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국 교수(백석대 실천신학)가 지난 1일 TGC 코리아 복음연합 홈페이지에 ‘성경으로 기도하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최 교수는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은 성경중심의 신앙생활, 성도들의 헌신, 영감 있는 설교, 기도로 충만한 신앙의 결과였다. 그만큼 말씀과 기도의 능력은 강력하다. 말씀의 은혜는 사람의 심령을 사로잡고 창조적으로 변화시킬 만큼 풍성하고 강력하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말씀중심의 설교는 강조해 왔지만, 말씀중심의 기도는 덜 강조해온 경향이 있다”며 “한국교회는 성경 말씀과 성경의 기도문을 통해 기도하는 훈련을 보다 더 충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자신의 감정과 환경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하나님 말씀에 의존하여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 역사에서 기도의 가장 중요한 젖줄은 성경이었다. 성경을 통해 기도의 언어를 발견하고 성경을 붙들고 기도했다. 우리의 기도생활에서 성경과 기도를 분리시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실 것이라 기대하며, 성경에 있는 기도와 찬양을 자신의 것으로 삼아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좋다. 성경 또한 우리에게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기도를 자신의 것으로 활용하라고 권한다. 성경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인 동시에 우리에게 기도의 언어를 제공해 준다. 우리의 기도의 언어가 빈약할 때 성경을 통해 기도의 언어와 지혜를 얻어 기도할 때 천상의 기도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독교 전통에서 성경 말씀과 함께 기도하는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가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였다”며 “렉시오 디비나는 문자적 의미는 ‘성독’, 즉 성스러운 독서, 성경 독서, 성령에 의한 독서이다. 하지만 렉시오 디비나의 실천적 목적은 성경을 통해 하나님과 대화하는 데 있다. 즉 렉시오 디비나는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데 그 실천적 목적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렉시오 디비나는 세밀한 독서(lectio), 심사숙고(cogitation), 공부(stadium), 묵상(meditatio), 기도(oratio), 안식(contemplatio) 등 6단계까지 발달하게 되었다”며 “학구적인 렉시오 디비나의 복잡한 단계를 귀고 II(Guigo II)는 심사숙고와 공부를 묵상으로 통합시키고, 세밀하게 읽기, 묵상, 기도, 안식의 4단계로 단순화시켰다”고 했다.
이어 “렉시오 디비나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머리가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읽고, 그 말씀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만나고, 또 그분과의 만남을 통하여 그리스도와의 우정을 깊게 하고, 우리의 존재의 변화를 추구하는 독서방식”이라며 “이 독서 방식은 우리의 눈과 생각만을 가지고 말씀을 읽는 것이 아니라, 전인격으로 성경말씀을 읽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단순히 말씀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를 얻기 위하여 읽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참으로 만나고자(encounter) 하는 목적을 가진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과 대화하고, 그분의 임재 안에 머무르는 독서와 기도의 전 과정을 ‘렉시오 디비나’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렉시오 디비나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먼저 알 것은 성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니’(벧후1:20)라는 말씀처럼 말씀을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적용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며 “또한 렉시오 디비나 실천에서 말씀을 통해 주시는 성령의 음성과 자신의 주관적인 내면의 음성을 혼동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즉, 렉시오 디비나는 성경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기도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바르게 실천하기 위해서는 성경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렉시오 디비나는 우리가 성경을 해석하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해석하고 인도하도록 성경 앞에 열린 자세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히4:12)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렉시오 디비나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실천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첫째, 준비단계이다. 우선,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한다. 렉시오 디비나를 할 때 가장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임재이다. 시작하기 전, 성경은 하나님이 나에게 보내신 사랑의 편지임을 상기한다”며 “성경 말씀을 펼치기 전 “도우소서 성령님!” 하고 성령님의 도움을 청한다. 성경의 저자에게 영감을 준 성령, 그 성령 안에 계시므로 성령께서 우리의 스승이 되신다”고 덧붙였다.
또한 “둘째, 말씀읽기이다. 손으로 성경책을 들고 읽을 곳을 편다. 눈으로는 성경말씀을 보면서 입으로는 그 말씀을 작은 소리로 천천히 읽는다. 귀로는 그 말씀을 듣는다. 여기서 읽는다는 것은 우리를 구원하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우리 자신을 열어 드리는 것을 의미한다”며 “말씀의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씀이 우리를 변화시키도록 우리를 말씀 앞에 드리는 것이다. 말씀을 읽다가 한 줄의 글이나 단어가 마음에 부딪혀 와 관심을 사로잡으면, 거기에 멈춰 서 그 말씀에 머문다. 그리고 그 말씀을 주의 깊게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다”고 했다.
그리고 “셋째, 말씀묵상이다. 마음에 와 닿는 그 구절에 밑줄을 그어 표시한다. 또 작은 소리로 천천히 반복 암송한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단어나 구절을 반복하는 것이다. 되새김질한다. 주어진 말씀을 반복함으로써 말씀이 우리 내면 깊이 뿌리를 내려서 말씀과 내가 하나가 되게 한다”며 “그 말씀이 왜 나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그 말씀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우리의 마음과 이성과 감성, 즉 우리의 전 인격을 동원하여 묵상한다. 여기서 묵상은 말씀에 대한 지적인 연구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어 “넷째, 말씀기도이다. 주어진 말씀과 그 말씀의 의미를 통해서 하나님이 오늘 나의 삶을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발견한다. 이 단계는 말씀이 나의 전 존재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나를 더욱 말씀 앞에 열어 놓는 단계이며, 주신 말씀에 대하여 나의 생각, 뜻, 결심, 느낌을 동원해서 하나님께 응답하는 단계”라며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께 말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섯째, 말씀안식 단계이다. 말씀안식은 말씀을 통해서 우리를 찾아오신 하나님의 현존 앞에 머무르는 단계이다. 성령이 나와 하나님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해 주시고, 인도하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나님의 품 안에 깊은 사랑과 평화 속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며 “여섯째, 마침단계이다. 끝마칠 때에는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기도로 마무리한다. 기도의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고요히 감사기도와 주님의 기도를 드린다. 일어나기 전에 마음에 와 닿았던 성경구절들 중 하나를 택하여 기억하거나 쪽지를 간직한다. 일어나면서 그 구절을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선택한 성경구절은 일상에서 끊임없이 반추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가 하나님 말씀과 함께 복된 삶의 감미로움을 추구하며(독서), 복된 삶의 감미로움을 깨달으며(묵상), 복된 삶의 감미로움을 청하며(기도), 행복한 삶의 감미로움을 맛볼 때(안식) 우리의 기도는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