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개혁신학연구처 RTRC가 26일 오후 2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개교 100주년 기념예배당에서 2021 종교개혁기념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박태현 교수(총신대 목회신학전문대학원)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문화관: 칼빈주의 강연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왜 한국 교회는 100여 년 전에 서거한 네덜란드의 아브라함 카이퍼를 기념하는가. 신학자, 교육가, 언론인, 정치가, 교회 지도자라는 그의 다양한 삶의 이력이 우리의 주목을 끌고 있기 때문인가. 그가 남긴 유산이 무엇이기에 오늘도 여전히 그의 기독교 정치사상, 문화 사상을 탐구하는가”라고 했다.
이어 “오늘 21세기 한국교회는 카이퍼를 필요로 하며, 그의 기독교 세계관, 성경적 문화관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카이퍼 서거 101주년을 기념하는 때에 그가 남긴 독특한 기독교 사상적 유산을 통해 오늘의 한국교회를 갱신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한국교회, 한국사회가 되기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카이퍼의 독특하고도 다양한 삶의 여정은 한 마디로 말하면, ‘칼빈주의’ 사상의 전파와 현대적 적용에 집중되었다”며 “은혜의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Confessiones, 397~400)에서 창조주 하나님 안에서 비로소 안식을 발견했다고 고백한 것처럼, 카이퍼는 칼빈주의에서 마음의 안식을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카이퍼는 ‘칼빈주의’ 사상으로 대담하게 당대의 사회와 국가, 문화와 종교적 삶을 개혁하려고 시도했다. 이로써 그는 소위 ‘신칼빈주의’ 운동의 선구자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헤슬람은 「칼빈주의 강연」을 ‘카이퍼적 칼빈주의의 선언서’라고 결론짓는다”며 “무엇보다도 카이퍼는 이 강연 이후로 새로운 사상이나 이론을 내놓지 않았다. 역사학자 프라암스마(L. Praamsma)는 카이퍼의 칼빈주의 여섯 강연이 ‘기독교의 가장 완벽한 표현으로서 칼빈주의의 이상적 극치를 이룬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이어 “카이퍼는 「칼빈주의 강연」에서 단지 교회만 아니라, 온 우주에 미치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강조한다”며 “카이퍼 자신이 지적하듯이 칼빈주의를 ‘교회적, 교의적 운동만을 대표하는 것처럼 여기는’ 것은 오해다. 왜냐하면 칼빈주의는 하나님, 인간, 세계를 바라보는 기독교적 인생관 혹은 세계관으로서 인간 삶의 모든 영역, 즉 종교, 정치, 경제, 사회, 종교, 학문, 예술 등에 실제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님의 절대주권은 이미 카이퍼가 1880년 자유대학교 개교연설에서 ‘영역주권’을 통해 선언했다”며 “영역 주권은 사회의 고유한 영역들이 하나님께 받은 주권을 통해 하나님과 그분의 뜻을 섬기고 경배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카이퍼는 세상과의 관계에 대해 위대한 원리를 제시하는데, 즉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특별은총과 세상의 생명 유지와 세상에 임한 저주 완화, 부패 방지를 통한 풍성한 삶의 발전으로 창조주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반은총을 제시한다”며 “카이퍼는 칼빈주의가 종교의 보편적 성격을 주장함으로써 피조물 전체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고 했다.
이어 “카이퍼의 일반은총은 우리에게 최소한 두 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며 “첫째, 창조주 하나님의 주권의 범위를 규정하고 확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하나님의 주권이 단지 교회 담장 안에 있는 신자들의 예배와 삶만을 하나님의 통치 영역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세계, 즉 피조물 전체에 미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며, 둘째로 성도들이 죄 많은 세상 가운데서 일반은총을 통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비추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카이퍼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면전(Coram deo)에서 살아간다는 의식(意識)을 갖고 사는 순례자임을 강조한다”며 “카이퍼는 성령의 염감을 통해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교제를 누리는 그리스도인들은 삶 전체로서 ‘하나님의 면전’에 서야 한다는 것이 칼빈주의의 근본사상이라고 지적한다”고 했다.
아울러 “카이퍼의 「칼빈주의 강연」은 개인구원의 사사화(私事化)에 빠진 21세기 한국교회의 오류에 대한 해독제가 될 뿐만 아니라, 그릇된 성속(聖俗) 이원론의 늪에서 건져주는 기독교 복음의 공공신학적 특성을 재발견하도록 안내한다”며 “따라서 기독교의 복음은 개인의 열심 있는 교회 출석이나 봉사에 만족할 수 없으며, 각종 프로그램으로 분주한 교회당 울타리 안에 갇힐 수 없다는 확신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개인의 경건한 기도의 골방에 국한될 수 없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든 분야,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구원과 영광을 선포하며 하나님의 절대 주권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이상웅 교수(총신대신학대학원)가 ‘총신에서의 헤르만 바빙크 수용과 연구사’, ▲이승구 교수(합신대)가 ‘벤자민 B. 워필드의 개혁신학적 특징’, ▲문병호 교수(총신대신학대학원)가 ‘벤자민 B. 워필드의 개혁신학적 특징’, ▲우병훈 교수(고신대)가 ‘헤르만 바빙크의 교의학과 윤리학’, ▲최용준 교수가(한동대) ‘아브라함 카이퍼의 국가관: Antirevolutionaire Staatkunde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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