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중고 되팔기 금지… 당근마켓, 나눔만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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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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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요소수 주유소만 판매… 판매량 제한
당근마켓은 정부가 요소수 중고거래 금지를 분명히 한 브리핑 4시간여만인 11일 오후 플랫폼 내 요소수 거래를 중단하고, 나눔 목적의 활동만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당근마켓 공지. ©당근마켓 제공

주유소에서 산 차량용 요소수를 중고시장에서 다른 이에게 재판매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정부는 선의로 요소수를 나누거나 기부하는 행위는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에서도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와 번개장터가 요소수 거래 무기한 전면 중단에 나선 가운데 당근마켓도 나눔 외 모든 거래를 막기로 결정했다.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요소 및 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 시행 브리핑에서 "(구매한 요소수를) 중고시장에 재판매하는 행위는 긴급수급안정조치 고시에서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중고시장을 통해 선의로 셰어(나눔)하고 기부하는 행위는 판매가 아니기 때문에 허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요소와 요소수 수급 안정화를 위해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제정, 시행한다고 밝혔다.

차량용 요소수는 연말까지 주유소에서만 판매하며, 승용차와 화물·승합차 대당 최대 구매량은 각각 10ℓ, 30ℓ다. 요소수 구매자는 다른 이에게 재판매할 수 없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의 요소수 거래도 금지된다.

김 실장은 "큰 단위로 폭리를 취하기 위해 (거래)하게 된다면 물가안정법에 의한 벌칙에 따라 처벌된다"며 "이를 충실히 알리고 계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이 같은 정부 입장이 나온 지 4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플랫폼 내 요소수 거래를 중단하고, 나눔 목적 활동만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근마켓은 당초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거래는 허용하되 사기성이 짙거나 나눔으로 받은 요소수를 되파는 등 도를 넘은 이득을 취하려 하는 행위를 단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방침을 바꾼 것이다.

당근마켓은 정부 긴급수급조정조치 시행일인 이날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요소수를 판매 금지 품목으로 지정한다. 플랫폼 내 '팝니다', '삽니다' 항목에서 요소수 관련 게시글을 올릴 수 없다. 당근마켓은 이날 오전까지 플랫폼에 게시된 요소수 관련 글 95%가 '나눔' 또는 '구해요' 항목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당근마켓은 "어려운 시기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주고 계신 많은 이용자분들께 감사하다"며 "요소수 대란 사태가 보다 빠르게 진화될 수 있도록 당근마켓도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요소수 해외 직구는 제한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 실장은 "직구는 판매하거나 생산하는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본인 차량 품질기준에 적합한 것을 넣어야만 정상 가동된다.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물품을 구매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기준과 검사 기간에 대해선 "유럽 애드블루나 미국 API 같은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면 별도 검사 없이 쉽게 들어올 것"이라며 "그간 검사에 20일 정도 걸렸지만, 검사 인력을 대폭 충원하고 신속 처리를 통해 3일 정도로 단축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앞서 8일 해외직구 전문 전자상거래 업체 코리아센터 '몰테일'이 미국, 독일, 일본산 요소수를 국내시장에 긴급 공수한다고 밝혔다. 미국석유협회 인증을 받은 미국 '블루데프'(BlueDEF, 9.46ℓ)와 독일산 애드블루(AdBlue, 10ℓ) 등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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