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역사신학)가 5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교회는 왜 욕을 먹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교회는 가장 존귀하신 그리스도의 피로 값주고 산 그리스도의 신부”라며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는 곳이다.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진리의 기둥과 터이다. 그런데 왜 교회는 욕먹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세상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며 “세상과 같으면 욕을 먹거나 핍박을 받을 이유가 없다. 인간 중심의 세상은 하나님 중심의 생각이나 삶 자체는 용납할 수 없다. 인간의 무가치만 부각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가보다 인간이 얼마나 한심한 존재인지가 더 드러나게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물론 기독교인들이라고 해서 다 착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짜 그리스도인은 어둠의 자식이 아니라 빛의 자녀이다. 그래서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의 열매를 맺는 자들”이라며 “악인의 눈에 이것을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욕한다. 착한 그들이 흥미롭긴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 않고 될수록 멀어지거나 눈 앞에서 사라져 주기를 바란다. 안 되면 자신들의 악으로 선을 짓밟아버린다. 나도 착해지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 아니 있어도 그렇게 변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나는 교회가 세상과 다르기에 욕을 먹는 것은 정말 교회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믿는다”며 “핍박을 받을 때 감사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축복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대로 교회가 욕을 먹는 것은 교회다움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악의 화신들과 별 다를 것이 없는 품행들 때문”이라며 “이것은 악한 자들에게 전혀 부러움이나 공경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들에게서 풍기는 썩은 냄새가 여기도 그대로 존재하는군!’ 혀를 차며 가십거리로 삼을 뿐이다. 이것은 이들을 구속하여 빛의 자녀가 되게 하신 하나님의 은총을 더럽히는 죄악”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는 선의 기준이어야 한다. 거룩의 기준이어야 한다”며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존중하고 보존하고 유지하는 보루여야 한다. 선과 거룩이 결여된 교회는 사이비 집단이다. 그런데 이런 가치는 인간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존 오웬이 지적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존재를 주셨듯이 성도에게 거룩을 주셨다.’ 이 거룩은 인간의 자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를 거룩한 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과 거룩의 출처는 인간의 본능이 아니라 지극히 선하시고 거룩하신 하나님 자신이시다. 그러므로 거룩은 인간의 작품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산물”이라며 “이 거룩함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소중히 여기는 데서 발생하며 그의 계시된 뜻에 순종함으로 하나님 은혜로부터 우러나오는 삶인 것이다. 이것이 없어서 교회가 욕을 먹는다. 거짓과 부정과 불의와 위선의 속살을 벗겨내지 않으면 교회는 구원의 방주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빛의 자녀는 모든 의무에 있어서 세상 사람과는 구별된 존재”라며 “성도의 존재 자체가 어둠을 물리치고 부정을 뿌리 뽑고 거짓을 배격하며 겉과 속이 같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는 증거여야 한다. 이것이 없는 교회는 맛을 잃은 소금처럼 사람에게 짓밟힘을 당할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자기 자식이 누군가에게 모독을 당하는 일을 목격한다면 분노하지 않을 부모가 누가 있겠는가? 그리스도의 피로 값주고 산 교회가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을 때 주님의 눈에 피눈물이 나게 할 것”이라며 “우리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기를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 하나님이 되게 할 책임은 속량함을 받은 성도들에게 있다. 계시된 말씀에 순종함이 선하고 착하고 의로운 열매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세상에는 악인들의 소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들도 존재한다. 그들이 성도가 뿜어내고 있는 빛을 보고 어둠을 벗고 빛의 나라로 들어오게 하는 도구여야 한다. 그들도 복음의 빛을 발산하는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