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한인교회가 펼쳐 온 북한선교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 전략을 세우는 ‘통일소망선교회와 함께하는 한국교회 미래북한선교전략 프리젠테이션’이 21일 서울 강서구 강일교회(정규재 담임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온라인 줌(zoom)을 통해 동시에 진행됐다.
1부 예배는 통일소망선교회 국내선교국장 임천국 선교사의 사회로 후원이사장 김옥근 권사(엔노블 대표)의 기도, 상임고문 유관지 목사(북녘교회연구원장)의 설교, 예장합동 북한선교위원회 위원장 정규재 목사의 축도로 드려졌다.
유관지 목사는 “지금 코로나로 모든 것이 위축되어 얼핏 생각하면 북한 선교의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기 참 어려워 보인다”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재앙이 아닌 미래와 희망을 주시는데, 하나님이 주시는 미래와 희망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하지 않는 사람은 신랑을 기다리면서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미련한 다섯 처녀와 같고, 샘물을 마시러 가면서 그릇을 가지고 가지 않는 사람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기름을 그릇에 담기 위해 모였다. 좋은 기름이 풍성하게 공급될 때 흔들리지 말고 많이 잘 담아 밝은 미래를 반갑게 맞고 희망을 새롭게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부에서 개회사를 전한 통일소망선교회 이사장 박현식 목사(대길교회 원로목사)는 “통일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고 쉬운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줄로 믿는다”라며 “북한선교 전략과 현장을 나눌 때 하나님이 우리 마음을 뜨겁게 해주시고, 성령께서 심령 가운데 역사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총장 온성도 목사는 ‘코로나 이전 통일소망선교회의 사역과 의의’에 대한 발표에서 ‘하나님이 남과 북이 하나가 되게 하신다’(겔 37:17, 엡 1:10)는 분명한 비전을 받고 2009년 10월 시작된 통일소망선교회가 지난 12년 동안 한국과 중국, 제3국 등에서 펼쳐온 다양한 사역을 소개했다. 통일소망선교회는 ‘국내 북한선교사역’으로 탈북민 정착지원, 국내 예수제자훈련원, 탈북민 목회자 부부 정기 목회세미나, 탈북민 신학생 멘토링, 하나원 방문 사역을 진행했으며 ‘국외 북방선교사역’으로 해외 탈북 여성(평강공주) 사역과 탈북 어린이 긍휼사역, 북한 지하교회 양육 지원, 성경배달, 총 1,451명의 탈북자 복음 구출, 탈북자 미션홈 양육, 선교현장 아웃리치 등을 수행했다. ‘선교교육사역’으로는 수료자 1,000여 명을 배출한 북한선교학교와 북한선교학교 아웃리치, 북한교회 개척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온성도 목사는 “통일한국이 다가오는 이때 하나님의 구속사를 위해 사람을 준비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선교는 사람의 노력과 정치적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십자가의 사랑으로만 가능하다. 특히 탈북 동포들을 통해 복음통일과 북한교회 재건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숭실대학교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장 하충엽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의 북한선교 현황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하 교수는 “지금도 하나님은 북한에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시는 일을 한순간도 쉬지 않으신다”며 “하나님의 관점에서 북한 땅에 교회를 세워나가시는 것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인간 소외, 교재의 부재를 채우려는 욕구가 굉장히 축적되고 있어, 포스트팬데믹 시대에 인간은 관계의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고 “통일선교사역도 만남과 관계의 융합과 통섭의 사역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충엽 교수는 “숭실대가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대상 통일선교 현황을 분석한 결과, 98% 이상이 통일선교에 참여하고 싶어했지만 90% 이상이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정보가 없기 때문이었다”며 “앞으로 모든 사역을 단위사역으로 나눠 한국의 5만5천 교회와 미국의 4천8백 이민교회가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통일선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하 교수는 유대신학에서 하나님의 10개의 빛(세피라)인 텐세피로트(the ten Sefirot, 10개의 빛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이 세상을 비춤, 요 8:12) 모형을 차용하여 “통일선교의 모든 영역도 결국에는 북한교회 세우기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곧 대체로 ①구출 사역으로 시작되는 통일선교가 ②탈북민 사역 ③오네시모 사역 ④내지 사역 ⑤재중동포 사역 ⑥기도 사역 ⑦접경지역 사역 ⑧지원 사역 ⑨교육 사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역이 ⑩교회 세우기로 모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한국교회와 한인교회, 북한 내지 사역자를 파송한 17개 국가와 교단, 글로벌 교회의 ‘통일선교 10가지 영역 사역’이 연결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통일선교 열매를 공유해야 하고, 처음에는 단위사역으로 시작했다면, 이제 플랫폼 위에 사역들을 올려놓고 많은 교회가 참여하는 통합, 융합의 시기로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통일소망선교회 대표 이빌립 목사(열방샘교회 담임)는 ‘통일소망선교회가 그리고 있는 미래 북한선교 전략’에 대한 발표에서 “통일소망선교회의 모든 사역은 북한 땅에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울 북한 출신 사명자들을 세우고 북한선교 동력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북한선교 동력을 보존하고 사역해 왔다. 성령님은 코로나로 셧다운 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시기 해외 탈북 여성(평강공주) 사역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이전보다 배 이상 많은 여성을 양육하여, 이들을 통해 처소가 세워지고 성경공부와 예배가 이뤄지며, 그 자녀에게도 예수를 전하는 사역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이빌립 목사는 해외 탈북 여성들을 북한과 중국 선교의 동력으로 세우고, 이들의 자녀인 탈북 자녀들도 북한 선교 동력으로 일으켜 북한 복음화를 이루는 비전을 공유했다. 이뿐 아니라 해외에 나온 북한 주민들을 양육하여 ‘제2의 서상륜, 백홍준’으로 세우는 계획을 전했다. 서상륜과 백홍준은 140여 년 전 만주에서 존 로스, 매킨타이어 선교사의 영적 지도 아래 양육을 받고 성경을 번역했으며, 이후 서울 장안에 들어와 권서인으로 복음을 전했다. 후에 이들에 의해 한국 최초의 조직 교회인 새문안교회가 설립됐다.
이빌립 목사는 마지막으로 “북한선교는 바른 전략과 선교 동력과 자원이 있어야 하며, 교육·계몽운동과 기도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며 “북한선교는 결국 복음통일뿐 아니라 북한에 교회를 다시 세우고 열방으로 나아가는 과도기 사역이며, 다시 오실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거룩한 연합사역”이라고 역설했다.
과거 구공산권 나라에서 선교했던 김여호수아 선교사는 당시 북한 노동자를 만나 교제를 나눈 경험을 전했다. 김 선교사는 “지금 코로나로 많은 북한 노동자가 북으로 돌아갔지만 외화벌이 때문에 다시 많이 내보낼 것”이라며 “심령이 가난하고 준비된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면 이들이 서상륜, 백홍준 같은 일을 하고, 또 유럽 최초 교회를 세우고 바울을 도운 루디아와 같은 일을 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