 이에 굴하지 않고 본질 회복과 함께 멈출 수 없는 선교에 대한 도전과 결심이 있다”고 말하고 “그것은 선교가 하나님의 일이며,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위임한 사역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 김 선교사(밴드 바나바스 대표)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선교 제안’(북미 선교지도자 관점에서)에서 “한국교회는 하나님께서 주신 온전한 한국다움(Koreanness)을 발견하고, 진지한 비판 없이는 서구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권면한다”며 “꼭 받아들여야 할 경우, 비판하고 평가하고 의문을 갖는 세심한 작업을 한 후에만 그렇게 해야 한다. 한국의 상황에 적합하게 추가적인 변경과 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자신학화를 위해 “상황(context)을 고려하는 신학을 추구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주요 주제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개인적으로나 한 민족으로서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석”이라며 “한국 신학을 추구할 때 이 이중적 관점을 함께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그는 “교회, 선교단체, 캠퍼스 단체 및 기타 기독교 단체가 제도화된 기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을 재고하고, 그보다는 건강하고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가 될 것을 제안한다”며 변화하는 시대에 유연성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정용구 선교사(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쇼에서는 김승학 목사(안동교회, 국제사랑재단 이사장), 홍문수 목사(신반포교회), 손윤탁 목사(남대문교회, 한국선교교육재단 이사장), 홍광표 목사(새생명태국인교회)가 이 시대 한국교회와 선교를 위한 통찰력 있는 제언을 공유했다.
김승학 목사는 ‘코로나 시대에 교회가 선교사에게 바라는 것들’을 통해 “선교사, 교단 세계선교부, 후원교회가 서로에 대한 소통이 필요하며, 위기 상황 속에서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며 “코로나 시대 선교사들을 위한 돌봄프로그램이 더 많이 개발되고 시행되어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며, 선교사들은 개인의 사역을 자료화하여 개인적 아카이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카이브는 갑작스러운 현장 철수 시 현지인 리더십 이양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오랜 세월 후원하고 협력한 교회도 선교사의 사역을 일목요연하게 보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교 후원 감소의 염려가 많은 상황에 대해 “후원받는 선교사들과 후원하는 교회가 긴밀한 대화를 통해 후원은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며 “교회가 좀 더 허리띠를 졸라매 복음에 빚진 자로서 선교사역이 계속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문수 목사는 ‘코로나 시대 선교의 새 지평’(선교 DNA 이식, 선교 동력 개발, 선교계의 협력을 통해)에서 “한국교회에 선교 DNA를 이식하기 위해 성경적 교회론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성경적 교회론의 핵심은 선교적 교회”라고 강조했다.
또 “선교 동력을 개발하기 위해 선교적 교회 플랜팅이 중요하다”며 “예루살렘교회의 장점을 세우면서 대안교회로서 선교적 교회로 우뚝 선 안디옥교회를 모델로 삼아, 교회의 인적, 영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여 선교에 집중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목회자는 선교마인드로 변화되고 선교적 성경읽기를 실천해야 하며, 교회의 모든 사역이 선교적 사역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했다.
홍 목사는 이뿐 아니라 “선교사, 지역교회, 선교단체가 협력하는 삼각동맹(Triangular Alliance Mission)으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며 “코로나 위기 시대 컴팩트해질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임팩트를 줄 수 있다. 그럴 때 한국교회는 선교의 새 지평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윤탁 목사는 ‘평신도 선교 동력화를 위한 제언’(한국선교교육재단의 활동과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후원교회와 성도들의 도움 없이는 원활한 선교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한국교회 전체의 선교 동력화를 위해서는 KWMA가 승강장(플랫폼)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예장통합 한국선교교육재단의 카이로스 훈련, 선교교육원, 내일세대선교위원회, 교재 편찬 사역을 소개하면서, 재단의 사역 경험이 모든 교단과 교회의 평신도 선교 훈련과 교육에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홍광표 목사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선교 완성을 위해 계획하신 새로운 교회’에 대해 “세계화 시대 이주민교회는 세계로 뻗어 나가는 세계선교의 주역이 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이땅에 와 있는 이주민들을 품고 세계 열방 선교회를 만들어나가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주민들을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계시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나님의 선교에 정확하게 동참할 수 있다”면서 “국내 이주민들을 가난하고 불쌍한 나그네로 바라보는 관점이 아니라, 열방의 제사장과 열방의 레위인으로 부름받아 하나님의 선교 완성을 위해 열방에 복음의 증인이 될 위대한 존재들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사야 66:18~21)”이라고 말했다.
홍 목사는 이주민 선교 역파송에 대한 관점에 대해서도 “그들이 그들의 나라로 돌아가 신앙생활을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들 나라와 제3국, 제4국으로 나가는 것이 이사야 66장 말씀의 성취”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이주근로자교회 개척 로드맵을 만들어 한국교회가 세계 열방으로 함께 간다면 아름다운 연합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 완성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소그룹 나눔 시간이 진행됐으며, 정민영 선교사(전 GBT 한국대표, 전 위클리프 부총재)와 허원구 부산장신대 총장(전 칠레 선교사, 부산 산성교회 원로목사)이 각각 선교사, 목회자의 입장에서 첫째 날 종합 전망 및 제안을 전했다. 정민영 선교사는 “변화 자체에 휘둘리기보다 변치 않는 상수, 즉 성경이 본질적으로 우리에게 말하는 부분에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결국에 전략이나 대안적 대책도 나와야 하지만, 긴 호흡으로 하나님이 주신 이 기회에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일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복음이 새로운 상황으로 넘어갈 때 굉장히 당혹스러운 일들이 있지만, 그때 선교와 복음에 대한 지평이 넓어지고 더 성숙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민영 선교사는 “교회를 향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의 당면과제일까 질문을 던져본다”며 “코로나 이전의 상황이 바람직하고 건강한 상황이었다면 돌아가야겠지만,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쇄신과 개혁의 기회로, 코로나로 인해 드러난 문제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대”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한국선교는 한국교회의 작품이다. 건강한 교회가 아니라면 건강한 선교를 기대할 수 없다”며 “500년 전 우리 선배 개혁자들은 개혁이 끝났다고 하지 않았고 항상 개혁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며, 각 시대의 교회는 말씀에 비추어 그 시대 몫의 개혁을 일궈내야 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정 선교사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리셋버튼을 누르시고, 교회의 교회 됨을 회복하게 하는 일이 진지하게 일어난다면 선교의 미래도 소망적이다”라며 “이번 포럼처럼 지역교회들과 해외선교부가 함께 손을 잡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긴 여정을 잘 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허원구 목사는 “오늘 강의와 발제를 들으며 칠레에서 2010년 탄광 사고로 33인의 광부가 갱도 속에 갇혔다 구조된 일이 기억 났다”며 “격리되고 완전히 소통이 끊어진 그들이 13일 만에 바깥세상과 접촉이 일어나고 소통이 시작되면서 69일 만에 구출됐는데, 한국교회와 선교사도 접속이 끊어진 상태, 혹은 끊어지려는 상태에서 선교사들은 어떻게든 한국교회를 향해 메시지를 보내고 소통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 목사는 이어 “교회는 교회의 존재 이유가 선교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고 “선교사들은 선교적 에너지를 한국교회에 제공해야 할 선교적 사명이 있다”고 말한 후 “담임목회자와 선교사는 함께 목회하는 동역자이고 함께 선교하는 동역자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압축된 힘이 폭발을 일으켜 결국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한국교회가 어려움 속에서도 기도와 선교사 파송 등으로 하나님 앞에서 영성을 압축하면 교회가 동력과 본질을 회복하고 선교가 계속된다”고 했고 “또 이 압축이 선교지로 가서 폭발하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교사 여러분도 (한국교회의) 귀한 압축으로 말미암아 주어진 모든 것을 또다시 기도하고 보고하는 가운데 열심히 압축하여 한국교회로 돌려주시기 바란다”며 “그것이 한국교회로 가면 다시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목사는 “KWMA는 이를 중계하는 일을 담당하는 명실상부가 본부를 감당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럼 일정 이후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에서 자료 나눔과 개인 교제, 발제자들과의 대화 등이 진행됐다.
한편, ‘새로운 일상’을 주제로 한 포럼 둘째 날에는 선교사 케어, 선교 전략과 소통, 선교 동력 등에 대한 발제와 포스트 COVID-19 선교를 위한 통계자료 발표가 있었다. ‘새로운 세대’를 주제로 한 마지막 날에는 MZ가 말하는 MZ세대, MZ와 예배하고 선교하기, 다음세대 세우기 운동 ‘룩킹’(100KING), 블레싱 MZ 등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한선지포 선언문 채택, 폐회예배 등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