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머튼(1915-1968)의 생애를 조명한 책 『토머스 머튼 이야기』(새물결플러스) 출간됐다. 저자 오방식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토머스 머튼의 출생 이후 성장과 교육 과정, 회심과 수도 성소를 거쳐 수도자로서 종신 서원을 할 때까지 그가 경험한 삶을 다룬다.
토머스 머튼은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영성가 겸 작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의회를 방문할 때 오늘날의 미국이 형성되는 데 공헌한 네 명의 인물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마르틴 루터 킹 목사, 도로시 데이와 함께 수도원의 침묵 속에서 하나님을 찾는 삶에 평생을 바쳤던 기도의 사람 토마스 머튼을 언급할 정도였다.
머튼은 "20세기의 고백록"으로 평가되는 자서전 『칠층산』을 비롯하여 『요나의 표징』, 『새 명상의 씨』, 『통회하는 방관자의 생각』등 70여 권에 이르는 영성 저작을 펴낸 영적 안내자로서, 그의 글은 그리스도인들뿐 아니라 영성에 관심이 있는 비기독교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트라피스트 수도회의 수도자로서 수사 양성을 담당하는 수련장의 소임을 맡아 오랜 기간 섬겼을 뿐만 아니라, 수도원과 교회 갱신, 전쟁과 평화, 인종 차별, 정치와 사회, 문화와 과학기술, 생태 영역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관상 비평가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편지와 피정 및 워크숍 등을 통해 시민운동가들과 적극적으로 연대를 펼쳤다. 그는 그런 활동들을 통해 20세기의 현실을 알고 그 현실을 온전히 살아내고자 했다. 그럼으로써 세상과 완전히 분리된 "거룩하고 특별한 장소"로 여겨지는 수도원 안에서 세상을 재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안에 세상이 있음을 보았다. 그 결과 인간은 누구도 세상과 분리될 수 없음을 깨달으며 "수도원 안에서 세상의 한복판"을 살아나갔고 세상을 부정한 수도자가 아니라 "세상을 포용하는 수도자"가 되었다.
『토머스 머튼 이야기』는 그의 출생 이후 성장과 교육 과정, 회심과 수도 성소를 거쳐 수도자로서 종신 서원을 할 때까지 그가 경험한 삶을 다룬다. 머튼의 생애를 제대로 조명하려면 성숙한 머튼뿐만 아니라 그의 어두운 인생 전반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시기에 머튼은 양부모의 죽음, 외로움과 실패, 자기중심적인 삶과 쾌락, 방황으로 인한 추락을 경험했으며, 방문하고 머물렀던 장소와 소중한 만남에 대한 기억을 품었고, 결국 은총으로 인해 위대한 회심을 하게 되었으며 수도자가 되어 마침내 하나님께 완전히 뿌리내리게 된다.
『토머스 머튼 이야기』는 그런 머튼의 삶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조명한다. 이 책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머튼을 그의 삶의 모든 순간을 통해 진정한 그 자신이 되게 하시는지를 자세히 보여줌으로써 머튼의 인생 전반부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줄 뿐만 아니라 머튼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 각자의 삶에 현존하시는 하나님이 어떻게 나를 진정한 내가 되도록 인도해나가시는지 은총의 시각으로 자기를 바라보게 해준다. 또한 저자는 개신교 영성 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개신교와 가톨릭이 분리되기 이전 하나의 기독교 전통에서 유래하는 통합적 영성의 모델로 머튼의 생애를 제시함으로써 종교 상품의 소비에 피폐해져 가는 한국교회 앞에 맑은 샘물 하나를 내려놓는다.
저자 오방식은 전남대학교(B.S.),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Th.M.)을 졸업한 후 미국 성 버나드 신학대학(M.A.)에서 "토머스 머튼의 관상 연구"로 석사 논문을, 캐나다 토론토 성 마이클 대학교(Ph.D.)에서 "토머스 머튼의 소망에 대한 연구"로 박사 논문을 썼다.
국내외 머튼 학회에서 머튼의 기도, 관상, 영성 지도, 자기 이해, 회심, 하나님과의 연합, 사회 비평, 비폭력, 생태, 영성과 신학 등을 주제로 다수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토머스 머튼: 생애와 작품』, 『고요한 등불』(이상 은성), 『지혜와 영을 위한 삶: 토머스 머튼의 자기의 신학』(샤마임)과 같은 머튼 연구서를 번역했다.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영성 신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머튼의 기도와 영성에 대해서 가르치고 학생들을 위해 영성 지도를 하고 있으며 한국 머튼 연구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는 추천사에서 "사람을 가리켜 소우주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토록 신비한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일을 소명으로 삼은 사람들이 있다. 그 중심의 부름에 응답한 이들은 무로 변함으로써 모든 것 안에 있게 되고 그때 비로소 그리스도께서 자기 안에 온전히 사신다는 역설을 경험한다. 『토머스 머튼 이야기』는 한 구도자가 어떻게 그 중심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소상히 밝히는 책이다. 진리라는 중심을 향한 순례에 나선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라고 썼다.
"모순성이 기존의 틀로 재단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머튼의 모습이라면, 안정성은 이런 비일관적인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본질을 뜻한다. 종신 서원 이후로도 머튼의 계속되는 변화의 모습은 수많은 연구물과 책에 드러나 있다. 머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관상 수도자로서 세상의 문제와 갈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삶을 살아갔다. 머튼뿐 아니라 누구든지 자신의 중심에 충분히 뿌리내리고 있다면 얼마든지 자기 초월적인 삶을 추구하면서도 비일관적일 수 있다."("종신 서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