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펜젤러의 삶과 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아펜젤러기념사업회, 군산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 여행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와 기념관 전경 ©이지희 기자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 여행 참석자 단체사진 ©이지희 기자
참석자들이 아펜젤러 소개 석판을 보고 있다. ©이지희 기자

올해는 조선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근대문명 개척에 앞장선 조선 파송 감리교 첫 선교사인 헨리 게하르트 아펜젤러 선교사의 순직 119주년이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1902년 6월 11일 목포에서 열리는 성경번역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배를 타고 가다가 군산 옥도면 어청도 앞바다에서 선박 충돌사고로 수몰됐다. 처음 그는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였으나, 그와 함께 이동하던 조사이자 비서인 조성규와 목포 집으로 데려다주려던 정신여학교 학생을 구하기 위해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44세, 1885년 조선 땅에 입국한 지는 17년째 되던 해였다.

아펜젤러·노블 기념관 입구 ©이지희 기자

아펜젤러기념사업회(이사장 곽명근)는 아펜젤러의 생애와 빛나는 업적을 되새기고 그의 뜨거운 선교 열정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25일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임춘희 담임목사)로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여행에는 곽명근 이사장, 권석범 이사, 인치평 감사, 김낙환 사무총장을 비롯하여 회원들과 아펜젤러 선교사가 설립한 배재학당에 뿌리를 둔 배재고등학교 원로 교사들의 모임인 배원회 조일산 회장과 회원, 리진만 우간다·인도네시아 선교사 등 11명이 참여했다.

아펜젤러·노블 기념관 1층 전시 모습 ©이지희 기자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전라북도 군산시 내초안길 12)는 1972년 당시 군산 내초도의 내초도감리교회라는 섬교회로 개척되었다. 이후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되고, 많은 성도가 아펜젤러 선교사가 순직한 군산 앞바다를 찾을 때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하면서 2002년부터 기념교회와 기념관 설립을 준비해 2007년 현재의 교회 건물과 아펜젤러·노블 기념관, 한글성경전시관 등으로 완공됐다.

이날 임춘희 목사는 “아펜젤러 선교사님이 희생된 군산에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와 작은 전시관을 세우기로 성도들과 결의하여 그 열매가 탄생하자, 아펜젤러 선교사님의 후손들과 감리교의 믿음의 선각자들이 많은 영적 유산을 기증해주었다”고 말했다.

아펜젤러·노블 기념관 2층 전시 모습 ©이지희 기자

아펜젤러·노블 기념관 1층에는 아펜젤러 선교사의 탄생과 성장, 조선 파송·입국과 관련한 사진과 설명, 육필문서와 유품, 유물 등이 전시돼 있어, 그가 남긴 신앙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고귀한 희생과 순교 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 2층에는 훗날 아펜젤러 선교사와 사돈이 된 노블 선교사 가족의 사역 사진과 설명, 유품,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1892년 한국에 입국한 이후 42년간 조선 선교에 인생을 바친 노블 선교사는 1908년부터 1911년까지 평양과 서울 지방 감리사로 한국 감리교회의 70%를 관할했다.

한글성경전시관(구 예배장) 전경 ©이지희 기자

아펜젤러·노블 기념관 뒤편의 구 예배당은 아펜젤러 선교사의 성경번역을 향한 관심과 열정을 기리며 초기 한국교회의 영적 유산이자 빛이 된 한글성경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동시에 한글성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글성경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교회 초창기 교육 자료와 전도 자료를 비롯하여 찬송가, 주석 및 강해, 선교사 저술, 회의록, 신문, 정기 간행물 등 다양한 전시자료도 갖추고 있다.

한글성경전시관을 참석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지희 기자

기념관을 바라보면서 우편에는 선박 충돌사고로 희생된 아펜젤러 선교사를 기억하며, 당시 상황을 재현한 선박이 전시되어 있다. 이밖에 카페 아펜젤네, 게스트하우스 닷지, 소예배실, 하늘정원, 아트리움 등의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임춘희 목사는 “코로나 사태로 기념관과 전시관 운영을 중단했다가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추가적인 보수와 정비를 거쳐 내년에 다시 재개장할 계획”이라며 “이곳을 통해 한국교회가 아펜젤러의 순교 영성을 본받아 선교의 사명을 다시 한번 새롭게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펜젤러기념사업회 곽명근 이사장(좌)이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 임춘희 목사(우)에 사업회가 발간한 ‘아펜젤러의 생애와 사상’을 전달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날 아펜젤러기념사업회는 임춘희 목사에 작년 사업회가 발간한 ‘아펜젤러의 생애와 사상’과 후원금을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아펜젤러 선교사의 발자취가 굉장히 큰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좋은 기회에 합류하여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을 갖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곽명근 이사장은 “코로나로 그동안 만나기 쉽지 않았는데, 바쁘신 중에도 시간 내주셔서 이번 여행에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아펜젤러의 삶과 정신을 기리고 이를 이어가는 아펜젤러기념사업회의 발전을 위해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아펜젤러순교기념교회와 기념관 곳곳에는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 공간과 포토존 등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이지희 기자

아펜젤러기념사업회는 2019년 설립되어 2020년부터 사단법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아펜젤러 순직 119년 추모예배를 드렸다. 향후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면 아펜젤러가 성장한 펜실베이니아 사우더튼의 고향 교회 임마누엘레이디교회와 인근의 아펜젤러 가족묘지, 아펜젤러가 공부한 뉴저지주 드류신학교 등의 탐방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기감 본부 선교국이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아펜젤러 순직 120주년 기념 학술제와 순례행진, 미국 후손 초대 행사, 연합집회 등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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