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우울증에 걸린 적이 있어요. 남편이 죽고 6개월 동안 저 밑바닥 깊은 곳까지 내려가서 '하나님 이제 족하오니 제 목숨을 거둬 가세요'라고 체념했어요. 친구도 만나기 싫고 나가기도 싫고 기도도 물론 안됩니다. 그때 친구들과 사모님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돌아가며 우리 집에 와서 기도해주고, 안부를 물어봐 주고 해서 살아났습니다. 우울증에 걸리면 감추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그걸 먼저 인정하시고 드러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이 문제를 갖고 나가 '임마누엘로 오신 예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아시안어메리칸리소스센터(AARC, 대표 지수예 사모)에서 주최한 8주 과정의 '이웃상담자 양성과정(초급)' 공개강좌에서 지수예 사모는 자신이 겪어봤던 '영혼의 감기, 우울증'에 대해 고백했다. 23일(토)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연합장로교회(담임 정인수 목사) 트레일러 교실에서 진행된 공개강좌에는 자신을 위해서 또한 이웃을 위해서 '성경적 상담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체면문화가 팽배한 한인사회, 그 중에서도 폐쇄적인 성향이 짙은 이민사회에서 우울증 문제는 드러나지 않을 뿐 전 세대에 걸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 그녀는 상담을 하면서 만난 많은 이들, 또한 자살을 숨기는 장례식을 다녀온 이야기 등을 실례로 들어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면 부끄러워 하지 말고 말해라. 내 이웃에 누군가가 아파할 때 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사람을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올 힘을 준다"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AARC 분석에 따르면 조지아 내 아시안 커뮤니티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민족의 1위는 한국인으로 전체 29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빈번한 문제다. 10명 중 3명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 뒤로 캄보디아, 중국, 베트남 순서다. 특히, 한인 사회에서는 남편이나 가족에게 폭력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가족의 문제를 외부로 노출시키는 것을 꺼리고 정신건강을 위한 상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 실제 문제는 수치로 드러난 것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우울증은 감기처럼 누구나 앓을 수 있는 병입니다. 하지만 이걸 드러내서 치유하지 않고 계속 감추기만 하면 '침묵의 살인자'가 되어 감정이 격해져 순간 '나도 죽고 너도 죽자'라는 식의 극단적인 폭력으로 표출되게 됩니다. 우리가 이들을 위해 상담자가 되어 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말씀에 초점을 맞춰 적용해 주고 기도해 준다면 회복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게 됩니다."
AARC에서 제공하는 <이웃상담자 양성 세미나(초급/중급)> 과정은 8주 과정으로 성경적 상담의 정의와 필요, 기본 심리 상담이론, 상담자의 자질, 상담과정: 초기-중기-말기, 기초상담기술 및 사례연습(1), 기초상담기술 및 사례연습(2), 상담의 유형과 특징, 종합정리 및 수료식으로 진행된다. 강사는 지수예 박사 D.min (가족상담학 박사/루터라이스 신학교 목회상담학 교수/ (전)애틀랜타 교육자문위원), 유달석 전문상담가 (에모리대학교 목회상담 박사과정 수료/ (전)오하이오 클리블랜드 클리닉 채플린 레지던트), 조이 서 (연세대 사회복지학 석사/조지아 주립대 교육공학 석사/ (전) 삼성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연구원)이 맡게 된다.
문의는 AARC 770-270-0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