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목회와 자비량목회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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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영상 목사(예장통합 한국교회연구원장, 전 호남신대 총장) ©기독일보DB

4. 그간 본 교단 총회 및 교회들의 간접적 대책

1) 목회자 수급 조정

오늘의 목회자 생활비 문제의 악화는 크게 보아 신학대학의 목회자 배출 숫자의 증가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70-80년대의 신학생 수의 급격한 증가는 목회자 과잉을 가져왔으며 이에 목회자 수의 급증으로 인해 목회지의 부족과 목회자 생계안정의 취약성이 대두되었던 것이다.

2017년 목사고시 응시자 수와 합격자 수는 각각 1631명, 715명이었다.¹⁰⁾ 44%의 합격률을 보이 것이다. 그간 총회는 50% 정도의 목사고시 합격률을 유지하여 왔으며, 이런 조처가 어느 정도 목회자 수급 정책의 완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오늘 우리 교단의 신학대학원 입학생 수가 줄고 있어 이러한 50%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어느 정도 목회자 수급 문제를 완화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교단 총회는 목회자 수급의 문제 등을 들어 신학대학원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안을 내놓고 시행 중이다. 이 감축안은 2017년 신입생부터 적용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 입학생을 4%를 줄여서 뽑은데 이어 연차적으로 신입생을 2019년까지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르면 예장 총회 산한 7개 신학대학교에서 2019년에 모집하는 신학대학원생은 감축계획 이전과 비교할 때 총 134명이 줄어든 758명(목회연구과정 포함)이다.

이러한 총회 차원의 신학대학원 신입생 감축과는 별도로 졸업생이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학교별 졸업자 사정 결과를 보면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입학정원 350명 중 317명이 졸업을 했으며, 호남신학대학교는 입학정원 120명 중 80명 졸업, 한일장신대학교는 입학정원 75명 중 44명, 영남신학대학교는 입학정원 112명 중 93명, 대전신학대학교는 입학정원 75명 중 45명 졸업, 부산장신대학교는 입학정원 75명 중 69명 졸업, 서울장신대학교는 입학정원 85명 중 82명 졸업(각 대학 목회연구과정 포함, 정원은 감축 이전) 등으로 모든 대학교가 입학정원에 비해 졸업인원이 감소했다. 이번 2018년 2월 목사후보생 졸업자는 총 730명으로 총회가 정한 입학정원 감축 후 인원 758명보다 28명이 적은 숫자이다. 입학생의 자연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¹¹⁾

영국의 개혁교회들을 보면 개 교회가 50% 정도의 상회비를 총회에 상납하고, 목회자의 봉급을 총회가 주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목회자의 수급 조정을 철저히 하는 편이다. 노회와 총회가 목회지가 빈 곳과 총회의 재정 상황을 철저히 고려하여 그 해의 목회자수를 조절하는 것이다. 우리는 시스템 자체가 유럽의 교회들과 달라 동일한 방식을 취할 수는 없지만, 총회 차원에서 필요한 목회자수를 엄밀히 계산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 교회개척을 위한 본 교단 총회나 노회들의 지원 체계

본 교단은 그간 개척교회 지원 체계를 마련하여 가동한 바 있다. 2009년 1기부터 2017년 19기 총회 교회개척훈련까지 참가한 목회자가 총 1154명으로 확인됐다. 2016년 16기까지 훈련을 수료한 1012명의 목회자 중 942명은 실제 교회를 개척했다. 그중 172개 교회 18%는 자립을 했고, 506개 교회 54%는 자립대상이다. 또 28% 264개 교회는 자료 미제출(미제출 교회 제외 시 자립교회 172개, 자립대상 506개)로 자립 여부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개척교회의 노회 가입조건에 '세례교인 15인 이상' 등의 기본 규정이 제정돼 있지만. 노회 별로 심사기준을 강화해 교회 예산 및 재산 부분까지 평가하고 있어 노회 가입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또 무임목사 기한이 있어 개척교회 목사가 목사직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노회 지원을 포기하더라도 빠른 시일 안에 자립을 선언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¹²⁾

오늘의 우리 교단의 교회 개척 상황을 보면, 실제적으로 미자립교회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파악하게 된다. 여러 방안을 통해 교회 개척 후 빠른 자립을 격려하는 체제로 되어있는 것 같지만, 현실은 그러한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교회개척 후 자립이 어려운 만큼 기존 교회의 분립개척 활성화가 요청된다며," 총회와 노회가 연계한 훈련과정, 그리고 개척교회를 관리하고 지도, 지원하는 원스텝시스템, 노회와 교회의 전략적 후원, 수급 불균형 해소를 통한 준비된 목회자 양성을 위한 교육과 시스템이 더욱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¹³⁾

현재 개 노회들 중에는 노회 내에서 교회를 개척할 경우, 선발하여 개척 자금을 지원하는 노회들이 있는데, 이러한 지원 체계를 더욱 활성화 하여 더 많은 교회개척자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도 오늘날의 교회 개척의 어려움을 타파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교회는 무한히 성장하기 어렵다. 한 아기가 태어나 죽기까지의 일생에 있어 인간이 성장하는 시기는 어렸을 때인 것과 같이, 교회도 일종의 생애주기가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교회도 개척 즈음의 초기에 활발한 성장을 하며, 어느 정도 성장하면 성장을 정체하는 것으로, 오늘 한국교회에 있어 규모가 큰 교회들은 대부분 3-40년 전에 개척한 교회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를 개척치 않는다는 것은 한국교회의 생명 연장을 멈추는 일로, 우리는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일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오늘의 우리 교회는 개 교회 차원에서, 노회 차원에서 그리고 총회 차원에서의 교회 개척을 독려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신학대학에서도 교회 개척의 과목들을 두어 목회자 후보생들이 교회개척의 꿈을 갖도록 하는 교단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3) 개 교회들의 개척교회나 미자립교회들의 지원

본 교단의 교회들은 대부분 여력이 생기면, 국내의 어려운 교회들을 지원하거나 교회의 개척을 돕는 교회들이 적지 않다. 지방의 작은 교회들의 목회자 생활비나 교회 경비를 얼마간 지원하며 돕는 것이다. 이런 지원의 일들은 보통 지원을 받는 목회자들이 지원하는 교회나 그 목회자들과의 친밀성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지원을 받아 지원할 교회를 선발하는 교회들도 있다. 이 같이 개 교회가 약한 교회들을 지원하는 경우들이 적지 않은바, 그 규모가 통계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상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한국교회들의 성장 정체는 이런 지원들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미자립교회의 숫자는 점점 느는데, 그에 대한 지원은 작아지게 되므로 작은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의 생활고가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상에 보는 대로 그간 한국교회는 약한 미자립교회를 세우는 일에 많은 공을 들여왔었다. 그러나 최근 교회들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이런 도움을 주는 것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정황이다. 이에 그간의 미자립교회들에 대한 도움은 그대로 강화하면서도, 다른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으로 자비량 목회가 대두되는 것 같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지비량 목회는 선교의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하여 나온 대안이 아니며, 오늘이 열악한 목회자들의 생활고에서 나온 대안임을 이해하여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각주

10) 역대 목사고시 응시자 수는 2000년 988명, 2005년 1814명, 2012년 1656명, 그리고 2018년에는 1530명이었다. 2000년을 기점으로 하여 점점 감소되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응시생 수가 99명이 감소되었다.

11) 「한국기독공보」, 2018년 2월 13일자 기사 참조.

12) 「한국기독공보」, 2017년 10월 17일자 기사 참조.

13) 「한국기독공보」, 2017년 10월 17일자 기사 참조.

*본지는 노영상 교수의 칼럼 마을목회와 자비량목회를 여러 회차로 나눠 연재할 예정입니다.

 노영상 교수(예장통합 총회 한국교회연구원장, 호남신대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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