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회개혁연대와 종교개혁오백주년기념교회가 최근 ‘대안교회 운동과 한국교회 개혁운동’이라는 주제로 종교개혁 504주년 기념포럼을 온라인 줌을 통해 개최했다. 이날 최용성 박사(부산대, 부산교회개혁연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박종현 목사(함께심는교회, 일하는 목회자 대표)가 ‘환대와 경청의 나그네를 위한 교회’, 최승호 장로(강동교회, 평신도교회 대표)가 ‘평신도 교회와 교회개혁 운동’, 안현식 교수(동명대, 종교개혁오백주년기념교회 대표)가 ‘온/오프라인 교회와 교회직분의 개혁’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먼저, 박종현 목사는 “전통적인 교회 개척의 허들에는 기도, 능력, 지혜, 열심, 사람의 부족을 말한다”며 “복음서의 급진적 삶에 대한 허들은 돈이다. 지금은 교회가 직업 목회자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저는 ‘목회가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교회 개척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교회를 옮겨 다니는 것은 교회 자체로서 문제도 있지만, 직장의 이동과 갖은 상처로 인해 옮겨 다니는 것이 자연스러운 노마드(나그네)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 노마드의 출현은 앞으로 가나안 성도가 많아 질 것을 예상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현재 섬기고 있는 함께심는교회는 소박하고, 진실되게, 더불어 살아내는 하나님 나라를 지향한다”며 “예수님께서도 머리 둘 곳 없는 나그네이셨음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환대와 경청으로 사람들을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교회의 모토로 나그네를 기꺼이 환대하는 교회,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교회 이 두 가지를 중점으로 준비하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 개혁을 운동으로 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크고 작은 교회가 대결하는 생태계는 무너졌다. 이제는 대결보다는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며, 새로운 종족의 출현으로 이들과의 소통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이기에 새로운 교회의 모습 또한 필요하다”며 “이제는 교회가 주체가 아닌 변혁의 주체인 그들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잘 담아내는 그릇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의 생태계가 다양해졌기에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교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최승호 장로는 “평신도(laity)란 본래 헬라어 ‘라오스’ 즉 ‘백성’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평신도가 비성경적 용어가 아니라 성직자가 비성경적 용어로서 오늘날의 성직자란 신학교를 나와서 안수 받은 자를 가리킨다”고 했다.
이어 “평신도교회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개념에서 사용된 용어”라며 “평신도교회보다는 신약교회라는 말을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약교회의 특징은 먼저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없다(마23:8, 벧전2:9, 계1:6)는 것”이라며 “모든 성도들이 일터에서든 교회에서든 주님의 종으로서 신분을 자각하고 활동하며, 성도들의 영적 성장과 사역에 한계가 없다”고 했다.
또한 “신학교 졸업장 유무가 사역을 결정하지 않고 은사에 따라 사역이 결정된다”며 “각자에게 주신 은사가 있으며, 사도나 선지자가 은사이듯이 목사도 은사 중의 하나”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교회 공동체란 예배 공동체로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배우고, 백성 공동체로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문화와 언어, 습관과 신앙을 배우고, 은사 공동체로서 각자 하나님께 받은 은사로써 서로 도우며, 함께 성장하고, 식구 공동체로서 함께 밥상에 참여하는 영적 식구이며, 영적 싸움에서 함께하고,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며, 서로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망하기로 일반 성도들이 깨어나면서 평신도교회가 점점 많아질 것이며, 환난 시대에서 끝까지 남이 있는 교회 형태가 될 것”이라며 “기성교회를 모델로 삼지 말고 신약교회를 모델로 삼고, 기성교회를 타도하지 않으며, 교회 형태보다 성령 충만과 말씀 순종이 더 중요함을 잊어선 안 되겠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세 번째 발제를 맡은 안현식 교수는 “온·오프라인 교회가 가능한가”라며 “타 도시 회원 참여로 온·오프라인 양방향 교회를 운영할 수 있으며, 온라인 매체(Zoom)을 활용하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여 성도의 교제의 질을 확보하고, 온라인 교회의 문제 지적에 대해 팬데믹 사태로 인한 보조적 기능으로 파악, 마스크를 착용한 대면보다 온라인 실시간 화상 매체가 더욱 원활한 쌍방향 소통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또 “타 지역 성도들과의 교제를 위해 다수 성도들이 그 지역을 방문하여 예배를 hosting 함으로써 온·오프라인 예배의 장점을 살리고, 향후에도 하이브리드 형식의 예배와 교제의 장점을 살린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여러 문제는 일반성도가 목회자에 의존적이고 일방적 순종이 미덕인 상황에서 기인한다”며 “교회 교육이 수동적 교회 봉사자 양성이 아니라 성도를 가르칠 수 있는 리더로서 훈련을 지향하고, 그러므로 일반성도가 신학 공부해야 교회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 교회의 경우 MDiv 과정을 장기적으로 운영하여 10여년 연륜이 되면 가르치고 설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하며, 일반성도가 주체적 신앙의 확립과 전문가 수준의 신학적 소양을 길러서 주체적 신앙을 가지고 가르칠 수 있는 봉사가 가능하도록 교육프로그램 운영한다”며 “교회에서 배운 신학적 역량과 섬김의 리더십의 훈련이 세상에서 하나님나라 운동의 리더십을 발휘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 직분에 관해 안 교수는 “한국교회가 추락하게 된 것은 교단정치에서 비롯되고 그 근원이 직분론에 있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다”며 “성경의 원리를 따라 교회의 모든 직분은 섬김(diakonia)임을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교회가 대형화 되고, 제도화 되면서 직분의 섬김의 의미가 상실되고 계급이 발생하는 것에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 내에서 실질적 교육이 진행되고 리더를 자연스럽게 양성하고, 수평적 직분의 질서(교사는 가르침에 집중, 장로는 교회의 운영에 집중, 집사는 교회의 구제와 재정에 집중)를 구축하고, 목회자의 이중직과 일반성도의 목회적 섬김의 설교가 가능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후에는 최용성 박사의 인도로 세 분의 발제자들과의 토론과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