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을 지나…뉴질랜드 대자연을 탐험하는 기차여행

차창 밖의 풍경, 뭉클한 추억과 낭만은 기차여행의 별미다. 그래서인지 좀 더 여유를 누리기 위해 기차를 타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도 젊은 층을 위한 내일로, 레일크루즈 해랑, 해안을 달리는 바다열차, 경춘선 2층 열차 등으로 점차 다양해지면서, 기차의 매력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선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뉴질랜드에서 자랑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차여행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곳을 기찻길을 따라 여행하면서 대자연을 속속들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요 관광지에서 자유롭게 내려 구경할 수 있는 등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뉴질랜드에서는 버스와 국내 비행노선이 발달해있어 기차 노선은 손에 꼽을 정도다. 노선 수가 적은 대신, 뉴질랜드 철도는 점점 고급화되어 관광자원으로 승화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빙하를 얹은 산, 화산지대, 협곡 등 낯설지만 원초적인 대자연을 누비는 뉴질랜드 기차 여행을 소개한다.

만년설을 뚫고 지나가는 '트랜즈 알파인(The Tranz Alpine)'

뉴질랜드 서던 알프스의 만년설

세계적인 기차 여행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트랜즈 알파인 열차는 뉴질랜드 남섬의 최대도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에서 그레이마우스(Greymouth) 사이를 달린다. 트랜즈 알파인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웅장한 만년설로 유명한 서던알프스(Southern Apls)와 거칠고 원시적인 바다가 매력적인 뉴질랜드 서해안을 연결하기 때문이다. 관광객뿐 아니라 키위(뉴질랜드 국민)들의 주말 가족여행이나 신혼여행지로 인기다.

기차여행은 캔터베리(Canterbury) 평원의 목장지대를 지나며 시작된다. 양떼들이 풀을 뜯는 평온한 모습에 이어 아찔한 다리를 몇 번 건너면, 산악 풍경이 장관인 서던알프스가 눈앞에 펼쳐진다. 중간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서스패스(Arthur's Pass)에서는 기차가 잠시 정차해 플랫폼 위를 걸어볼 수 있다. 아서스패스는 산악트래킹의 거점으로도 유명하다.

트랜즈 알파인은 총 224km를 4시간 반에 주파한다. 요금은 성인 기준 왕복 198 뉴질랜드 달러이다.
www.kiwirailscenic.co.nz/tranzalpine

화산지대를 빙빙 돌아 올라가는 '노던 익스플로러(Northern Explorer)'

노던 익스플로러는 뉴질랜드의 최대도시 오클랜드(Auckland)와 수도인 웰링턴(Wellington)을 연결하는 장거리 열차다. 노던 익스플로러가 특별한 이유는 뉴질랜드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통가리로 국립공원(Tongariro National Park)을 거쳐가기 때문이다.

코스의 중간지점이라 할 수 있는 오토로항가(Otorohanga)에 도착하면, 와이토모 동굴(Waitomo Cave)에서 고대에 형성된 석회 동굴 속을 걷고, 수백만 마리의 반딧불이 반짝이는 지하 수로를 보트로 탐험해볼 수도 있다. 노던 익스플로러 열차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지나는 내셔널 파크 역 근처에서는 기차가 큰 원을 그리며 올라가며, 화산지대인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황량하고 독특한 자연을 조망할 수 있다. 통가리로산은.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와 샘이 반지를 던져 없애기 위해 향하는 모르도르의 배경이 된 곳이다.

오클랜드에서 오전 7시 50분에 출발하면 웰링턴에 저녁 6시 25분에 도착한다. 총 길이는 685km이며, 요금은 성인 기준 왕복 198 뉴질랜드 달러이다.

www.kiwirailscenic.co.nz/northern-explorer

아슬아슬한 협곡을 달리는 '타이에리 협곡 열차(Taieri Gorge Railway)'

뉴질랜드, 타이에리 협곡 열차

타이에리 협곡 열차는 19세기 말 건설된 유서깊은 철로 위를 달리는 관광열차다. 뉴질랜드 남섬의 더니든(Dunedin)에서 푸케랑이(Pukerangi)나 미들마치(Middlemarch)까지 운행한다. 스코틀랜드의 분위기가 가득한 더니든 기차역은 그림엽서처럼 아름다워 사진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타이에라 협곡 열차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협곡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거나 험준한 바위산을 통과한다. 때문에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기묘하고, 타는 내내 스릴감이 넘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타이에리 강을 지나는 높이 50m의 철교 위에서는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준다.

타이에리 협곡 열차는 대개 더니든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기차여행으로 선택한다. 따라서 다음 여행지가 퀸즈타운(Queenstown)이라면 푸케랑이에서 퀸즈타운까지 연결되는 코치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더니든에서 푸케랑이까지는 2시간 정도가 걸리며, 요금은 성인 기준 왕복으로 86뉴질랜드 달러이다. 더니든-미들마치 노선은 금요일, 일요일에만 운행한다.

www.taieri.co.nz

#뉴질랜드기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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